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우도
한 동자가 소를 찾아 나선다. 고삐를 들고. 산으로 들어간다. 발자국을 찾았다. 발자국을 따라간다. 소의 엉덩이를 발견했다. 어떻게든 소를 잡아서 끌어낸다. 영차영차. 끌어낸 소를 길들인다. 절로 데려가야지. 처음에는 힘들지만, 말을 조금씩 듣는 소. 이제 말을 잘 듣는다. 그렇게 소 위에 올라타 노래를 부르며 절로 돌아간다. 절에 도착했다. 절에 도착하니 소는 사실 중요한 게 아니었을지도. 편안하게 절에 있다. 그런데 그 모든 것들이 사실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냥 텅 빈 것들. 아무것도 없다. 그런데, 사실 그 모든 것들이 동시에 존재한다. 텅 비었다고 믿는 것도 사실 잘못된 믿음. 그렇게 동자는 다시 보따리를 싸매고 어딘가로 떠난다. 이렇게 살라고. 누가 말해줬다. 소를 뭐라고 생각하든, 그것은 개인 자유일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