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munity

[청소년 살인사건을 다루는 핀란드 미디어의 대처] How Finnish media deal with youth murder cases ("한국-핀란드 교육연구센터(OPINKOTI)" 류선정 대표님

[청소년 살인사건을 다루는 핀란드 미디어의 대처] How Finnish media deal with youth murder cases ("한국-핀란드 교육연구센터(OPINKOTI)" 류선정 대표님께서 본인의 페이스북에 남기신 코멘트입니다. 최근 핀란드에서 크게 이슈가 된 학교폭력 사건에 대해 핀란드 현지 언론들이 어떻게 진실로 다가가고자 했는지를 잘 정리해주셨습니다. 류대표님의 동의를 얻어, 원문을 수정 없이 그대로 가져왔습니다.) "작년 12월 핀란드의 추운 겨울, 수도 헬싱키에서 당시 16살에 불과했던 중학교 3학년 남학생이 동급생 세 명의 잔인한 폭력으로 인해 숨지는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하였다. 우리에게 공교육의 천국, 행복지수 1위로 잘 알려진 핀란드이지만 사람 사는 사회 어느 곳이 그렇듯, 이 곳도 심각한 사회문제들이 간혹 발생하곤 한다. 학교폭력에 관한 기사들이 근래에 심심치 않게 나오긴 했었지만 이 사건은 결과가 끝내 살인으로 귀결되었고, 폭력의 정도와 방법 등이 꽤나 잔인하여 핀란드 대다수의 사람들이 큰 충격을 받았다. 그 후 여러 미디어 매체에서 이번 사건을 상당히 중요한 이슈로 현재까지 종종 다루고 있는데, 나는 핀란드 미디어가 이 사건을 조명하는 방식이 꽤 인상깊다고 생각한다. 첫째, 심각한 사건은 오래, 깊게 들여다보기. 이 사건은 작년 12월 초에 발생하였지만 약 3개월의 시간이 지난 3월 중순 현재까지도 관련보도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하나의 사건을 두고 3개월 동안 꾸준히 일주일에 한 두개의 기사를 낸다는 것은 그만큼 깊게 들여다보고 문제점을 정확히 이해하고 파악하고자 하는 의지로 해석된다. 또한 이것은 미디어를 접하는 핀란드 독자들의 니즈가 반영된 부분이 크다고도 할 수 있다. 그렇다면 해당 사건을 깊이 있게 조명한 기사들은 어떤 주제를 다루고 있을까? 다음은 3개월 동안 발간된 일부 관련기사들의 제목이다. • 국민연합당의장, 잘못된 길을 가는 청소년들 잡을 수 있는 더 나은 방법 강구해야 • 범죄학자가 분석하는 16세 미성년자의 살인사건 • 청소년 위탁보육의 문제점은 무엇인가 (피해자는 지자체 청소년시설에서 위탁생활 중이었음) • 경찰, 아동복지연맹의 전문가들, 가정과 위탁시설에서 보육한계점이 도달하기 전 개입과 지원 이루어져야 • 내무장관이 제시하는 괴롭힘과 청소년 소외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들 • 가정, 학교,위탁보육시설 등 사회의 모든 안전망이 뚫린 이유 • 도움이 청소년기에 시작된다면 그들의 인생은 이미 위기상태 (피해자의 초중학교 교사들, 교장선생님, 급우친구들 인터뷰) • 교육부장관, 처벌에 대한 두려움으로 겁주어 청소년범죄 줄일 수 없어 • 폭력적인 청소년을 치료하는 전문가, 그들의 증상은 이미 유아기에 시작돼 • 수백명의 추모자들, 핀란드에서 모든 청소년은 안전하게 살 권리를 가져야 • 사회 전체에 충격을 준 청소년살인사건, 심각한 뉴스에 대한 충격과 불안을 다루는 방법 이처럼 사건과 관련된 전문가들 (경찰, 아동복지연맹, 범죄심리학자, 정신과 박사 등)을 심도 있게 인터뷰하여 다각적으로 분석한 기사를 낸다. 또한 정치인, 사회지도층들은 사안에 대한 자신들의 의견을 명확히 밝히고 해결방안을 제시해 대중이 내용을 파악하는 것을 돕고 안심시킨다. 또한 기자는 16세의 피해자가 다녔던 초등학교, 중학교의 교사들, 교장 선생님, 유치원부터 중학교까지의 급우들을 포함하여 총 20여명을 3개월간 심층인터뷰하였다. 사건이 일어나게 된 경위를 밝히기 위해 근 10년을 거슬러 올라가 내용을 취재한 것이다. 그리고 이런 상식적으로 이해 불가한 잔인한 사건을 미디어를 통해 계속 접함으로써 정신적인 충격을 받고 있는 사람들에게 이로 인한 스트레스를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 사건에 대해 불안을 느끼는 아동이 있다면 부모는 어떻게 대화를 해야하는 지 등 후속 방안도 놓치지 않고 있다. 순간의 자극적인 정보전달보다는 사건을 이해하고 다루는 깊이가 인상깊다. 둘째, 자극적인 기사제목이나 사진으로 조회수를 유도하지 않는다. 거의 모든 기사에 사용된 사진은 사건 이후 마련된 추모 공간, 혹은 관련자 인터뷰이의 사진 정도이지, 잔인한 피해상황을 묘사하는 사진이나 동영상, 학생들의 신분을 알 수 있는 시각 자료는 전혀 사용되지 않는다. 셋째, 사실이 아닌 추측성기사를 발표하지 않는다. 수사진행단계에서는 구체적인 내용이 공개되지 않기 때문에 경찰이 발표한 제한적인 사실만 가지고 기사를 작성한다. 기자의 추측 혹은 관련자들의 추측성 발언은 일체 첨가되지 않는다. 나는 처음 이 사건의 내용을 접했을 때, 사건의 경위나 가해자들의 동기 등이 너무 궁금해 주위의 핀란드 사람들에게 관련된 기사에 대해서 물었지만 다들 아직 수사중이라 기다려야 한다고 했다. 대다수의 핀란드인들은 심각한 사건들이 일어나도 구체적인 사항에 대해 당장 궁금해 하지 않는다. 따라서 기자들도 사건의 정황을 성급히 다루지 않고 단계적으로 취재하는 경향이 짙다. 그렇다면 미디어 외에 이 사건을 바라보는 일반적인 핀란드 사람들의 관점은 어떠했을까? 가해자들을 향한 거센 비난? 가해자들이 응당 받아야 하는 처벌 수위의 정도? 아니다. 그보다 ‘왜 가해자들이 어린 나이에 이러한 끔찍한 범행을 저지르게 된 정신상태를 가지게 된 것인지’,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지’ ‘이러한 사건을 막을 제어장치가 존재하였는지’, ‘존재하였다면 왜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인지’ 등 가해자 개인의 문제부터 시작해서 사회의 구조까지 고심한다. 시민 개개인 단위에서도 그 원인에 대해 진심으로 궁금해하고 재발을 막을 현실적인 방법을 생각해보는데 에너지를 쓰고 있는 것이다. 결국 일반시민들의 관심이 여기에 있다 보니 미디어의 내용 또한 자연스럽게 깊어진 것이 아닐까? 아니면 미디어의 차분하고 성숙한 자세가 시민들의 인식을 이끈 것이었을까? 닭과 달걀 무엇이 먼저였든 이번 사건에 대해 핀란드 미디어의 접근 방식은 서두에서도 밝혔듯, 상당히 인상 깊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면서 동시에 한국에서 과거 유사한 문제들이 발생하였을 때 어떻게 조명 되었는지 그 차이점을 한번 되새겨 보게 된다."

알림

알림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