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직의 힘
제가 좋아하는 영화 ‘달콤한 인생’의 한 장면입니다. (강 사장) 넌 나에게 모욕감을 줬어. (김 실장) 아니, 진짜 이유를 말해봐요. (강 사장) (말 못함) (김 실장) 무슨 말이라도 좀 해봐! (강 사장) 너 왜 그런 거니? 무엇 때문에 흔들린 거니? 그 여자 때문이니? (김 실장) (말 못함) (강 사장) 선우야, 그러지 마라. (김 실장) (총소리 빵!) 그렇다고 돌이킬 순 없잖아요. 냉철하고 충성스러운 김 실장은 강 사장이 해외 출장을 가는 동안 그의 젊은 애인을 돌봐주라는 명령을 받습니다. 찔러도 피 한 방울 흘리지 않을 김 실장은 강 사장의 젊은 애인을 마주하는 순간 사랑에 빠집니다. 영화는 직접적으로 김 실장이 그녀에게 반했다고 설명하지 않지만, 제가 영화를 보며 느낀 바는 그랬습니다. 그래서 눈감아줄 수 없는 실수를 목격하고도 김 실장은 그녀를 보호하기 위해 거짓말을 합니다. 그녀가 또래의 남자 친구를 만나고 있다는 사실을 강 사장에게 숨긴 것입니다. 강 사장은 김 실장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것을 직감합니다. 사실 영화에서는 어떻게 직감하게 되었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아 조금 개운하지 않지만요. 강 사장은 김 실장을 추궁하고 조직에서 정리하기까지 합니다. 손목을 중장비로 내리치고 산 채로 묻으려고 했을 정도입니다. 극적으로 위기를 모면한 김 실장이 강 사장에게 복수하기 위해 총을 들고 찾아간 장면이 오늘 소개한 대화입니다. 유명한 명대사 “넌 나에게 모욕감을 줬어”가 등장하는 순간이죠. 이 장면이 흥미로운 것은 김 실장이 강 사장에게 자신을 왜 그렇게 모질게 질책했는지 묻는 순간, 강 사장도 솔직하게 답변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김 실장도 그 이유를 눈치채고 거짓말하지 말고 진짜 이유를 말해보라고 다그칩니다. 참 미묘하고 복잡한 인간관계, 그리고 관계 속 대화의 진실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은 평소 다른 사람과 대화할 때 얼마나 솔직하십니까? 모든 사실을 있는 그대로 정직하게 드러내십니까? 아니면 적당히 감출 것은 감추고 포장해서 보여주고 싶은 면만 이야기하십니까? 저는 후자에 가까운 소통을 합니다. 제 체면이 구겨지는 것이 싫기 때문입니다. 남들에게 안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고, 멋있는 면만 자랑하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소통 습관이 일상의 많은 영역에 영향을 줍니다. 회사에서도 정직하게 이야기하면 되는 것을 괜히 부정적인 시선이 두려워 감추고 포장합니다. 가정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가족들에게 정직하게 이야기하지 않고 숨기는 것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회사에서 기분 좋지 못한 일이 있어도 가족들이 걱정할까 봐 숨기거나, 명절 상품권을 받고도 아무것도 받지 않은 척 거짓말하는 때가 있습니다. 이렇게 정직하지 못한 소통이 진짜 문제가 되는 때는 어려움에 닥쳤을 경우입니다. 가족이나 친구에게 어려움을 알리고 도움을 받으면 빠르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데, 사실을 숨기고 축소해서 문제를 크게 만듭니다. 결국 문제가 커졌을 때 피해를 입는 것은 자신과 가족, 친구들입니다. 그렇다면 이런 거짓말이나 정직하지 못한 소통은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일까요? 잠깐의 자존심 보호를 위해 더 큰 상처와 고통을 겪게 될 자신과 주변 사람들을 생각해본다면, 이는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 백해무익한 행동입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면 평소 사소한 거짓말을 하는 습관을 끊어내야 합니다. 거짓말이란 말로 하는 속임수뿐만 아니라 몰래 행동하는 모든 일을 의미합니다. 상황을 모면하면 괜찮을 것이라고 착각하지만, 거짓말로 속이고 몰래 행동한 결과는 반드시 대가로 돌아옵니다. 그러니 정직합시다. 사소한 것까지 정직하게 소통하는 우리가 되길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안 좋은 일을 숨기지 말아야 하는 것뿐만 아니라 모든 일을 투명하게 공유하는 것이 좋습니다. 차라리 말이 많아서 부담스러운 사람이 은폐와 음폐로 피해를 주는 사람보다 낫습니다. 자신과 가족, 이웃들에게 진짜 도움이 되는 말과 행동 방식이 무엇인지 생각해보는 오늘이 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