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은 우리 삶의 많은 것을 바꾸었다. ‘조직’과 ‘일’에 대한 관점도 예외가 아니다. 근로자들은 자신의 삶을 재평가하고 더 보람 있는 일과 조직을 찾아 회사를 그만두거나, 자신의 사업을 시작했다
팬데믹은 우리 삶의 많은 것을 바꾸었다. ‘조직’과 ‘일’에 대한 관점도 예외가 아니다. 근로자들은 자신의 삶을 재평가하고 더 보람 있는 일과 조직을 찾아 회사를 그만두거나, 자신의 사업을 시작했다. 나쁜 리더, 불공정, 번아웃, 일의 의미 부족 등을 더 이상 용인하며 참고 일하지 않게 됐다. 자신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주고, 인간적으로 존중하며, 일과 생활의 조화를 지원해주는 곳을 찾아 언제든 떠날 준비가 된 것이다. 떠나는 구성원의 절반 이상이 조직(52%)이나 리더(54%)로부터 자신이 소중하고 가치 있는 존재라는 느낌을 받지 못했다고 답했고, 퇴사자의 절반은 조직의 일원이라고 느끼는 소속감이 부족했다(51%)고 응답했다. 이는 곧 구성원들이 일터에서 인간적으로 대우받으며 인정과 보살핌을 받기 원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인간 중심의 구성원 경험을 만들어 내려면 과연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1️⃣구성원과의 관계 개별화 그동안 조직과 리더들은 평가 보상, 복리후생 정책 등과 같은 조직 본위의 집단주의적 접근 방식을 통해 구성원과의 관계를 유지해 왔다. 조직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데는 분명 유효했으나 이로 인해 조직과 구성원은 거래적 관계로 전락했고 관계의 진정성은 희생됐다. 이를 만회하려면 오랫동안 간과되어 온 관계 개별화가 필수적이다. 구성원과의 관계를 개별화한다는 것은 금전적 보상을 동기부여의 핵심으로 정책화했던 기존과 달리, 각 구성원이 개별적으로 갖고 있는 내재적 동기와 연결해야 함을 의미한다. 예를 들면, 동기-역량-성과-보상의 선순환을 명확히 인지하고 연계시키는 것이다. 사람이 동기를 갖는 데는 역량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자신의 역량을 믿고 잘 발휘하는 경우, 그 자체가 즐거운 체험이 돼 내적인 동기로 연결된다. 그래서 보상을 받는 건 당신이 역량을 발휘해서 과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결과라고, 보상이 역량/성과와 연결돼 있다는 것을 제대로 피드백하는 게 필요하다. 그러면 보상을 받는 것은 내가 역량이 있고, 가치 있는 일에 기여했다는 것이 입증되는 것이라 생각하게 된다. 그저 당신이 열심히 해서, 회사가 수익을 많이 내서 보상한다는 것은 기분이 나쁘지는 않겠지만, 동기를 불러일으키는 효과는 적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금전적 보상과 복리후생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 아니다. 조직 중심적이고 집단주의에 근간했던 기존의 보상과 복리후생에 개별화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예를 들어, 어린 자녀가 있는 구성원에게는 헬스장 회원권 대신 가정 청소 서비스의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 개인화 된 패키지를 제공함으로써, 조직이 나를 케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음을 느끼게 해주면 효과적이다. 2️⃣구성원 주도 성장 기회 제공 미래를 위한 진짜 보상은 성장이다. 구성원들은 실력을 키워서 미래를 보장받고 싶어 한다. 평생직장의 개념이 사라졌기에 구성원들은 지속가능한 고용 역량을 갖기 원한다. 때문에 회사가 성장의 기회를 얼마나 제공해주느냐가 중요해졌다. 어떤 면에서는 성장의 기회를 당장의 연봉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하기도 한다. 신입 직원일수록 ‘내가 이런 일을 하려고 여기에 들어 왔나’라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되는데, 그건 ‘이 일을 통해 내가 성장할 수 있을까?’라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일을 통해, 또 동료를 통해 배울 점이 많다고 느끼는 성장감은 구성원들이 미래 지향적인 보상을 받고 있다고 생각하게 해준다. 또한 구성원들의 잦은 이직이 일상화된 시대가 됐지만, 이러한 현상의 핵심 원인은 구성원들이 일터에서 몰입해야 하는 이유를 분명히 하고 싶은 욕구가 증대했기 때문이라는 점에 더 주목해야 한다. 따라서 리더는 구성원들을 일시적으로 머물다 가는 용병이 아니라, 조직의 영원한 파트너로 여기고 성장비전을 제시하며 역량개발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 가트너의 HR 담당자 카롤리나 발렌시아가는 “업무와 관련된 기술적 성장을 넘어 개인적인 성장까지 포괄적으로 지원할 때 구성원의 성장 경험이 향상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업무와 직접적 관련이 없더라도 사회봉사, 직업코칭, 외국어 등 새로운 것을 배우고 느끼면 구성원은 자연스럽게 성장하고 이는 궁극적으로 회사의 성장에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다. 3️⃣정서적 웰빙 지원 정서적 웰빙을 느끼게 하는 핵심은 조직과 리더가 돈으로 자신을 통제한다는 느낌을 받지 않게 하는데 있다. 사람들이 스스로 동기를 갖는 조건 중에는 자기결정권이라는 것이 있다. 외부의 어떤 압력보다 자기가 스스로 의지를 가지고 결정하고 선택할 때 일하고 싶은 내적 동기가 일어난다. 그런데, ‘열심히 해라. 이런 식이면 인센티브는 없다’고 하면, ‘아, 돈으로 나를 몰아붙이는구나’라면서 돈이 나를 통제한다고 생각하게 된다. 그러면 남들보다 보상을 적게 받지 않기 위해, 소위 부정적인 감정을 회피하려고 열심히 하는데, 이것은 진정한 내재적 동기를 불러일으키는 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런 열심은 오래가지도 않고, 일이 잘 되게 하지도 않는다. 또한 구성원들의 정서적 웰빙은 가족과 깊은 관련을 가질 수밖에 없다. 구성원뿐 아니라 구성원 가족의 건강을 케어하고, 근무유연성을 제공해 번아웃을 방지하며, 정서적 회복력을 증진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리더들의 인식 전환 필요 진정한 리더는 자신이 가진 돈이나 권위, 권한으로 사람을 움직이지 않는다. 적어도 이것들을 리더십 발휘의 전부로 여기지 않는다. 그들은 구성원 속에 있는 동기를 살피고 그것을 자연스럽게 불러일으킨다. 런던비즈니스스쿨의 경영철학자 게리하멜은 리더십을 다음과 같이 정의했다. “예산도 권위도 없을 때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보여 달라. 그것이 리더임을 보이는 유일한 방법이다.” 필자는 이를 ‘찐리더십’이라고 표현한다. 찐리더십을 발휘하려면, 구성원들을 대체 가능한 성과달성 도구가 아닌, 유니크한 존재, 즉 조직과 함께 동반성장하는 주체로 바라보는 리더들의 인식 전환이 먼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