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손해지려고 노력하는데 어느 순간 교만한 자신과 마주친다. 그런데 그래도 괜찮다. 교만해도 괜찮다. 화를 내도 괜찮다. 그런 나를 알고 받아들이고 성숙시키며 살아가면 된다. 수용은 이런 면에서 영
겸손해지려고 노력하는데 어느 순간 교만한 자신과 마주친다. 그런데 그래도 괜찮다. 교만해도 괜찮다. 화를 내도 괜찮다. 그런 나를 알고 받아들이고 성숙시키며 살아가면 된다. 수용은 이런 면에서 영적 분투(spiritual struggle) 작업이다. 매일의 영적 분투가 없으면 수용이 일어나지 않는다. 사회도 가정도 개인도 마찬가지다. 수용은 나, 가족, 사회, 인류와 씨름하는 작업이다. 그래서 위대한 작업이다. 그렇게 살다 보면 우리는 어느 순간 중얼거리듯 이렇게 고백할 날이 오게 될 것이다. “나는 내가 괜찮다. 나는 지금 내가 참 좋다.” ‘나는 뭐가 그렇게 싫었을까?’ 스스로에게 이런 질문을 한다는 건 위험한 순간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확신을 가지고 해왔던 당연한 일들에 대해서 의문이 생기게 되기 때문이다. 지금껏 열심히 잘해왔다고 생각한 일에 의문이 생기면 두렵고 불안해진다. 이제 외부로만 향해 있던 시선을 내부로 돌려 자신의 마음으로 들어가는 여정을 시작하게 된다. 자신에 대한 질문은 이러한 여정의 첫발이다. 이 과정은 쉬운 과정이 아니다. 그동안 만나기 싫었던 자신의 모습을 마주하면서 그 속에 머물러야 하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환상과 현실의 차이만큼 고통을 겪으며 살아간다. 부정적인 감정이 올라올 때, ‘나는 어떤 환상을 갖고 있기에 지금의 현실이 받아들여지지 않을까?’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길 바란다. 현실을 직시하는 능력은 저절로 생기지 않는다. 오랜 훈련을 통해서 만들어진다. 마음에 현실을 직시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은 육체의 근육을 키우는 것처럼 자기와의 치열한 싸움이 있어야 한다. 현실을 그대로 직시하고 머무르는 고통을 견뎌야 한다. 그 고통을 피하려고 거품을 만들고 남 탓을 하고 환상 속에 살면, 언젠가는 인생이 붕괴된다. “부잣집에서 태어나 충분한 경제적 지원을 받았다면 지금쯤 성공했을 텐데…” “내가 똑똑해서 명문대를 졸업했으면 대기업에 취업했을 텐데…” “내 키가 5센티미터만 더 컸으면 지금 모델을 하고 있을 텐데…” 많은 사람들이 과거의 결핍에서 비롯된 이런 헛된 소망을 지니고 산다. 하지만 이루어질 수 없는 소망은 깨져야 한다. ‘나도 남들에게 부러움을 받으면서 잘 살고 싶다’는 그 마음을 깨야 하는 것이다. 그래야 타인과 분리되어 자기 자신의 삶을 살 수 있다. 이것을 심리상담 용어로 ‘분화(differentiation)’라고 한다. 분화는 모든 인간의 주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열등감으로 인해서 타인과 자신을 분리하지 못하는 삶을 살고 있다. 그래서 자기보다 잘난 사람만 보면 괜히 화가 나고, 짜증이 나고, 우울해지는 것이다. 우리에게는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수많은 현실이 존재한다. 돈, 외모, 학벌 뿐만 아니라 가족, 능력 등 바꾸고 싶어도 바꿀 수 없는, 열등감을 갖게 되는 현실 말이다. 이러한 현실을 인정하고 그만큼의 대가를 치르는 것이 바로 자기수용의 삶이다. 김용태 교수는 “모든 사람에게 수용경험은 매우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가 말하는 수용경험이란 맞고 틀리고 옳고 그르고를 떠나 특정 상황과 시점에서 내가 느낀 감정과 생각이 그럴 만하다고 인정받고 받아들여지는 경험을 뜻한다. 자기를 받아들이는 수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내면의 자신과 연결을 유지하는 것”이다. 그렇게 들춰보기 싫었던 내면과 소통하면서 자신과 연결된 삶을 살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자기 본연의 존재와 모습대로 살아갈 수 있다. 쉽게 말해서 생긴 대로 살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어느 노랫말 가사처럼 “잘난 사람은 잘난 대로 살고, 못난 사람은 못난 대로” 살면서 나만의 행복을 찾아갈 수 있다.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되면 세상이 달라진다. 지금까지 뭔지도 모른 채 눌리던 무거운 짐과 고통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다. 내가 왜 고통스러운지 내면의 원인과 진실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그동안 외면해왔던 내면의 나와 연결이 되고 진정한 나를 찾을 수 있게 된다. 쉬운 일은 아니지만 인생을 살면서 가장 보람된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진정한 자아를 찾고 자신을 아는 사람은 주변 상황이나 타인의 생각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아갈 수 있다. 이 책에서 김 교수는 남들 보기에는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속으로는 자신을 들볶고 자신의 못난 점을 남들이 알아채지 못하도록 전전긍긍하며 사는 사람들에게 ‘그렇게 살지 않아도 괜찮다고, 지금 그대로도 괜찮다’고 위로한다. 책을 다 읽고 나면 중얼거리듯 이렇게 고백하게 될 것이다. “나는 내가 괜찮다. 나는 지금 내가 참 좋다.” 나를 받아들이는 수용의 자세와 태도는 성숙함과 자유로 향하는 길이다. 그것은 한계 없고 약점없이 완벽해지려고 애써서가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임으로써 가능해진다. 똑똑하지 않아도 괜찮고 스펙이 없어도 괜찮다. 그걸 인정하고 ‘진짜 나’로 살면 그게 정말 잘 사는 인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