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회사에는 ‘판교 사투리’가 있습니다
IT 회사에서 일하다 보면 이런 말을 자주 듣습니다. “이거 얼라인해서 액션 아이템 잡죠.” “디펜던시 있어서 다음 스프린트에 태우면 될 것 같아요.” “우선순위 리밸런싱 한번 하고 다시 보죠.” 처음 들으면 어색합니다. 한국어 같기도 하고, 영어 같기도 합니다. 그래서 업계에서는 이런 표현을 농담처럼 ‘판교 사투리’라고 부릅니다. 그런데 조금 생각해보면 이 언어는 단순한 유행어가 아닙니다. IT 조직의 일하는 방식 자체가 반영된 업무 언어입니다. 왜 이런 표현이 생겼을까요? 첫째, IT 업무 개념이 대부분 영어에서 들어왔기 때문입니다. 스프린트, 백로그, 디펜던시, 얼라인 같은 개념은 한국어로 완전히 대응되는 단어가 없습니다. 그래서 번역하기보다 그대로 사용하는 편이 더 정확합니다. 둘째, 빠른 협업을 위해 언어가 압축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이해관계자들과 방향을 맞춘다”보다 “얼라인한다”라고 말하는 것이 훨씬 짧고 빠릅니다. 회의와 협업이 많은 조직에서는 이런 압축 언어가 자연스럽게 생깁니다. 셋째, 조직 문화의 영향입니다. IT 기업은 외국 기술 문서, 글로벌 사례, 영어 기반 프레임워크를 그대로 가져와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결과 한국어 문장 안에 영어 개념어가 섞인 독특한 업무 언어가 만들어집니다. 하지만 이 언어에는 장점과 단점이 동시에 있습니다. 장점은 분명합니다. 업계 내부에서는 의사소통 속도가 매우 빨라집니다. 반면 단점도 있습니다. 조직 외부 사람이나 신입에게는 이해하기 어려운 장벽이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결국 중요한 것은 단어 자체가 아니라 맥락과 배려라고 생각합니다. 같은 조직 안에서는 효율적인 협업 언어가 될 수 있지만, 다른 직군이나 외부와 소통할 때는 오히려 커뮤니케이션 비용을 만들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IT 업계에서 일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쓰게 되는 이 ‘판교 사투리’. 여러분의 조직에서는 어떤 표현을 가장 많이 사용하시나요? (블로그에서는 실제로 많이 쓰이는 판교 사투리 표현들도 정리해봤습니다.) https://onemorethink.tistory.com/m/entry/pangyo-dialect-it-workplace-langu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