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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존하다

‘의존’이라는 단어는 사람들에게 어떤 뉘앙스로 전달될까요? 저에게 의존은 의지가 약한 존재가 상대적으로 강한 존재에게 기대는 현상입니다. 사전적 의미로도 ‘의존’은 의지하여 생활하거나 존재하는 일이니, 제가 정의하는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그런데 기본적으로 ‘의지하는 사람’을 바라보는 시선은 긍정적이지 않습니다. 얼마나 의지가 약하면 강한 편에 기대어 살까 하고 측은하면서도 나약한 존재로 인식합니다. 동시에 나는 그러지 말아야지 스스로 채찍질하는 반면교사가 되기도 하죠. 저 역시 스스로를 의지가 강한 사람으로 평가해왔습니다. 그러나 사람은 태초부터 다른 사람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는 존재입니다. 갓난아이 때부터 성인이 될 때까지 부모 품에 기대어 먹고 살아갑니다. 성인이 되면 친구와 배우자에게 의지하며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가며 작은 공동체를 이룹니다. 노인이 되면 자녀 또는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다른 사람에게 몸과 마음을 의탁합니다. 이렇게 의존은 인간 삶의 자연스러운 과정인데, 요즘 시대를 보면 점점 혼자 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모습입니다. 결혼도 하지 않고, 결혼해서도 독립된 삶을 살고, 이혼은 너무 쉬워 황혼에 이르러서도 갈라서길 주저하지 않습니다. 1인 가구가 늘어남에 따라 그들을 겨냥한 상품들이 쏟아져 나오고, 마치 혼자 살아도 괜찮고 당연한 선택이며 잘 살 수 있을 것처럼 포장되어 있습니다. 혼자 지내고 계신 분들에게 묻고 싶습니다. 정말 괜찮으세요? 진짜 혼자서도 괜찮게 살고 있다고 생각하나요? 삶을 나누고 고민을 해소할 짝꿍이 없는 상황이 괜찮게 느껴지나요? 이성 친구나 결혼만을 전제로 이야기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독립적인 자아로 살아내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기는 풍토에 젖어 괜찮다고 오해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입니다.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면, 우리는 반드시 다른 사람에게 의존해야 합니다. 도움을 받을 필요가 있다는 의미입니다. 도움을 구하는 행위가 결코 자신이 나약하다는 뜻이 아닙니다. 도움이 필요한 상황에 다른 사람이 가진 능력으로 도움을 받고, 내가 가진 것으로 다른 사람을 도우면 됩니다. 완벽한 사람이 없는 이유는 서로의 부족함을 함께 살며 서로 도우라는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자신의 부족함을 드러내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과감하게 도움을 청하고 받을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도움을 받는 우리도 주변을 둘러보고 내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있을지 눈을 크게 뜨고 살펴보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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