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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석같은 경력

'물 경력'이라는 표현을 싫어한다고 지금까지 몇 차례 언급했습니다. 경험이 적고 보잘것없게 느껴져 시간만 버렸다는 의미로 '물 경력'이라는 표현을 사용합니다. 반대로 묻고 싶습니다. 그럼 너무 보석 같은 경험은 어떤 일인지 궁금합니다. 세상에 그런 일이 존재하는지 알고 싶습니다. 눈에 보이는 화려한 결과를 만들면 해당 경력이 의미 있어지는 걸까요? 화려한 경력을 가진 사람이 이직을 원하는 경우, 입사 지원 족족 합격해야 하는데, 세상에 그런 사람은 없습니다. 화려한 경력이 누군가에겐 대단할 수 있지만, 어떤 이에겐 그저 그런 평범한 경험으로 판단할 수 있죠. 마찬가지로 스스로 평가하기엔 부족해 보이지만, 다른 어떤 사람이 보기엔 훌륭한 경험으로 전달될 수 있습니다. 함부로 자신의 경험을 평가 절하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업무 난도가 높지 않아서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인 것 같다고 생각하여 별로 가치가 높지 않은 경력이라고 이야기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과연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라서 '나'도 할 수 있었던 걸까요? 그럼 채용 공고를 내고 서류 전형을 거쳐 면접도 볼 필요도 없이 아무나 자리에 앉혀 놓고 시키면 될 텐데, 굳이 채용 여정을 진행하는 이유가 뭘까요?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 있죠. 많은 준비와 노력이 필요한 역할도 있고요. 특별한 역량이 필요하지 않아서 그런 일은 가치가 낮다고 판단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습니다. 평범한 일도 잘하거나 지속하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없는 것이죠. 아무리 단순한 일이라도 업무가 거듭되다가 보면 노하우가 생깁니다. 과정에서 배움이 있고, 개선을 위한 아이디어도 얻습니다. 일이 단순한 것이지 그 일을 하는 사람까지 단순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그런 일을 하며 사고하는 사람이 만들어내는 가치는 눈에 보이는 결과 이상이라고 봅니다. TV 프로그램으로 달인이라는 사람들이 등장하는 것을 본 일이 있습니다. 한 가지 요리를, 옷 수선하는 일을, 정리정돈하는 일을 몇십 년 동안 하신 분들입니다. 그들을 보며 아무도 "에이, 물 경력이네"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이 오늘 하는 일은 그동안의 피와 땀, 눈물이 베어 있는 결과이기 때문입니다. 비록 아무런 변화 없이 어제도 오늘도 같은 일이라도, 그 일을 감당한 사람에겐 수십, 수백, 수천 날이 쌓여 생긴 노하우가 있습니다.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줄타기 고수를 보면, 누군가는 왜 굳이 줄을 타는가 의문을 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일은 장인에게 생명과 같은 의미가 있습니다. 내 일과 경험을 소중하게 생각하면, 다른 사람도 인정해 줍니다. 반대로 하찮게 생각하면, 남들도 그렇게 여깁니다. 우리가 사용한 시간과 노력, 에너지가 얼마나 소중한가요? 스스로에게 당당한 우리가 되길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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