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munity

4주동안 고양이를 오독했습니다

저는 고양이 르노와르의 모든 행동에 이름을 붙였습니다. '직관적 편집자', '카이로스의 화신', '관조하는 존재'. 그런데 어느 날 깨달았습니다. 그 번역들은 전부 제 언어로 쓴 오역이었다는 걸. 타자를 해석하려는 충동은 고양이에게만 향하지 않습니다. 동료의 침묵, 팀장의 짧은 답장, 협업 상대의 무표정. 우리는 끊임없이 해독을 시도하고, 끊임없이 오역합니다. 어쩌면 가장 필요한 역량은 '정확하게 번역하는 능력'이 아니라 '해독되지 않은 채로도 함께 일하는 능력'일지 모릅니다. 꼬리가 종아리를 스치고 지나갔습니다. 의미는 없었습니다. 그런데 그 사실이 오히려 더 단단하게 느껴졌습니다. 번역 없이도 같은 식탁에 앉을 수 있다는 것—그것이 우리가 서로에게 줄 수 있는 가장 오래된 형태의 예의입니다. https://brunch.co.kr/@d38121bf5235464/14

알림

알림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