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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처럼

농부는 봄이 되면 밭에 씨를 뿌립니다. 씨에서 싹이 나도록 물과 거름도 주지요. 이른 아침 일어나 밤새 싹들이 문제가 없었는지 확인합니다. 여름이 되면 가물지 않도록 특별히 신경을 더 씁니다. 물을 더 흠뻑 주기도 하고 너무 덥지 않도록 그늘을 만들어 주기도 합니다. 가을이 되면 일부 익은 곡식이나 과일을 추수합니다. 겨울이 되면 한 해 동안 고생한 밭을 위해 정성스럽게 갈아엎어 줍니다. 그렇게 겨울이 나면 다시 씨를 뿌리고 싹을 가꾸며 열매를 얻고 밭을 일굽니다. 어떻게 보면 단순 반복적인 일로 고되기만 할 것 같습니다. 일찍 일어나고 땡볕에서 일을 하며 넓은 밭을 외로이 가꾸는 모습이 여간 성실하지 않으면 도저히 할 수 없는 일 같아 보입니다. 그래서 어린 시절엔 농부가 꿈일 때도 있었지만, 지금은 농사와 사업은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란 걸 깨달은 어른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우리 삶이 농사와 닮아 있습니다. 아침에 회사 가서 열심히 일을 하고, 저녁엔 가정으로 돌아와 집 안을 돌봅니다. 평일과 주말이 나누어져 있지만, 매주해야 하는 일들이 있습니다. 잠깐 쉬어 볼까 짬을 낼 순 있어도 너무 오래 자리를 비우긴 어렵습니다. 농부가 좋은 곡식과 과일을 내기 위해 시종일관 밭을 가꾸듯이, 우리도 맡겨진 일들을 매일 해내야 하는 모습이 농사와 비슷하다고 느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덜 일을 하고 더 많이 얻고 싶어 하는 문화가 팽배합니다. 투자라는 이름으로 가만히 앉아서 큰 수익을 얻고 싶은 마음, 똑같이 8시간 일을 해야 한다면 큰 회사 가서 워라벨도 누리며 편하게 살고 싶은 마음을 가진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습니다. 농부가 우직하고 성실한 사람만 할 수 있는 일 같지만, 사실 누구나 그렇게 해야 먹고살 수 있는 당연한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땀 흘리고 수고한 만큼 결실을 얻는 것이 정직한 결과입니다. 더운 날 땀 흘리기 싫은 것은 저도 그렇습니다. 추운 날 언 발과 손을 동동 구르며 고생하기 싫은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나 그런 수고가 없다면 가을이라는 추수의 계절에 충분한 열매를 얻을 수 없습니다. 개미와 베짱이 이야기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세월이 좋을 땐 노래하고 춤추며 살 수 있지만, 먹을 것이 없는 궁핍한 시대엔 미리 땀 흘려 대비한 자만이 따뜻하게 보낼 수 있습니다. 지금 우리가 사는 시대는 겨울과 같습니다. 모든 것이 얼어붙어 우리 마음대로 얻을 수 있는 것이 거의 없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농부처럼 일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요? 꽁꽁 언 밭을 갈아엎고 날이 풀렸을 때 씨 뿌릴 때를 준비하는 것입니다. 지금 땀 흘리지 않으면 나중에 배짱이처럼 더 크게 후회할 날이 생길지 모릅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고 하루 종일 열심히 일을 하며 밤에는 다음날을 준비할 때 지금 고난의 때를 지혜롭게 극복하고 있는 준비가 될 거라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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