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찰을 없애지 말고, 설계하라 >
1. 마찰은 움직임을 방해하는 힘이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그 마찰이 있어야 움직일 수 있다. 빙판길에서 자동차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이유는 마찰이 없기 때문이다. 미끄러질 뿐이다. 2. 조직도 다르지 않다. 모든 조직에는 마찰이 있다. 사람은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살아온 환경과 배경이 다르고, 생각과 관점도 다르다. 이 다름들이 조직 안에서 만나는 순간, 마찰은 자연스럽게 생긴다. 3. 그렇다면 조직의 마찰은 무엇을 의미할까. 마찰은 늘 두 얼굴을 가진다. 하나는 불편함이다. 다름에서 비롯된 충돌이다. 다른 하나는 위대함이다. 조직이 개인의 합을 넘어서는 성과를 만들어내는 힘이다. 서로 다른 생각이 부딪힐 때 시너지가 생긴다. 다양성이 가치로 전환되는 지점이다. 4. 모든 사람에게는 배울 점이 있다. 모든 사건에는 긍정적인 면이 있다. 마찰도 마찬가지다. 잘 다뤄진 마찰은 조직을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끈다. 건강한 부딪힘은 더 나은 결정을 만든다. 의견이 다양할수록 선택지는 넓어지고, 판단은 단단해진다. 정–반–합이다. 5. 그래서 중요한 건 마찰을 없애는 게 아니다. 언제, 어디서 마주하느냐다. 마찰의 타이밍이 중요하다. 속도가 붙은 상태에서의 마찰은 가속을 방해한다. 같은 마찰이라도 이미 달리고 있을 때 생기면 충격은 훨씬 크다. 6. 새로운 어젠다를 논의하고 결정하는 자리가 있다. 아직 방향도, 공감대도 없는 상태다. 이 시점에는 마찰이 클 수밖에 없다. 오히려 이때 충분히 부딪혀야 한다. 다름을 최대한 드러내고, 깎아내고, 정리한 뒤에 실행으로 들어가야 한다. 7. 실무보다 리더들 사이에서 마찰이 먼저 일어나는 편이 낫다. 리더가 마찰을 피하면, 그 부담은 결국 실행 단계에서 터진다. 이미 속도를 내야 할 순간에 브레이크가 걸리는 셈이다. 멈췄다 다시 가속하려면 훨씬 더 많은 에너지가 든다. 조직에는 큰 비효율이다. 8. 조직의 마찰은 눈에 잘 보이지 않는다. 일의 어느 단계에 마찰이 숨어 있는지, 어떤 조직 사이에 쌓이고 있는지 쉽게 드러나지 않는다. 의식하지 않으면 존재 자체를 놓치기 쉽다. 9. 마찰과 갈등은 어떤 조직에서도 사라지지 않는다. 그래서 더 중요하다. 없애려 하기보다, 어떻게 가장 이롭게 설계할 것인지를 계속 고민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