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행복
영화 '스위치'를 보았습니다. 몸과 상황이 바뀐다는 설정은 낯설지 않지만, 지금 이 시점에 이 영화를 만난 것은 우연이 아닌 듯합니다. 더 잘 먹고 잘 살기 위해, 사회적 부와 명예를 얻기 위해 마음 한구석을 욕심으로 채워가며 살아온 요즘, 진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돌아보게 하는 영화였습니다. 영화는 자신의 부와 지위만 믿고 건방지게 살아가는 유명 배우의 일상을 보여줍니다. 인간미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스타에게 크리스마스의 마법이 찾아옵니다. 현재와 완전히 다른 평범한 인생으로 바뀌어버린 것입니다. 무명 배우, 결혼, 자녀, 그리고 하루하루 반복되는 지극히 평범한 일상. 처음엔 당황스럽고 답답했지만, 어느새 그는 일상의 행복이 이전 부와 명예를 누리던 때보다 더 좋다고 느끼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마법은 정확히 1년 후 끝이 납니다. 다시 스타로 돌아온 그는 어떤 삶을 선택하게 될까요? 영화 이야기는 여기까지만 하겠습니다. 몇 해 전 심리상담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어떤 고민을 털어놓을까 망설이다가 회사에서 계속 이직 생각이 떠나지 않는다고 고백했습니다. 이야기를 나누던 상담사님이 제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일상에서 행복을 느끼지 못하고 사회적 성공에서 찾으려고 하는 것 같아요." 작은 충격이었습니다. 그리고 여전히 제 안에서 답을 찾고 있는 질문이기도 합니다. 여러분은 언제 행복을 느끼시나요? 혹시 평범한 일상은 지긋지긋하고 뭔가 짜릿하고 색다른 자극을 찾아 헤매고 있지는 않나요? 아니면 극적인 반전을 기대하며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지는 않나요? 그 사이 평범해 보이는 일상을 그저 그렇게 흘려보내고 있지는 않나요? 우리는 가지고 있지 않은 것에 더 많은 관심과 호기심을 느낍니다. 이미 충분히 좋은 것을 가지고 있는데 신제품에 눈길이 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욕구입니다. 이미 가진 것과 지금 누릴 수 있는 일들보다, 아직 갖지 못한 것에 대한 고민이 더 크게 자리 잡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봅니다. 살면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혹시 진짜 중요한 것에 대한 우선순위가 뒤바뀌어 지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점검해보면 좋겠습니다. 가족, 친구, 지금 주어진 일, 하루의 시간과 얼마나 행복하게 지내고 있는지요. 이보다 더 기대하고 기다리고 있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무엇인지, 정말 그만큼 소중한 것인지 따져보면 좋겠습니다. 가난하면 행복할 수 없을까요? 조금 불편한 것과 불행한 것은 다릅니다. 그럼 더 많이 가지면 무조건 행복할까요? 가진 것이 많을수록 지키기 위해 해야 할 일도 늘어납니다. 많이 일하고 부와 명예를 누리는 것보다, 적당히 일하고 그보다 더 소중한 것을 지키며 누리는 삶이 더 낫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아직 대단한 부귀영화를 누려본 경험이 없습니다. 다만 조금 더 있을 때와 없을 때의 차이, 그리고 더 갖기 위해 노력한 후 느끼는 허탈함 정도는 압니다. 그러니 오늘을 즐겁고 감사하게 누리며 살아가는 우리가 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