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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취약한 상태로 스타트업을 운영한다는 것>

일종의 상태 보고서를 써내려 가는 셈인데 과거에 쓴 글들을 읽어보니 새삼 놀랍다. 현재, 약을 1알 반으로 줄였으며 작년 하반기 부터 지금까지 치솟았던 호르몬이 조금씩 줄어들었다. 선생님의 권유로 방사선 요오드 치료를 진행할 생각이며 항진을 저하로 만들어 차라리 호르몬을 외부에서 집어 넣는 방식으로 컨트롤하는 게 낫다고 하신다. 저하의 무서운 점은 몸이 쳐지고 우울하고, 기운이 없으며, 소화도 안되고, 살이 찌고, 사람이 가라앉아 있다는 점이다. 개인적으로는 항진보다 저하가 더 싫어서 기피해왔던 점도 있으나 오래된 항진 생활로 인해 몸이 여기 저기 축나며 일중독자 생활을 하고 있기에 7월달에 시술을 받기로 결정했다. 작년부터 시작한 "멘탈케어"는 현재까지 지속되고 있으며 조금씩 습관화를 만들어 가는 중이다. 아침 저녁으로 명상을 하고, 중요한 원칙들을 수행한다. "해야한다"고 애쓰지 않으며 자연스럽게 그것을 행하는데 초점을 맞춘다. 요즘의 올라오는 감정 중에 하나는 "화"이다. 나는 일할때 ENTJ가 되기 때문에 항상 빡쳐있고, 시작하면 되게 하는데 집중한다. 그렇기에 타인들과 이야기할 때 답답해서 열받는 일이 많고, 상대방이 쉬운 일(내 눈에)도 잘 수행을 못하면 그 무능함에 화가 난다. 그래서 좀 시켜보다가 내가 원하는 결과값이 빨리빨리 도출되지 않으면 내가 직접한다. 내가 설명하는 시간에 직접하는 게 효율이 높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근데 off 일 때는 ENTP 모드이기 때문에 "화" 보다는 "호기심"이 훨씬 많다. (MBTI는 단순히 이해를 돕기 위한 설명 매체 입니다) 자신의 on&off mode의 차이를 처음엔 이해 못했고 나 자신을 스스로 괴롭히는 것 같아 힘들었지만 지금은 "화"가 많이 났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놓치고 하게 되었다. 그리고 내 몸이 뜨거운 보일러, 항진 상태인 이유는 끊임없이 쉬지 않고 창작을 하고 있으니 몸이 식을 여유가 없다. 창조가 이루어지기 위해 "불"의 뜨거움이 꼭 필요한데 나는 그러한 창조 에너지를 써서 몸을 태우고 있었던 것이다. "원초적으로 오직 불에 의한 변화만이 깊고 놀랍고 신속하고 경이롭고 결정적인 변화들이다", 가스통바슐라르, [불의 정신분석학] 스타트업은 "사업"이지만, 이것은 하나의 법적 인격이고, 생명체이다. 회사를 잘 키운다는 것에는 사업가에게 인고의 시간을 요청하고 스스로를 계속 깍고 다듬어 나가는 것을 요구한다. 예전에는 이러한 것을 듣기는 해도 체화되어 있지 않았었다. 진정으로 이해하지 못한 것이다. 나의 "취약한 상태"라는 것은 정신적, 신체적인 특질 모두를 지칭할 수 있겠으나 정신적으로 "강건"하며 신체적으로 "건강"하기만한 사람은 없다. 우리가 아침에 눈을 떳을 때 상태가 다른 매일 다른 사람이 태어나며, 그 상태에서 "삶"의 요청을 수행한다. 이를 기꺼이 하기 위해서는 너무 애를 쓰지도 참지도, 인내하지도, 고통받지도 말아야 하며, 너무 즐거워하지도 너무 들뜨지도 말아야한다. 스타트업 영화를 보면 격변하는 소용돌이 속에서 사람, 돈이 휩쓸려 들어오기도 나가기도 한다. 그것을 해나가기로 마음 먹는다는 것은 수도승이 속세를 떠돌며 해탈의 방안을 찾아보겠다는 것과 맥을 같이 하는 바가 있어보인다. 이유는 누구의 말, 누구의 도움, 누구의 비난, 목표 달성, 목표 미달성, 수많은 팩터들 사이에서 일희일비할 필요없이 자기가 믿고 나아가고자 하는길을 꿋꿋하게 꾸준히 나아가기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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