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 (2)
어제는 10킬로미터를 달렸습니다. 그것도 남산을 오르는 코스를 끼고 달렸습니다. 급경사와 내리막을 오르 내리며 10킬로미터를 달렸습니다. 다시 달리기를 시작한 이유는 스스로 나약해졌다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아침에 일어나는 시간이 늦어지고, 낮에 활동량도 떨어지고, 밤이 되면 침대에 누워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 아침에는 상쾌한 두뇌로 일을 해야 하니까, 낮에는 더워서 체력을 아끼기 위해, 밤에는 피곤하니까 달리기를 할 수 없다고 핑계를 대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무라카미 하루키 작가님 책을 읽게 된 것입니다. 하와이에서 여름 대낮에 달리기를 했다는 장면이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저도 다시 달리고 싶었습니다. 무더운 여름 해가 가장 가운데 떠있는 시간에 달리기로 작정했습니다. 더 이상 무력감이 저를 덮지 못하도록 만들고 싶었습니다. 차라리 더워를 먹자고 결심했습니다. 땀 흘리기 싫어서, 잔뜩 땀이 밴 옷을 처리하기 싫어서, 운동 후에도 땀이 줄줄 흐르는 쿨 다운 시간을 견디기 싫은 마음 따윈 더 이상 달리기를 막을 수 없다고 결심했습니다. 그리곤 엊그제 처음으로 다시 달리기를 시작한 것입니다. 오후 3시 한강을 달렸습니다. 일부러 그늘을 피해서 해가 내리쬐는 곳을 찾아서 달렸습니다. 눈이 부시고 입이 말랐지만 달리기를 멈추지 않았습니다. 그리곤 어제 오후 1시에 남산을 오르는 달리기를 했습니다. 숨이 터질 것 같고, 다리가 끊어질 듯 아팠지만 산 정상까지 달리기를 멈추지 않았습니다. (솔직히 중간에 좀 걸었습니다) 핑계로 운동복과 이어폰을 샀습니다. 핸드폰을 넣을 수 있는 안전한 주머니가 달린 바지와 귀에서 떨어져 나가도 걱정 없는 유선 이어폰을 구매했습니다. 고작 이틀 달리기를 했지만, 효과는 바로 나타났습니다. 먼저 몸이 가볍게 느껴집니다. 하루 종일 피곤하다고 생각했는데, 피곤하다는 생각이 사라졌습니다. (다리는 좀 무겁긴 합니다) 뭔가 더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나 같은 일을 해도 더 잘해봐야겠다는 마음이 듭니다. 실제로 뭘 더 한 일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에너지가 생긴 느낌입니다. 혹시 최근 무기력하다고 느끼는 분들이 계시다면 잠깐이라도 달리기를 해보길 추천합니다. 어떤 어려움이 있다고 하더라도 문제에 초점을 맞추는 것보다 해낼 수 있다는 긍정적인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오늘 달리기를 통해 우리의 사고와 마음가짐이 변화되는 기회가 되길 진심으로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