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중한 선택
어제는 우연히 전직장에서 함께 근무한 이력이 있는 분을 만나 커리어 고민을 나눴습니다. 서로 근무한 시기는 달랐지만, 같은 회사에서 같은 동료들과 일했던 인연입니다. 정말 대한민국 직장인 네트워크는 좁습니다. 착하게 삽시다. 근무하며 좋았던 점과 아쉬웠던 점을 이야기하며 과거를 떠올렸습니다. 오래 근무한 곳은 아니지만, 스타트업의 맛을 처음 알려준 곳이기에 개인적으로 의미가 남다릅니다. 여전히 대표님을 비롯한 핵심 멤버들이 모두 잘 지낸다는 안부를 전해 듣고 반가웠습니다. 일을 하다 보면 직무 역할에 대한 아쉬움을 느끼는 순간이 찾아옵니다. 특히 반복적인 작업을 해야 하는 역할일수록 매너리즘에 빠질 확률이 높습니다. 어제 만난 분은 교육 사업을 하는 기업에서 교육 기획과 운영을 경험했습니다. 저 역시 교육 운영 업무를 경험한 사람으로서 그 일이 반복되었을 때 찾아올 권태감을 압니다. 그래서 기획에 가까운 크리에이티브한 업무를 찾게 되는 심정을 잘 이해합니다. 그러나 직무 전환 시 이전 교육 운영 업무 경험이 100% 긍정적인 영향만 미치는 것은 아닙니다. 엄연히 운영과 기획은 분리된 영역이기 때문입니다. End to End 경험을 갖고 있다는 것은 일의 종류와 관계없이 처음과 끝을 모두 경험한 훌륭한 이야기 소재입니다. 다만, 처음과 끝을 경험한 내용이 대단히 일반적인 소재는 아니라서 어필이 되는 곳이 있고, 아닐 수도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업무 영역은 분리되어 있고, 구성원 역량에 따라 역할이 분배됩니다. 처음과 끝, 기획과 운영 모두를 경험할 수 있었다는 것은 조직 규모가 작았거나 업무 프로세스가 체계적이지 않았다는 반증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End to End 경험을 무조건 강조하기보다 전략적으로 선택하여 보여주는 것이 좋습니다. 요즘 우연히 교육 사업에 도전하는 분들을 자주 만나게 됩니다. 대부분 교육 플랫폼 사업을 하는 스타트업에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주로 정부지원사업을 수주받아 운영하는 작은 기업이나 공공기관, 오프라인 학원에서 근무한 경험을 갖고 계십니다. 매력적으로 브랜딩된 기업으로 이직을 고려할 때 조심해야 할 것은 기업의 속사정입니다. 겉으로 보기에 좋아 보일 수 있으나 실제 내부는 어떤 상황일지 알 수 없습니다. 그래서 면접이나 지인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기업의 내부 상황을 면밀히 파악해야 합니다. 어제 만난 분도 무조건 큰 회사보다 일을 배울 수 있는 사수가 있고, 업무 체계가 갖춰져 프로세스를 따를 수 있으며, 구성원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회사를 만나고 싶다는 희망을 갖고 계셨습니다. 이 땅에 천국이 없듯이 완전히 행복한 직장은 없을 겁니다. 다만 가능하다면 많은 정보를 갖고 천국에 가까운 곳을 고를 순 있습니다. 문제는 그런 곳에 갈 준비가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전·현직 구성원이 기업을 평가하는 리뷰 사이트를 보면 유난히 낮은 평점을 보이는 곳이 있습니다. 많은 데이터가 쌓여 있는 곳이니 분명 무언가 이슈는 있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그런 곳이 정말 안 좋은 직장일까요? 이 질문에 무조건 그렇다, 아니라고 답하긴 어렵습니다. 누군가에겐 소중하고 감사한 곳이고, 또 다른 누군가에겐 아닐 수 있으니까요. 객관적인 주관이 필요합니다. 객관적인 정보를 확보하여 주관적인 기준에 따라 판단하는 것입니다. 강하고 담대하세요. 눈에 보이는 겉모습보다 내가 잘할 수 있는 일, 그 안에서 함께 즐겁게 협업할 수 있는 환경이 더 중요합니다. 오늘도 그런 선택과 축복이 있기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