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달리기 (3)
달리기는 경사가 있는 언덕을 오르는 것이 더 재미있습니다. 이건 자전거를 타는 분들에게 물어봐도 그렇습니다. 희한하죠? 내리막보다 10000000배는 더 힘든데, 오르막이 더 재미있습니다. 숨을 헐떡 거리며 거의 쓰러질 지경까지 달리고 나면, 이제 운동 좀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평지도 재미있고, 미끄러져 내려가듯 달릴 수 있는 내리막도 괜찮습니다. 그러나 뭐니 뭐니 해도 언덕을 올라야 제맛입니다. 운동을 거듭하다 보면 운동 능력이 향상됩니다. 같은 거리를 달려도 덜 힘들거나 더 빠르게 뛸 수 있게 됩니다. 인체의 신비죠. 몸에 근육이 생겨서 힘들지 않게 느끼거나 더 빠르게 움직이게 만드는 것입니다. 어느 정도 단련이 되면 평지에 만족을 못 하게 됩니다. 처음엔 조금 경사가 있는 곳으로 시작했다가 점점 조금 더 경사가 있는 곳을 찾고, 나중엔 급경사가 있는 산을 달리게 됩니다. 그래서 제 주변에 달리기 좋아하는 분 중에는 산만 찾아서 달리는 분이 계십니다. 이와 같은 원리는 꼭 운동에만 적용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자극에 민감한 사람이라는 존재로 모든 영역에서 점점 더 강도 높은 자극을 원하게 됩니다. 학습할 때도 점점 더 어려운 문제를 풀고 싶어지고 (저는 안 그랬던 것 같긴 합니다) 게임을 해도 점점 더 어려운 레벨의 단계에 도전합니다. 더 크고 강한 자극을 찾아서 도전하는 것이 꼭 긍정적인 면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본래의 목적을 잃고 자극에 초점을 맞추어 잘 못된 방향으로 나아가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중독이 무서운 것입니다. (다시 달리기 이야기로) 시작 지점으로 회귀하려면 반드시 뛰었던 자리를 다시 만나야 합니다. 다만, 다시 만날 땐 오르막이 내리막으로, 내리막이 오르막이 됩니다. 이것이 마치 인생 여정과 비슷한 것 같습니다. 맨날 오르기만 할 수 있는 사람도, 내리기만 할 수 있는 사람도 없습니다. 언덕을 오르다가 비탈길을 만나 내리기도 합니다. 좋은 시절이 있었다면, 언젠가 그와 반대로 어려움을 겪기도 합니다. 좋은 시절이 영원하지 않듯이, 어려움을 겪는 시기도 영원하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지금 좋다고 우쭐댈 것도, 지금 어렵다고 낙담할 것도 없습니다. 인생의 오르막을 만났다면 겸손하게 내리막을 준비하고, 내리막을 만났다면 다시 올라갈 때를 기대하고 소망하면 됩니다. 지금 모든 일이 술술 잘 풀리는 시기인가요? 그럼 주변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을 찾아서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 보세요. 지금 원하는 일이 꽉 막혀서 숨조차 쉬기 어려운 시기인가요? 그럼 그 일을 떠나서 주어진 다른 것을 감사하게 생각해 보세요. 오르막과 내리막길 앞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날마다 건강한 생각과 마음을 품는 우리가 되길 진심으로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