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색한 소통
요즘 하루에 3-5명 정도 취업 고민을 안고 찾아오는 분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많은 분들이 소통 자체에 어색함을 느끼는 것을 봅니다. 낯가림이 심한 저로서는 이런 일을 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기적처럼 느껴지곤 하는데요, 이런 만남들을 거듭하면서 깨닫게 된 것이 있습니다. 문제는 낯가림이 아니라 소통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구체적인 방법을 모른다는 것입니다. 인사를 건네고 어색함을 풀고 궁금한 것을 묻고 필요한 것을 요청하며 헤어질 때 여운을 남기는 방법, 이런 소통의 실질적인 과정을 체계적으로 배운 적이 없다는 사실 말입니다. 소통이 중요하다는 말은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왔지만, 정작 살면서 소통을 진지하게 배울 기회는 없었습니다. 학교에서도 가정에서도 소통의 중요성은 강조하지만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 소통인지 직접적으로 가르치지는 않습니다. 학생 신분까지는 소통이 서툴러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회사라는 조직에 들어가면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기대하고 입사한 회사에서 불만족을 느끼는 부분이 있다면, 십중팔구 소통 부재로 인한 인간관계의 어긋남에서 비롯됩니다. 회사에서 업무를 진행하는 거의 모든 과정이 소통에서 시작해서 소통으로 끝납니다. 업무 범위를 나누고 일정을 조율하며 진행 상황을 공유하고 결과를 점검하기까지, 소통은 업무의 기본이자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특히 프로젝트에서 어려움이 생겼을 때 동료에게 사실을 제때 공유하지 못하면, 그 어려움은 해소되지 않고 숨겨져서 결국 프로젝트 전체가 지연되거나 결과가 좋지 않게 됩니다. 개인의 문제가 조직 차원의 심각한 영향으로 확대되는 것입니다. 소통이 어려운 진짜 이유는 말하기 껄끄러운 내용을 숨기거나 차일피일 미루기 때문입니다. 사실을 전달하기가 부담스럽고, 부정적인 피드백을 받아낼 자신이 없어서입니다. 과거의 저 역시 그랬습니다. 당장의 창피함은 모면할 수 있지만, 소통 부재로 생기는 문제는 훨씬 더 감당하기 어렵다는 것을 뒤늦게 배웠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확신합니다. 어려움을 자신의 부족함으로만 판단하지 말아야 한다고요. 업무 과정에서 누구라도 예상치 못한 문제를 마주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이라도 처음 만나는 상황 앞에서는 막막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천하무적처럼 뭐든 혼자 해결하는 능력이 아니라, 동료와 어려운 상황을 정직하게 공유하고 함께 지혜롭게 극복하는 것입니다. 일을 잘하는 사람들을 관찰해보면 공통점이 있습니다. 탁월한 소통 능력을 기본으로 장착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아주 사소한 내용까지도 철저하게 공유하는 습관이 몸에 배어 있고, 어려움도 나누고 좋았던 성과도 공유하여 팀 전체가 함께 성장하게 만듭니다. 리더들을 보면 대부분 소통 능력이 뛰어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요. 오늘부터 자신의 생각이나 감정을 주변 사람들에게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해보는 연습을 권합니다. 소통은 가장 근본적인 마음을 나누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그러다 보면 구체적인 상황을 설명하는 힘이 생기고, 보이지 않는 맥락까지 상대방에게 전달할 수 있는 능력이 자연스럽게 갖춰집니다. 소통하는 방법을 제대로 배워서 가정과 직장, 개인적인 커뮤니티에서 활발하게 대화하는 우리가 되길 진심으로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