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를 대하는 현명한 태도와 '총, 균, 쇠' (feat. 노션)
저는 AI 시대의 변화를 파악하는데 가장 도움이 되는 책으로 『총, 균, 쇠』를 꼽습니다. 이 책은 출간 이듬해 퓰리처상을 수상했고, 한국에서 25년 동안 베스트셀러 지위를 유지한 만큼 추천평도 인상적입니다. 이 책과 함께 추천하고 싶은 아티클이 있습니다. 노션 창업자, 이반 자오(Ivan Zhao)가 AI 시대에 대한 해석과 전망을 담은 X 아티클 'Steam, Steel, and Infinite Minds'를 의역해 소개합니다. 연말을 마무리하면서, 연초에 행여 시간이 되신다면 『총, 균, 쇠』와 함께 이 전문을 읽어보시고 소화하는 시간을 가지시면 좋겠습니다. 이 책은 2026년 제가 운영하는 트레바리 북클럽, 에서 함께 읽을 계획입니다. Steam, Steel, and Infinite Minds (증기, 철 그리고 무한한 지성들) 요약문 한 마디로 우리는 여전히 '물레방아' 단계에 머물고 있다 이반 자오는 AI를 '무한한 지성(Infinite Minds)'이라는 새로운 기적의 소재로 정의합니다. 그리고 강철과 증기가 세상을 바꿨듯, AI가 개인, 조직, 경제를 어떻게 재설계할지 3가지 메타포로 설명합니다. 1️⃣ 개인적 차원 - 자전거에서 자동차로 스티브 잡스는 컴퓨터를 '마음의 자전거'라 불렀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정보 고속도로 위에서 열심히 페달(수작업)을 밟고 있습니다. 개발자들이 코딩 에이전트를 통해 30배의 효율을 내듯, 지식 근로자도 자전거에서 내려 '자동차'를 타야 할 때입니다. 다만, 이를 위해선 두 가지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흩어진 업무 도구들의 '맥락 통합(Context)'과 결과물에 대한 '검증 가능성(Verifiability)'입니다. 이것이 해결될 때 우리는 루프 안에서 허덕이는 실무자가 아니라, 루프 밖에서 AI를 지휘하는 관리자가 될 수 있습니다. 2️⃣ 조직적 차원 - 강철과 증기 과거 쇠(Iron)로 지은 건물은 높이 올리면 무너졌지만, 철(Steel)은 마천루를 가능하게 했습니다. 지금의 조직은 인간의 소통 능력이라는 한계 때문에 규모가 커질수록 비효율이 발생합니다. AI는 조직의 '강철'이 되어, 소통의 부하 없이 조직이 거대하게 확장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중요한 건 '증기 기관'의 교훈입니다. 공장주들이 물레방아만 증기 엔진으로 바꾸고 공장 구조를 그대로 두었을 땐 생산성이 늘지 않았습니다. 강가에서 공장을 떼어내고, 엔진을 중심으로 '공장 구조 자체를 재설계'했을 때 폭발적인 성장이 일어났습니다. 지금처럼 기존 툴에 챗봇만 붙이는 건 물레방아 교체에 불과합니다. 3️⃣ 경제적 차원 - 피렌체에서 도쿄로 지식 경제는 인간 규모의 아담한 피렌체에서, 거대하고 복잡한 도쿄로 변모할 것입니다. 메가시티는 혼란스럽고 길을 잃기 쉽지만(가독성 감소), 이전에는 불가능했던 압도적인 규모와 기회를 제공합니다. 우리는 AI와 함께 인간 규모를 넘어선 '도쿄'를 짓게 될 것입니다. 우리는 AI에게 단순히 "이 긴 글 좀 1페이지로 요약해 줘"라고 말하는 부조종사(Copilot) 역할을 넘어, "지브리 스타일로 만들어줘" 대신 잠들지 않는 지성들에게 잡무를 위임하고 인간 조직을 보강하는 새로운 스카이라인을 상상해야 합니다. UX를 하는 우리가 고민해야 할 지점도 바로 이 '재설계'에 있지 않을까요? 과거의 문명이 '총(무기)'과 '쇠(도구)'의 우위로 결정되었다면, AI 시대의 가장 강력한 도구는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능력입니다. 노션 창업자, 이반 자오가 말한 "자전거(수동으로 움직이는 도구)에서 자동차(연료를 통해 자율적으로 움직이는 도구)로의 전환"과 비슷합니다. 그동안 UX에서 화두가 된 건 사용자에게 얼마나 쉽고, 유용하게 제품(도구)을 쓰이게 하는지, 즉 쓰임(Using)에 있었다면, 앞으로의 UX는 얼마나 잘 위임(Delegating)하는지로 바뀔 겁니다. 자동차의 어댑티브 크루즈 기능과 테슬라의 FSD의 차이는 놀라울 만큼 다른 경험, 이동에 대한 인식을 다르게 만들었습니다. 그렇다면 UX 리서처의 역할은 무엇일까요? 사용자가 AI 도구나 환경에 얼마나 믿고 거슬림 없이 일을 맡길 수 있는지, 즉 신뢰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를 제공하는 것과 결과물을 손쉽게 검증할 수 있는지, 피드백 환경을 만드는 것이 아닐까요? https://maily.so/redbusbagman/posts/e9o08j9lz8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