침묵이 전략이 되는 순간, 독이 되는 순간
이슈 및 위기 발생 시, '무엇을' 말할까만큼 중요한 것이 '언제' 말할까입니다. 메시지 내용이 적절해도 노출 시기를 잘못 판단하면 실패한 위기관리가 되기 때문에, 위기관리는 커뮤니케이션 할 때와 아닌 때를 구분하는 것부터 시작됩니다. 고대 로마의 명연설가 카토는 "언제나 커뮤니케이션하는 것보다 침묵을 기본값으로 놓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침묵을 메시지로 활용해야 하는 순간은 언제일까요? 침묵을 결정했다면 그걸로 끝인걸까요? 스트래티지샐러드 정용민 대표님의 '전략적 침묵에 대한 아포리즘들' 칼럼을 읽고, 실무에서 유용하게 참고할만한 내용을 발췌해 정리했습니다. ### "준비된 침묵이 일단 전략적 침묵의 기본 형태" 한번 뱉은 말은 주워담을 수 없다. 잘 모르거나 자신이 없는 이슈라면 일단 침묵을 택하는 것이 안전하지만 그렇다고 모든 침묵이 다 안전한 것은 아니다. 어떤 침묵은 침묵 자체로 메시지가 되기 때문이다. 대게 사람들은 침묵한다는 건 숨길 게 있는 것이라고 해석하는 경향이 있다. 잘못이 없고 떳떳한 상황에서 택한 침묵은 오히려 불필요한 오해를 받는 빌미를 제공한다. 따라서 침묵은 결과가 아니라 위기관리 과정에서 시의적절하게 계산적으로 택한 '전술' 중 하나여야 한다. 침묵을 하지 않아야 하는 순간은 커뮤니케이션하는 것이 침묵할 때보다 '훨씬' 더 낫다는 확신이 있을 때 뿐이다. "침묵해도 최소한의 커뮤니케이션은 필요하다" 커뮤니케이션팀에서 "지금은 침묵으로 응대하자"고 결정했다 하더라도, 기자의 취재 문의에 무조건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고 대응하면 어떻게 될까? 기자와의 관계도, 기사 내용도 좋은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을 것이다. 침묵을 택했다 하더라도 왜 기자의 질문에 지금 답할 수 없는지 최소한의 설명을 덧붙여야 한다. 칼럼에서는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말씀드릴 것이 없다" 혹은 "아직 확인되지 않은 사실관계라 말씀드리기 어렵습니다"가 적절하다고 조언했다. "오직 침묵만이 침묵을 완벽하게 한다" 전략적 침묵은 의사결정권자와 커뮤니케이션 담당자의 침묵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전사가 함께해야만 가능하다. 하지만 요즘같이 개개인이 미디어가 되는 시대에는 완전한 침묵을 실행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 기업 규모가 커질수록 기자와 내부 구성원들이 연결돼 있을 가능성도 크다. 중간에 침묵이 깨져버리면 더 이상 침묵을 전략적으로 가져가기는 어렵다. 전략적 침묵을 유지 실행하는 데 최선을 다하되, 구성원들의 입을 강제적으로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사실상 없음을 전제로 해두자. 가장 이상적인 준비 방법은 평소 구성원들과 친밀한 소통을 통해 위기 상황 시 한팀으로 움직일 수 있는 신뢰관계를 구축해 두는 것이다. "메시지는 전략적 침묵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화룡점정 역할을 한다" 메시지는 곧 생각이다. 위기관리 시 기업이 낸 메시지는 해당 사안에 대해 그 기업이 가지고 있는 생각을 그대로 보여준다. 일정 기간의 침묵을 깨고 적극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을 실행할 때, 잘 준비된 메시지로 대응해야만 하는 이유다. 말해야 하는 순간 잘못 나온 비전략적 메시지에 기다리고 있는 것은 '차라리 침묵을 하지 그랬니..' 라는 매정한 평가뿐이다. "전략적 침묵은 전략적 커뮤니케이션의 완성을 위한 전략적 지연 또는 이상적 시점 선택의 기간이다" 따라서, 전략적 침묵 기간에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을 것이 아니라, 언제, 어떻게, 어떤 메시지로 대응 커뮤니케이션을 시작할 것인지 미리 계획하고 실행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