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류 검토
회사에서 채용 업무를 담당하거나 관여하고 계신 분들에게 궁금합니다. 입사 지원자의 서류 평가를 어떻게 진행하고 계시나요? 제가 채용 담당자로 근무하면서 입사 지원자의 서류를 평가할 때, 주로 이력서를 위와 아래를 열심히 눈을 옮기며 읽어 보았습니다. 그래서 마음에 드는 내용이 있으면 합격, 아니면 불합격을 안내했습니다. 누군가 저에게 당신의 서류 평가 결과는 객관적이라고 생각하나요? 묻는다면, 솔직히 그렇다고 자신 있게 대답하지 못합니다. 우선 객관적이라는 기준이 저에게 없었기 때문입니다. 다만, 복수의 입사 지원자 서류를 검토할 때 일관성을 갖고 의견을 내려고 노력했습니다. 이것이 객관적인 평가라면 그러할진대, 더 솔직히 이야기하면 어떤 내용이 마음에 드는 후보자가 있을 때, 다른 입사 지원자의 탈락 사유가 마음에 드는 후보자에게도 보였지만, 다른 이유로 둔갑 시키는 마술을 부렸습니다. 채용은 주관식입니다. 채용이 객관화될 수 있느냐? 객관화되어야 하고, 될 수 있다고 믿지만, 사람마다 최종 결론은 주관식이 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평가자의 선호에 따라서 원하는 조건을 가진 인재를 채용하는 것이 정답이 되는 문제 풀이가 채용입니다. 문제를 해결하는 일부 과정에서 객관적인 논리를 적용해 볼 순 있습니다. 채용 공고 내용 중 자격 요건에 얼마나 부합하는 사람인지 경험과 역량의 일치 정도를 파악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자격 요건과 우대 사항에 몇 % 이상 일치하느냐가 당락을 결정할 수 없습니다. 이유는 위에 언급한 바와 같이 결국 평가자가 입사 지원자의 어떤한 매력에 강하게 끌려 긍정적인 피드백을 내리고 싶어 하기 때문입니다. 평가자의 주관적인 선호가 나쁘거나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러한 평가 결과가 좋을 수도 있습니다. 같이 일을 할 사람이 마음에 들어야 시너지가 나고 즐거울 수 있습니다.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낼 사람인데 마음에 들지 않으면 너무 힘듭니다. 다만, 평가를 혼자 하는 것이 아니고, 당장 영입할 인재 한 명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조직 전체를 놓고 향후 영입될 인재를 생각한다면, 입사 지원자의 서류를 평가할 때 객관적인 근거를 갖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말아야 합니다. 이왕이면 나도 좋고 너도 좋고, 우리 모두 인정할 수 있는 기준이 있다면 합리적인 객관화라고 생각합니다. 채용 공고에서 기대하는 자격 요건 외에 객관적으로 인재를 판단할 기준이 무엇이 있을까 고민해 보면, 각자 서류 검토 후 의견을 교류하는 방식이 떠오릅니다. 인재의 서류를 평가하는 복수의 사람들이 각자의 기준에 따라서 입사 지원 서류를 검토하고, 만나서 서로의 생각을 교환하는 것입니다.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내용과 부정적이라고 생각하는 부분, 그래서 결과는 무엇인지 의견을 나누어 합의를 도출하는 것입니다. 모든 입사 지원자의 서류 검토를 이런 방식으로 할 필요는 없습니다. 복수의 서류 검토자의 의견이 서로 갈렸을 때 토론을 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토론에서 상대방을 설득하기 위한 객관적인 근거를 마련하는 과정이 있다면, 서류 검토 결과를 가지고 논의하는 시간이 서류 전형 프로세스를 객관화 시켜 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구글에서는 함께 일을 하게 될 부서의 사람들뿐만 아니라 이해관계가 없는 부서의 사람도 채용에 관여한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나’와 함께 일을 할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내 입맛에 맞는 사람이 누구인지 찾을 것인데, ‘나‘와 직접적으로 일을 할 사람이 아니라고 한다면 객관적으로 어떤 조건을 갖고 있는 사람이 인재일까 고민하고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입사 지원자를 바라볼 때 자신의 선호를 내려놓고, 진짜 일을 잘 할 것 같은 인재의 능력을 검증할 수 있다는 논리입니다. 다만, 평가자의 직무 기술에 대한 이해가 부족할 것이라는 염려가 있긴 합니다. 그러나 이 부분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은 서류 평가자가 채용 포지션을 직접 경험해 보지 않았어도 학습을 통해 기술적인 역량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요즘은 서류 검토를 AI에게 맡기는 경우도 있습니다. 아마도 100% 기계에게 판단을 의존하진 않겠지만, 이 방식 또한 빅데이터를 활용한 객관적인 의사결정을 위한 노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과거 어떤 경험과 역량을 가진 사람들이 회사에서 성과를 만들었는지, 데이터를 근거로 판단한다는 것이 제법 논리적으로 보입니다. 다만, 우리 회사의 비즈니스 모델과 구성원의 특성, 조직 문화, 현재 시장의 상황 등을 함께 종합적으로 고려할 수 있다면 더 객관적인 평가가 될 수 있을 텐데 AI 친구가 여기까지 생각해 줄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여러분은 동료가 될 입사 지원자의 서류 검토를 할 때 어떤 방식으로 결과를 내리십니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이 지금까지 어떤 했든 간에 앞으론 조금 더 객관적이고 일관성이 있으며, 함께 협업하고 있는 동료에게 자신 있게 이야기할 수 있는 방식을 고민하여 갖게 되길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저도 더 노력해서 좋은 방법이 떠오르면 다시 공유해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