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레바리 클럽장을 마치며 배운 한 가지 >
1. 트레바리 클럽장으로서 또 한 시즌을 마쳤다. 한 달에 한 번의 모임이지만, 책을 고르고 흐름을 잡고 대화를 준비하는 데 드는 에너지는 결코 적지 않다. 그렇게 세 번의 시즌을 보냈다. 2. 이 시간을 계속 들인 이유는 단순하다. 배움과 연결. 모임이 아니었다면 평생 스칠 일 없는 사람들을 만난다. 같은 책을 읽었지만, 각자 전혀 다른 문장을 들고 온다. 누구는 위로를 읽고, 누구는 비판을 읽는다. 그 차이를 마주할 때 깨닫는다. 진짜 배움은 책 속의 지식이 아니라, 타인의 시선에 있다는 것을. 3. 물론 사람을 모으고 이끄는 일은 늘 어렵다. 저마다 다른 기대를 안고 오기 때문이다. 모두를 만족시키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시간이 지날수록 흔들리는 출석률을 지켜보는 일은, 클럽장으로서 피할 수 없는 묵직한 스트레스다. 4. 그럼에도 세 번의 클럽을 이어온 이유는 하나다. 가장 좋은 배움은 내가 아는 것을 누군가에게 전할 때 완성되기 때문이다. 설명하는 순간 비로소 내 것이 된다. 생각지도 못한 질문을 마주할 때면 내 생각의 경계가 조금씩 넓어진다. 그래서 결국 먼저 배우는 사람은 늘 ‘이끄는 사람’이다. 리더의 자리는 가르치는 곳이 아니라, 가장 치열하게 배우는 자리다. 5. 돌아보면 배움은 결국 책이 아니라 사람에게서 왔다. 서로 다른 삶이 만나 시선이 겹치는 지점, 그 희미한 겹침 속에서 우리는 조금씩 자란다. 6. 함께해 준 모든 인연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배움은 혼자 하는 공부가 아니라, 함께 만드는 과정이었다. 결국 남는 건 사람, 그리고 우리가 나눈 시간뿐이다. 그리고 그 시간들은 내 안에 조용히 쌓여, 또 하나의 배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