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맞이 목표를 세워보자!
한 해를 마무리할 때마다 "올해는 뭘 해냈을까?" 하고 되돌아보곤 한다. 그러다 보니 스스로에게 조금씩 도전 과제를 주는 일이 어느새 자연스러운 습관이 됐다. 지금까지 꾸준히 지켜온 목표 중 하나는 매년 한 번 이상 발표하기였고, 2024년에는 강연으로 대신했지만 크게 보면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그 과정을 통해 얻게 된 경험과 피드백은 나를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가게 만들어줬다. 2025년에는 몇 가지 다른 목표들을 더 세워보고자 한다. 가장 먼저 떠오른 목표는 더 높은 수준에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을 바라보는 것이다. 지금까지도 시스템 단위에서의 설계와 운영을 고민해 왔지만, 작년부터는 전사적인 관점에 더 관심을 가지고 생각해야 한다는 걸 깨닫고 있다. 간단히 말해, 사내 여러 시스템이 서로 어떻게 연결되고 영향을 주고받는지를 폭넓게 인식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어느 한 서비스를 재설계하거나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면 이 변화가 인프라 비용부터 다른 서비스의 의존성, 심지어 팀 간 커뮤니케이션 흐름까지 바꿀 수 있다. 이런 연쇄 반응을 고려하지 않은 채 시스템 하나만 최적화하다 보면, 전사적인 자원 관리가 비효율적으로 흐르고, 그 결과 조직이나 프러덕트의 성패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코드를 보는 건 여전히 재미있고, 나 자신도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서 문제를 해결하고, 어려운 과제를 구현해 낼 때 큰 재미를 느낀다. 하지만 이제는 "이 기능을 왜 만들어야 하고, 이 사용자에게 어떤 가치를 줄 수 있을까"를 먼저 떠올린다. 그리고 각각의 서비스가 따로 놀지 않고 유기적으로 통합되어 움직이려면, 아키텍처 수준에서의 고민과 의사결정이 꼭 필요하다. 빠른 결정과 실행도 중요하지만, 어떤 측면에서는 신중한 접근이 나중에 벌어질 수많은 문제를 미리 예방할 수도 있다. 두 번째 목표는 Go 언어를 배우는 것이다. 지금 몸담고 있는 조직에서는 Ruby, TypeScript, Kotlin/Java 등을 활용해 다양한 프로덕트를 개발하고, 데이터 조직은 Python으로 데이터 분석과 머신러닝을 진행한다. 당근의 프로덕트들이 빠르고 안정적으로 구축되고 운영되는 데는 사내에서 구축 및 운영하는 플랫폼의 힘이 크다. 특히 Go는 여러 플랫폼 조직에서 사용되고 있다. 플랫폼 조직이 만들어 놓은 인프라에 실제로 기여하면서, "Go가 실제로 이렇게 쓰이는구나!" 하고 체감해볼 기회도 얻고 싶다. 그렇게 회사와 프로덕트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성장할 수 있다면, 꽤 보람찬 배움일 것이다. 예전에는 새로운 언어에 관심이 생겨도 업무 우선순위나 일정에 밀려서 제대로 공부해 볼 기회를 잡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는 의식적으로 시간을 내서 체득해 보고 싶다. 같은 문제라도 언어가 달라지면 접근 방식과 사고방식이 달라진다는 걸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이런 배움들이 쌓이면 내가 원래 주로 사용하는 언어들에서도 새로운 시야를 얻게 될 거라고 믿는다. 세 번째 목표는 작년까지와 마찬가지로 발표하기다. 2018년부터 시작한 "매년 한 번 이상 발표"라는 도전을 지금까지 계속해 왔고, 작년에는 강연 형태로 진행해 나름의 만족감을 얻었다. 발표를 준비하는 과정은 늘 쉽지 않다. "이해하기 쉽게 어떻게 전달할까?"부터 "유익한 정보가 될까?"까지 수도 없이 고민하게 된다. 그런데도 결국 발표를 마치고 나면 그 과정에서 내가 더 많이 배우고, 알고 있는 것이 명확해졌다는 걸 체감한다. 게다가 운이 좋으면, 내가 나눈 정보가 누군가에게 큰 도움이 될 수도 있다. 그 감각이 너무 좋아서 올해도 역시 발표 기회를 만들고 싶다. 마지막으로, 체력을 기르자는 목표를 세웠다. 곰곰이 따져보면 체력은 집중력 및 업무 효율과도 맞물리는 중요한 요소다. 24년 초에 한라산을 다녀온 적이 있는데, 관음사 코스로 올라가서 성판악 코스로 내려오는 일정이 무려 새벽 6시부터 밤 7시까지 이어졌다. 한겨울의 한라산은 풍광이 무척 아름다웠지만, 체력 부족으로 걷는 속도가 점차 느려지며, 짧게 쉬고 다시 걷기를 반복해야 했고, 근육 통증과 피로감이 더해지면서 등반 후반부에는 거의 기어서 내려왔다. 문제는 그 뒤로 운동을 게을리했고, 지금은 오히려 24년 초보다 체력이 더 떨어진 것 같다는 점이다. 그래서 다시 정신을 차리고 꾸준히 운동 습관을 들여서, 26년 겨울에는 11시간 이내에 한라산을 완주하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를 잡았다. 놀이든 일이든 뭐든 건강한 몸이 있어야 성과가 나고, 다양한 시도도 해볼 수 있으니까 말이다. 이렇게 네 가지 목표를 통해 올해도 꾸준히 나를 갈고닦아볼 작정이다. 조직을 넘어 전사를 통합적으로 바라보는 일이 조금 어렵고, 때로는 복잡하게 느껴지지만, 그만큼 거기서 오는 인사이트도 크다. 코드를 짜고 설계를 논하는 일이 나만의 성장에 그치는 게 아니라, 내가 몸담은 조직과 동료들에게도 의미가 되기를 바라고, 또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내 상태가 최상이어야 한다. 그 마음가짐으로 2025년을 맞이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