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munity

[유럽에 AZ 백신 재고가 쌓이고 있다고? 확인 들어갑니다] 오늘 일부 한국 언론에서 "유럽에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상당 물량이 미접종 상태로 쌓여있다" "백신 효능 논란 때문이다"라고 보도한

[유럽에 AZ 백신 재고가 쌓이고 있다고? 확인 들어갑니다] 오늘 일부 한국 언론에서 "유럽에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상당 물량이 미접종 상태로 쌓여있다" "백신 효능 논란 때문이다"라고 보도한 내용을 보았는데... 음, 뭔가 포인트가 다르게 나간 것 같습니다. 이 사태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자체의 효능과는 전혀 별개의 문제입니다. 오히려 백신 수량 확보를 두고 벌어지는 정치 다툼, 국가 간 주도권 싸움에 가깝죠. 1. 상황은 이렇습니다: 유럽연합(EU)은 백신 확보와 접종 확대에 모든 기운을 쏟아붓고 있습니다. 이때, 아스트라제네카가 EU에게 '3월 말 까지 4천만 분을 납품할 수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문제는 이것이 당초 계약한 수량 (9천만)의 절반도 안 되는 수준이라는 점입니다. EU는 당장 '계약 위반이다!'라며 발끈했습니다. EU 본부가 있는 벨기에는 물론이요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 유럽 주요 국가들이 백신회사들의 계약 위반을 주장했습니다. "EU 국가들이 협력하여 백신회사들에게 '압박'을 가해야 한다" "법적 조치도 불사하겠다" "다시는 이 짓을 못하게 해야 한다" 등등... 각국 정상들의 발언 수위도 점점 높아지고 있고요. 화이자도 이런 식으로 납품 목표를 채우지 못한 선례가 있었기에 '백신 회사들, 또냐? 우리 EU를 뭘로 보고!'라는 정치 심리도 작용하고 있습니다. 2.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영국이 등장합니다. 지리학적 위치 때문인지 아니면 (브렉시트로 인해) 껄끄러워진 정치 관계 때문인지... 영국 vs EU 백신 경쟁 구도가 생겨버린 겁니다. 뭘 하든 간에 '영국은 이렇게 한다더라 - 그런데 우리는?' 'EU는 이렇게 한다더라 - 그런데 우리는?' 식으로 서로를 비교하는 언론 보도가 헤드라인을 장식합니다. 최근 영국 언론들은 'EU가 멀쩡한 우리나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효능에 태클을 걸더라'라는 꺼림칙한 반응을 보이고도 있습니다. 한국 언론들이 인용한 가디언 측의 기사 원문에도 'EU가 이미 있는 백신들도 다 쓰지 못하고 있으면서 우리(영국)에게 시비를 건다'라는 메시지가 읽힙니다. 3. 이런 영국 언론의 지적에 EU도 할 말이 없는 것이... 네, 실제로 접종 속도가 지지부진합니다. 실제로 그렇게 재고 소진이 안되고 있는지는 확실치 않으나, 적어도 EU 측은 1) 변종 바이러스가 미칠 듯이 심각해 긴급 승인을 부랴부랴 했어야만 했던 영국과 달리 (흥칫!), EU는 27개 국가들의 전체 동의를 얻어야만 했기에 백신 승인이 늦어질 수밖에 없었으며, 2) 동시에 급하게 백신 접종을 준비하다 보니 초반에 혼선이 빚어 졌고, 3) 백신 회사들의 태도로 인해 시민들의 협조를 얻을 중요한 초반 타이밍을 놓쳤다...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백신 수급이 어려워지는 사태가 반복되니 '백신을 흥정 수단으로 사용하는 회사들을 믿을 수나 있겠나?' 의구심으로 이어지고 있어 사태를 더 키우고 있다는 주장입니다. 여담 1) 네, 보시는 것처럼... 이건 백신 효능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오히려 정치 싸움이죠 ㅠㅠ 양측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습니다. 여담 2) 한국 언론들은 영미권 언론 보도를 인용하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더 많습니다. 이에 영국 측 입장이 한국에 아무래도 좀 더 빨리 전달되는 편이죠. 다만 여기서 아셔야 하는 것이, 지금 영국과 유럽 관계는 세계대전 이래 가장 껄끄러운 사이라는 점입니다. 지금은 어떤 정책이던 영국과 유럽 정계는 이를 서로 반대되게 해석하고, 양 측 언론 보도도 서로에 대해 다소 편파적인 입장을 내보내고 있습니다. 고로 영국발 소식을 한국어로 접하실 때 이 부분을 다소 감안하시길 바랍니다.

알림

알림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