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격 가능성
여러 갈래의 진로를 두고 실현 가능성을 가늠하고 싶다는 질문을 자주 받습니다. 소위 대기업 공채에 지원하면 합격할 것 같냐는 질문입니다. 거의 무당에게 미래를 점쳐 달라는 주문과 같습니다. 아무리 정보와 경험이 많다고 해서 저라고 다 알겠습니까? 그것도 사람마다 배경이 다르고, 기업마다 관점이 전부 다른걸요. 그렇지만 질문엔 시원하게 답을 해줍니다. 왜냐하면 얼마나 답답하면 예상 결과를 물어볼까 싶습니다. 저라도 속 시원하게 알려 주면 좋겠다는 마음입니다. 합격 가능성은 기업 정보와 채용 공고에 모두 나와 있습니다. 기업과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이해, 직무 기능과 역할에 대한 이해, 입사 후 기여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보면 됩니다. 스스로 객관화가 어렵다면 AI 도구를 활용하면 좋습니다. 그러나 가능성은 확률일 뿐 무조건 두드려 봐야 안다는 주의입니다. 가능성이 낮다고 피한다면, 계속 피하다가 갈 곳을 잃고 궁지에 몰립니다. 그전에 과감히 도전하여 두들겨 맞는 편이 낫다고 생각합니다. 최소한 부족했다는 객관적 진단은 받을 수 있죠. 용감한 자가 미인을 얻는다고 따귀를 맞을지언정, 말은 걸어봐야죠. 같은 논리로 가능성을 진단하는 것은 좋으나, 별개로 용감하게 도전할 필요가 있습니다. 가진 것을 잘 조합해서 최대한 어필하는 것이 좋습니다. 부족한 걸 찾아내느라 기운 뺄 필요가 없죠. 세상 가장 아까운 시간이 준비하느라 소비하는 것 같습니다. 물론 준비해야죠. 어떻게 빈손으로 대감 집에 가서 한자리 내놓으라 하겠습니까? 빗자루도 들고, 대감마님 좋아하는 음식 잔뜩 싸가지고 가야죠. 그래도 한 번 만나 줄까 말까 하지 않겠습니까? 그러나 준비물 챙기는 동안 버스는 정류장을 향해 달려오고 있습니다. 이번 버스를 놓치면 다음 버스는 언제 올지 모르는 일입니다. 준비물 몇 개 빼놓고 일단 버스 타고 정시에 학교 도착이 더 중요한 것 아닐까요? 비유가 찰떡은 아니지만, 인생은 타이밍이고 취업이나 이직도 마찬가지입니다. 채용 공고에서 요구하는 10가지 넘는 조건 중 10개 모두 부합하면 당연히 좋죠. 누가 유니콘 싫어하나요? 꿈에라도 붙잡고 안 놔주겠죠. 다만, 현실에선 유니콘이 아니더라도 약간 부족한 동키도 제법 인기가 있잖아요. 그러니까 취업이나 이직 도전 시 뭔가 부족하더라도 그냥 질러 먹는 전투력이 필요합니다. 채용 업무를 하다가보면 뭔가 부족한데 끌리는 캐릭터가 있습니다. 그 매력에 이끌리어 면접에 불러 만나보고 싶다는 결정을 하고, 만나보니 더 괜찮아서 최종 합격까지 하게 되는 묘한 상황도 있습니다. 입사 후 시일이 지나 생각나서 그 사람 이력서를 보면 왜 뽑았지 싶을 정도로 부족한 점이 하나 둘이 아닌 모지기였죠. (그게 접니다) 어떤 타이밍에 서류 검토자가 꽂히는 포인트가 있습니다. 어쩌면 그래서 서류 불합격 사유를 공개하지 못하고 두루뭉술하게 표현하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사람이라 어쩔 수 없습니다. 갈대와 같이 바람에 따라 이리저리 나부끼는 것처럼 시대 상황에 따라서 서류 검토자 마음도 바뀌고, 봄바람이 좋으면 ‘봄’소리만 들어도 기분이 좋아져 합격 판정을 받을 수도 있다고 봅니다. 100개 지원하면 99개 떨어질 수 있는 것이 취업과 이직의 도전 여정입니다. 그러니까 될까 말까 묻고 따지지 말고 그냥 못 먹어도 ‘고’하는 겁니다. 그래봐야 점 10원짜리 독박 밖에 더 쓰겠습니까? 시원하게 한 판 말아먹고 다음에 원금 회수는 물론 따따블로 따내면 되죠. 그런 타짜 정신을 발휘해 봅시다. 고니는 천하의 악당 아귀에게 쫄지도 않고 “나 단맛 쓴맛 똥맛까지 다 본 놈”이라고 당당히 소개하며 도전합니다. 이런 도전 정신! 우리도 발휘해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