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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시장에서도 글로벌 빅테크에 합격한 분들의 공통점

올해는 지정학적 긴장과 무역 갈등이 겹치며 반세계화/반이민 흐름이 강해졌고, 그만큼 해외 취업이 유독 어려웠던 한 해였던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빅테크로 이직을 준비하시는 한국인 개발자분들이 제 주변에 많이 계셨고, 녹록치 않은 상황 속에서도 결국 그중 일부는 합격이라는 결과를 만들어내셨습니다. 이분들을 멘토링하며 지켜보는 과정에서 발견한 공통점들을 공유해보고자 합니다. 먼저, 합격하신 분들은 코딩 테스트에서는 이미 크게 걱정할 부분이 없었습니다. 제가 딱히 조언을 드릴 필요가 없을 정도로 문제를 거의 기계처럼 해결하시는 분들이 많았고, 리트코드 기준으로 적어도 500문제 이상을 여러 번 반복해서 풀어보신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Hard 난이도의 문제도 비교적 안정적으로 해결하셨고, 이런 기본기를 바탕으로 온라인 평가나 온사이트 코딩 면접 모두 전반적으로 무난하게 통과하시는 모습이었습니다. 오히려 많은 분들께서 준비가 부족하다고 하셨던 부분은 코딩 테스트 이후의 과정이었습니다. 한국어로는 비교적 쉽게 설명할 수 있는 내용도, 면접관과 영어로 소통하려다 보니 어려움을 느끼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시스템 디자인 인터뷰의 경우 혼자 준비하기 쉽지 않은 영역이다 보니, 면접관을 매칭해주는 플랫폼을 활용해 실제 인터뷰와 최대한 비슷한 환경에서 연습하는 것이 필수더라고요. 특히 최근에는 주니어 포지션에서도 시스템 디자인의 비중이 이전보다 높아진 느낌이었고, 이 단계에서 좋은 평가를 얻지 못해 탈락하시는 분들이 주변에 많았습니다. 또 하나 눈에 띄었던 점은 다들 링크드인을 정말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는 것이었습니다. 포지션에 명시된 채용 매니저나 인사 담당자에게 직접 메시지를 보내거나, 지원하려는 회사에 근무 중인 엔지니어들에게 부탁해 리퍼럴을 받는 방식으로 채용 첫 관문을 넘으시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요즘처럼 포지션보다 지원자가 훨씬 많은 시장에서는 단순히 온라인으로 지원해서는 서류 통과조차 쉽지 않다는 점을 경험적으로 잘 알고 계신 듯했습니다. 멘토링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좋은 결과를 얻는 분들도 많았습니다. 이미 빅테크에 재직 중이거나 저처럼 과거에 근무했던 엔지니어들로부터 여러 방향의 피드백을 받으며 준비하시더군요. 막연히 인터넷에 나온 정보를 바탕으로 준비하기보다는, 실제 경험자들의 이야기를 통해 채용 프로세스를 파악하고 보다 현실적인 전략을 세우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제가 멘토링해드린 분들은 대부분 저 말고도 여러 명의 멘토를 두고 계셨습니다. 현실적인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글로벌 빅테크에 지원하시는 많은 분들이 미국 근무를 1지망으로 두고 계시는데요. 아시다시피 최근 미국의 이민 정책이 상당히 까다로워지면서, 기업 입장에서도 외국인 채용에 대한 부담이 예전보다 커진 분위기입니다. 영주권이나 시민권이 없는 상태에서 한국에서 비자 스폰을 받아 미국 빅테크로 바로 진입하는 것은 당분간 쉽지 않아 보입니다. 체감상으로도 올해 미국에서 비자를 스폰서해주는 포지션이 현저히 줄어든 느낌이었고, 처음에는 미국으로 지원했더라도 중간에 유럽이나 다른 지역 오피스로 전환되는 경우도 적지 않았습니다. 아예 중간에 포지션이 사라져서 채용 과정이 취소되는 안타까운 사례도 보았고요. 그래도 그나마 빅테크 중에서는 메타가 AI 관련 포지션 중심으로 가장 활발하게 글로벌 채용을 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고, 제 주변에서도 메타에 들어가신 분들이 비교적 많았습니다. 멘티 분들께 올해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은 "왜 더 일찍 준비하지 않았을까"라는 아쉬움이었습니다. 글로벌 채용 시장이 좋았던 시기를 놓치고, 하필 가장 어려운 타이밍에 도전하게 되었다는 푸념이었죠. 하지만 아직 시작조차 않으신 분들께는, 지금이 오히려 차근차근 준비하기에 최적의 시점일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국제 정세와 채용 시장은 늘 사이클을 타고 움직이고, 국적을 가리지 않고 인재를 채용하는 시기는 다시 찾아오겠죠. 빅테크 준비에는 짧게는 몇 개월, 길게는 몇 년이 걸리기도 하니 지금부터 준비를 시작하신다면, 막상 지원서를 넣게 될 즈음에는, 상황이 지금보다 훨씬 나아져 있을지 모릅니다. 12월이 되면 휴가 시즌으로 면접관 일정을 맞추기 쉽지 않아 특히 북미에서는 채용 프로세스가 느려집니다. 새해가 되면 매년 그러하듯 다시 포지션들이 열릴 테니, 그때까지는 인터뷰 걱정 없이 한 해를 잘 정리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내년에 글로벌 빅테크로의 이직을 계획하시는 분들께, 제가 관찰한 부분들이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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