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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화는 샀는데, 달리지는 않았다.

자전거도 샀다. 두 달 타고 무료나눔했다. 복근운동기도 샀다. 한 달 뒤 지인들 카톡을 뒤졌다. 취미를 시작할 때 나는 항상 장비부터 산다. 이게 문제라는 걸 알면서도 잘 고쳐지지 않는다. --- 어느 날 이유를 알았다. 나는 운동이 하고 싶었던 게 아니라 운동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던 거다. 러닝화를 고르는 시간은 실제로 달리는 시간보다 길다. 자전거를 비교하는 순간은 페달을 밟는 순간보다 설렌다. 욕망은 결제 버튼에서 이미 완성되기 때문이다. --- 더 불편한 질문이 남는다. 욜로. 소확행. 나를 위한 소비. 이 말들이 유행할 때마다 산업도 함께 움직였다. 2007년 제주 올레길 이후 4년 만에 아웃도어 시장은 두 배가 됐다. 러닝 붐이 일자 러닝화 시장, 러닝 크루, 러닝 전용 의류가 생겼다. 나는 자발적으로 운동화를 산 걸까. 아니면 설계된 동선 위를 걸어간 걸까. --- 요즘은 수영이 하고 싶다. 아레나로 할지 스피도로 할지 고민하다가, 둘 다 담았다. 설계된 욕망인 줄 알면서도 여전히 그 판 위에 있으니까. 브런치에 길게 썼습니다. https://brunch.co.kr/@d38121bf5235464/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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