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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달리기 (1)

달리기를 시작했습니다. 다시 달리기를 해보기로 했습니다. 계기는 너무 단순합니다. 무라카미 하루키 작가의 '달리기를 말할 때 하고 싶은 이야기' 책 10페이지를 읽고 '다시 달리기를 해볼까?' 아니 '다시 달려야겠다!'라고 생각했습니다. 무라카미 하루키 작가의 '달리기를 말할 때 하고 싶은 이야기' 책 초반 10페이지에 대단한 내용이 있는지 궁금해할 것 같습니다. 없습니다. 그냥 그분이 달리기를 좋아하고 제법 달렸던 시간과 노력이 있고, 장거리 달리기를 잘한다는 정도의 내용뿐입니다. (물론 작가님이라서 같은 내용을 시적인 표현으로 달콤하게 쓴 점은 조금 마음을 움직인 포인트이긴 합니다) 책이 결정적인 방아쇠가 되었지만, 오직 책 10페이지만 읽고 감명을 받아 달려야겠다고 생각한 것은 아닙니다. 달리기를 멈춘 후 간혹 '달려볼까?' 마음이 생겼던 적이 있었지만, 그동안 애써 달리기에 대한 마음을 무시했습니다. 30대 초반 금연을 하면서 무엇이라도 해보자고 시작한 운동이 달리기였습니다. 특별한 장비가 없이도 운동화 한 켤레로 시작할 수 있는 손쉬운 운동이었습니다. 장비와 특별한 장소는 필요하지 않았지만, 운동화를 신고 밖으로 나가기까지 과정이 쉽지 않았습니다. 달리기는 힘든 운동입니다. 조금만 달려도 숨이 차고, 땀이 나며 몸이 점점 무거워집니다. 온전히 자신의 동력으로 몸을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달리기는 어렵지만, 멈추기는 너무 쉽습니다. 그래서 시작이 쉽지만, 멈춤도 너무 쉽습니다. 그래도 이 악물고 달린 결과 매일 평균적으로 10킬로미터 가까이 달렸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회사 퇴근하고 달리기를 했기 때문에 평일에는 달리는 시간도 들쭉날쭉했습니다. 그래도 매일 달렸습니다. 오후 7시, 오후 9시, 오전 12시에도 퇴근 후 집에 오면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달렸습니다. 그러다가 결혼을 했습니다. 결혼 후 아내와 함께 달리기를 못하자 매일 달리기를 멈추었습니다. 아내가 달리기를 좋아하지 않았기 때문에 억지로 같이 달리자고 하기 어려웠고, 신혼이라 달리기보다 아내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이 더 즐거웠습니다. 그렇게 점점 몸이 무거워졌습니다. 몸이 무거워지자 가끔 달리기를 하면 무릎이나 허리가 아팠습니다. 아픈 허리를 부여잡고 한의원에 침을 맞으러 가면 의사 선생님이 달리기는 그만하라고 권고했습니다. 몸에 무리가 되는 운동이니 살살 걷기라 하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그때부터 달리기를 그만두었습니다. 아니 달리기가 무서웠습니다. 건강해지려고 운동하는 건데, 달리다가 허리가 아픈 건 합리적인 판단이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그 무렵 가까운 지인의 권유를 수영을 시작했고, 그렇게 시작한 수영이 지금까지 지속되었던 것입니다. (지금은 약 3년 이상 이틀에 한 번 이상, 그러니까 주 3회 이상 수영을 합니다) 이와 같은 역사를 가지고 있는 제가 어제부터 다시 달리기를 시작했습니다. 다시 달리고 싶었습니다. 달리기를 멈췄던 과거의 모든 이유는 뒤로하고 무조건 달려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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