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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단계 폭포

제주도에 있는 천제연 폭포는 제1폭포부터 제3폭포까지 3개의 폭포를 가지고 있습니다. 폭포란 계곡의 물이나 강물이 낭떠러지를 이룬 곳에서 큰 소리를 내며 빠르게 떨어지는 현상을 의미합니다. 천제연 폭포는 한라산에서 시작된 중문천이 바다로 흐르면서 형성된 폭포입니다. 주상절리 절벽에서 천제연으로 떨어지는 것이 제1폭포, 천제연의 물이 더 아래로 흐르면서 형성된 제2, 3폭포가 있습니다. 시원하게 쏟아지는 폭포수 아래는 에메랄드 빛 연못이 있습니다. 쏟아지는 물줄기와 아름다운 연못을 보고 있으면 절벽 위에서 아래로 다이빙을 해보고 싶은 충동을 느낍니다. 마치 내가 물줄기가 되어 낭떠러지 아래로 시원하게 떨어져보고 싶습니다. 연못이 얼마나 깊고, 연못 아래 어떤 생물이 살고 있을지 모르지만, 일단 연못으로 첨벙 뛰어들고 나면 정신이 번쩍 들고 짜릿한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마도 이런 상상을 하는 사람은 저 혼자만은 아닐 겁니다. 제2폭포와 제3폭포 사이에는 선임교라는 아치형의 다리가 있습니다. 가파르게 오르락내리락 굽이쳐 있는 다리를 신나게 올라갔다 내려왔습니다. 다리 중간에 서서 양쪽으로 펼쳐진 아래 풍경을 바라보면 마치 산 정상에 오른 느낌입니다. 산 정상만큼 높이 오르지 않은 것 같은데, 천제연 폭포의 위치 자체가 고도가 높은 곳인 것 같습니다. 높은 곳을 무서워하는 고소공포증이 있지만, 슬그머니 다리 난간 아래를 내려다보았습니다. 여러 가지 상록수와 덩굴식물, 이름을 전부 알 수 없는 나무와 풀이 무성합니다. 마치 폭포 아래 연못 속을 헤아릴 수 없듯이, 하늘에 닿아 있는 것 같은 다리 아래 숲속도 비슷한 느낌을 줍니다. 천제연 폭포 입구에서 시작하여 제1폭포는 5분 정도 걸으면 나옵니다. 제2폭포는 그보다 많은 10분 정도 걸으면 나옵니다. 제3폭포는 그보다 더 많이 20분 정도 걸어야 만나볼 수 있습니다. 마치 한 단계 더 오르려면 시간과 노력을 더 들여야 하는 것처럼, 제1, 2, 3폭포를 하나씩 만나려면 인내하고 수고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다고 제1, 2, 3폭포가 엄청 다른 것은 아닙니다. 위치가 다르고 모양이 조금 다를 뿐 비슷한 폭포입니다. 이름을 보고 듣고 단계별로 더 장엄한 풍경을 기대했지만, 그렇지는 않더군요. 조금 더 걷고 수고했는데 별 차이 없는 폭포를 만났다고 실망한 것은 아닙니다. 걷는 동안 함께 동행한 가족과 즐거운 대화를 나누며 아름다운 풍경을 만난 것으로 충분히 감사하고 행복했습니다. 우리가 사는 인생도 비슷한 것 같습니다. 조금 더 수고하고 열심히 노력하면 뭔가 더 큰 보상을 얻게 될 것으로 기대하지만, 꼭 정성에 비례하여 큰 상을 받게 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과정에서 보람을 느끼고, 크든 작든 결과를 만든 것에 뿌듯함을 느끼는 것이 충분한 보상이 되는 것 아닌가 생각합니다. 어디선가 불어오는 바람에 실려 기분 좋은 향기가 났습니다. 향기는 마치 방향제처럼 익숙한 것이었습니다. 이런 향기가 자연에서 나온다니 신기하며 그 정체를 알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향기의 정체를 추적해 봤지만 찾아내지 못했습니다. 우리는 살면서 만나는 것들에 대해서 모두 정체를 알지 못합니다. 어떤 일이 왜 우리에게 일어나는 것인지 전부 알 수 없습니다. 그래서 신기하고 재미있을 때도 있지만, 때론 억울하고 하늘이 원망스럽기도 합니다. 하지만 우리에게 주어진 것과 우리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을 다 안다고 해서 지금보다 더 감사하고 행복해질 것 같지는 않습니다. 때론 모르는 것이 나을 때도 많습니다. 마치 연못과 숲속에 무엇이 사는지 모르는 것, 좋은 향기의 정체가 무엇인지 모르는 것, 맑은 하늘과 쨍한 날씨가 그냥 우리에게 주어진 것처럼 원인을 다 알 수 없지만 존재만으로 감사하고 즐거워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가끔 억울하고 아쉽고 속상한 상황도 있지만, 그것도 어쩌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었을 수도 있습니다. 렌트카를 대여하고 반납 장소가 달라지면 추가 요금이 있다는 것을 모르고 한 시간에 엄청 비싼 요금을 지불한 기분이 그랬습니다. 비록 피 같은 돈이 증발한 사실은 엄청 속상했지만, 비싼 학습 비용으로 배워야 할 것이 있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면 당장이라도 렌트카 회사에 쫓아가서 멱살이라도 잡고 싶기 때문에 좋게 좋게 넘어가려 합니다. 우리에게 오늘을 살아가는 힘은 긍정적인 상상력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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