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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어나자! 호구여

‘호구’의 사전적 의미는 범의 아가리라는 뜻으로, 매우 위태로운 처지나 형편을 이르는 말입니다. 요즘 사람들이 사용하는 호구라는 단어의 의미와는 조금 다르죠. 우리가 보통 어수룩하여 이용하기 좋은 사람을 비유적으로 표현할 때 쓰는 말이 호구입니다. 이상한 질문이지만, 여러분은 호구인가요? 솔직히 저는 호구가 아니라고 자신 있게 말하기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어수룩하여 남의 말을 잘 믿기도 하고, 마음이 약해서 남의 부탁을 잘 들어주기도 하니까요. 그래서 남들이 저를 이용해먹기 딱 좋은 먹잇감입니다. 그렇다고 손해를 엄청 많이 보며 사느냐 하면 또 그건 아닙니다. 적당히 속아주지만, 크게 당하지는 않거든요. 그렇다고 만만하게 볼 사람도 아닙니다. 사람들은 왜 호구 같은 사람을 이용하려고 할까요? 태생이 악당인 걸까요? 아니면, 이야기하다 보니 자신도 모르게 그런 사람을 이용하게 되는 걸까요? 아마도 둘 다 맞는 이야기일 것 같습니다. 그럼 당신은 다른 사람을 호구로 생각하고 대해본 경험이 없냐고 묻는다면, 양심상 그렇다고 답변하기 어렵습니다. 저도 가끔은 저보다 어리숙한 사람을 적당히 이용해서 제게 유리한 방향으로 상황을 이끌어가고 있으니까요. 그런데 가끔 호구로 자주 이용당할 것 같은데, 실제로는 전혀 아닌 듯 보이는 묘한 사람이 있습니다. 마치 남을 돕는 상황 자체를 즐기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예를 들면, 다른 사람이 요청하는 것을 대부분 수용할 뿐만 아니라, 요청받은 내용보다 더 많은 일을 해주는 것입니다. 마치 그런 요청을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시간이 남아돌아 일을 더 하고 싶다는 의지가 넘치는 모습입니다. 따지고 보면, 이런 사람은 본인이 스스로 다른 사람의 요청을 100% 수용한 것이고, 그 순간부터 그것을 자신의 일이라고 생각한 것입니다. 그래서 더 요구하지도 않은 내용까지 추가해서 해낼 수 있는 것이죠. 이런 사람을 두고 주도적인 사람이라고 합니다. 절대 호구처럼 이용당하는 것이 아니라, 남을 도와주기로 작정하고 계획적으로 움직이는 것입니다. 사실 진짜 호구는 다른 사람에게 이용당하는 것이 아니라 본인이 수동적으로 시키는 일 위주로 움직이니까 계속 지시를 받게 되는 것입니다. 자신이 일을 찾아 나서는 것이 아니라 일감이 떨어지길 기다리니까 계속 다른 사람이 일을 시켜 먹으려고 덤비는 것이죠. 어떤가요? 일리가 있는 이야기 아닌가요? 지난날을 생각해보면 저는 그랬던 것 같습니다. 나는 주니어니까 일을 주면 하고 아니면 말고 지냈던 상황에선, 언제 어디서나 하이에나 같은 선배와 동료들이 저를 시켜 먹으려고 으르렁거리고 있었던 것입니다. 우리를 호구로 보느냐 마느냐는 주변 사람이 나쁜 사람이냐 착한 사람이냐에 달려 있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순전히 우리 자신에게 달린 문제입니다. 일을 주도적으로 할 것인가, 동료를 주도적으로 도울 것인가, 주어진 일도 내 일처럼 여길 것인가, 딱 할 일만 하고 끝낼 것인가, 범위를 확대해서 내가 진짜 주인인 양 행동할 것인가. 모두 우리에게 맡겨진 선택입니다. 원수를 사랑하라는 말이 있습니다. 사실 말이 안 되죠. 내 편도 사랑하기 힘든 마당에 어찌 미운 사람을 사랑할 수 있겠습니까? 때리지 않는 것만으로도 장한 인내심을 발휘하고 있는 것이죠. 그런데 이것도 오늘 이야기 주제와 비슷합니다. 밉고 싫다는 감정도 내가 선택한 것입니다. 꼴 보기 싫은 사람에게서 도망치는 선택은 어쩌면 잘못된 판단일지 모릅니다. 내가 바뀌거나 그 사람을 바꿀 수 있지 않을까요? 아니면 상황을 반전시킬 일을 벌이거나. 옵션은 다양하게 많습니다. 보기 싫으니 내가 떠난다는 선택은 너무 쉬운 방법으로 싸움에서 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멘탈을 단단히 부여잡고 끝까지 돌파해야죠. 그게 어떤 어려움이든 끝을 본다는 각오로 맞서는 것입니다. 피하지 말고 정면승부를 걸어보세요. 생각보다 싸움이 쉽게 여러분의 승리로 돌아갈 수도 있습니다. 물론 상대도 악착같이 붙는다면 힘든 전쟁이 될 수도 있고요. 하지만 전투 끝에 얻게 될 값진 흔적이 남을 거라고 믿습니다. 그런 흔적이 하나씩 남을 때마다 진짜 용사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세상을 살아간다는 것은 전쟁터에서 매일 살아남는 일이고, 더 강해져야 나날이 강한 적을 상대할 수 있는 힘을 얻게 되는 것입니다. 어제까지 호구였다면, 지금부터 강한 용사로 거듭나길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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