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찾는 사람에게 보내는 166 번째 편지
계란후라이 979 매일 수영하면서 느끼는 점은 저라는 사람은 다른 사람의 눈을 참 많이 의식한다는 것입니다. 소위 사람 눈치를 많이 봅니다. 오전 5:30, 수영장 문을 열자마자 수영을 하러 들어가는 길부터 수영장에서 일하고 계시는 직원들 눈치를 살핍니다. "이른 시간부터 출근해서 피곤하실 텐데 내가 첨벙 물에 뛰어들면 괜히 혼나는 것 아닐까?" 그다음은 같은 레인에서 수영하는 사람 눈치를 봅니다. "내 수영 스피드가 적당한 갈까? 내가 너무 빨라서 쫓기는 느낌이 들지 않을까? 아니면 내가 너무 느려서 답답해하고 있지 않을까?" 보통의 수영장은 25m 레인이 있습니다. 하나의 레인에서 몇 명이 함께 수영할 수 있다고 정한 규칙은 없습니다. 그리고 여러 개의 수영 레인을 Fast와 Slow 존으로 나누어 놓고 있습니다. 수영을 빨리하고 싶은 사람과 천천히 하고 싶은 사람을 나누는 것입니다. 수영 레인 25m 기준으로 평균 속도가 얼마나 빠른가 측정을 해서 레인을 이용하는 건 아닙니다. 보통 Slow 존은 어르신이나 수영 왕초보, 또는 저와 같이 느린 속도를 즐기는 사람들이 주로 이용합니다. 반면 Fast 존은 육지에 살고 있는 물개 님들이 헤엄치는 곳입니다. 어찌 빠르고 박력이 넘치는지 감히 Fast 존에서 수영할 엄두가 나지 않습니다. 그러나 마음 한편에선 "나도 Fast 존에서 수영하고 싶다"라고 이야기합니다. Slow 존에서 수영할 때, 가끔 무지하게 천천히 걷거나 수영하시는 어르신을 만납니다. 당연히 기다리고 돌아가고 비켜가지만, 음식을 먹는 흐름이 끊기면 서운한 감정이 드는 것처럼 수영도 흐름이 있는 데 저보다 느린 사람들을 위해 멈춰 서고 돌아서고 비켜서야 할 때 마음에 조금 불편함이 있습니다. 제가 느끼는 불편함을 Fast 존에 물개 님들도 바다거북이를 만나면 답답할 테니 Fast 존에서 수영하지 않는 선택을 합니다. 그냥 Slow 존에서 흐름 좀 끊기고 말죠. 다른 사람보다 더 빠르게 수영하고 싶다. 뒤처지고 싶지 않다. 무시당하고 싶지 않다. 칭찬받고 싶다. 이런 욕구가 제 안에 강하게 자리 잡고 있음을 느낍니다. 이와 같은 욕구는 수영장 밖에서도 일어납니다. 특히 직장 생활 가운데 동료를 의식하여 모르는 것도 아는 체, 아는 것은 더 아는 척합니다. 그런 척이라도 해야 무시당하지 않고 칭찬받을 수 있다고 착각합니다. 커리어 상담을 하다 보면 많은 분들이 동기부여 요인으로 인정과 칭찬받는 것을 이야기합니다. 저도 그런 사람이라 너무 잘 이해가 되고, 그래서 대한민국에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 많구나 생각이 듭니다. 한편으론 인정과 칭찬이 정말 건강한 동기부여가 맞을까 의문입니다. 인정과 칭찬받기 위해 많이 일하는 척, 헌신하는 척 가짜로 살고 있는 것 아닌가 해서요. 진심은 적당히 일하고 칭찬도 받고 싶은 데, 남들보다 빠르고 잘 해야 인정받을 수 있으니 최소한 그런 척이라도 해야겠다고 생각하며 행동한 건 아닌지 돌아보았습니다. 일은 동료와 함께 하는 것이지만, 자신의 커리어를 위해 일하는 것이 맞죠. 개인의 자아실현 수단으로서 말이죠. 그럼 동료를 의식하는 것 이상으로 자기 자신을 생각해야 합니다. "나 지금 행복하게 일하고 있니?" "아님 허탈한 인정과 칭찬받기 위해 애쓰고 있나?" "하고 싶지 않은 일을 억지로 잘하기 위해 노력하며 스트레스받고 있지 않나?" 오늘은 우리 자신에게 이렇게 물어보면 좋겠습니다. "너 정말 괜찮은 거야?" 그리고 이번 주과 혹은 다음 주 하루 회사에 휴가를 내고 천천히 걸어보면 좋겠어요. 내 속도에 따라 내 마음의 소리에 온전히 집중하며 가장 편안한 시간을 보내 보시길 추천해요. 저도 그렇게 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