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없은
자본주의 나라에 살면서 돈이 없다는 것은 여간 불편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다르게 표현하면 돈이 많으면 편리하게 살 수 있습니다. 비싼 스포츠센터에는 깨끗한 수건에 품질 좋은 샴푸와 바디워시, 로션 등이 있습니다. 수영장 물도 깨끗하고 샤워 시설도 잘 관리되어 있습니다. 그런 곳에 정기 회원권을 등록하고 다니다가 다른 스포츠센터에 가기 어럽습니다. 그 정도의 시설이 아니기 때문이죠. 시설이 좋은 만큼 비쌉니다. 돈이 없으면 갈 수 없는 곳이죠. 요즘 세상에 맛있는 음식이 정말 많습니다. 같은 돈가스를 먹어도 차원이 다른 맛집이 있습니다. 모두 그런 것은 아니지만, 맛집이라는 곳의 음식 가격은 비싼 편입니다. 좋은 재료를 쓰고 비싼 땅에서 장사를 하고 있기 때문에 가격을 올려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돈이 없으면 맛집에 갈 수 없습니다. 사랑하는 자녀가 먹고 싶은 것, 가지고 싶은 것을 이야기하는데 들어주고 싶지 않은 부모가 있을까요? 빚을 내서라도 자녀가 원하는 것을 다 해주고 싶은 것이 부모 마음입니다. 그러나 돈이 없다면 자녀가 원하는 것을 해줄 수 없습니다. 주머니에 비상금이 없는 인생이란 참으로 허전하고 불안합니다. 당장 무엇을 사고 싶은 것도 아닌데, 통장에 잔고가 어느 정도 있을 때, 마음이 안정되고 여유로워집니다. 그만큼 돈은 살면서 심리적 안정감에 깊은 영향을 줍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가능하면 많은 돈을 가지길 원합니다. 적게 일을 하고 월급은 많이 받고 싶은 욕심, 로또와 같은 복권에 당첨되는 행운, 하늘에서 돈벼락이 떨어져 맞는 꿈을 꿉니다. 다행히 저는 돈 관련 그 정도 욕심이나 행운, 꿈을 꾸진 않습니다. 시설 좋은 스포츠센터 다닐 만한 돈, 기분 전환하고 싶은 날 맛있는 음식 사 먹을 만한 돈, 사랑하는 가족에게 아낌없이 (다이소에서) 원하는 것을 사줄 수 있는 돈을 소유하기를 원합니다. 이 정도 희망도 욕심이라고 하면, 저도 돈 욕심이 제법 있습니다. 무엇이든 그렇듯이 돈도 있다가 없으면 더 불편하게 느껴집니다. 돈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들을 하지 못하게 되면서 느끼는 좌절감 같은 것이 있습니다. 어쩌면 그만큼 돈을 펑펑 쓰며 살았던 것일 수도 있겠습니다. (오해를 살 만큼 억만장자는 아니었고 마음이 부유하게 느껴질 정도?) 진작 훈련이 되었어야 했던 재정에 대한 특훈이 시작되었습니다. 주어진 작은 것에 만족하며 아끼고 살아야 하는 상황인 것입니다. 어떻게든 살아내어 잃어버린 돈의 소중함을 깨달아야 합니다. 우습게 알았던 저에게 주어진 모든 것들이 어디서 왔는지, 왜 왔는지 돌아봐야 하는 순간입니다. 그리고 앞으로 맡겨진 재정을 어떻게 사용하고 관리해야 하는지 배워야 합니다. 없는 상황에서 콩 한 쪽도 나누어 먹는 기지와 사랑을 행해야 합니다. 훈련이 끝나면 지금보다 나아질지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아마도 이전보다 더 마음 부자가 되어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