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력만 보면 갈 지(之) 자의 삶을 살았다. “의대 3년, 서울대 3년, 유학 6년, 삼성전기 3년, 씨젠 2년. 모두 10년 이하의 커리어들이에요. 일반적인 기준으로 보면 제 삶은 이상하죠. 돌아
이력만 보면 갈 지(之) 자의 삶을 살았다. “의대 3년, 서울대 3년, 유학 6년, 삼성전기 3년, 씨젠 2년. 모두 10년 이하의 커리어들이에요. 일반적인 기준으로 보면 제 삶은 이상하죠. 돌아보면 여기 오기까지 필요했던 경험이에요. 모두가 각자의 궤적이 있습니다. 내 기준과 판단은 내게만 맞아요. 남들 하는 말에 끌려 다니지 마세요.” 갈 지자의 삶에 대한 기사를 보고, 제가 2019년 8월 2일에 퍼블리에서 보내던 뉴스레터 ‘What We're Reading #207 커리어에 대한 고민’ 인트로에 썼던 글이 생각나 함께 공유합니다. 벌써 2년 전이네요. 저는 여전히 퍼블리에서 저만의 우물을 파고 있습니다 ㅎㅎ — 퍼블리에서 일하기 전, 커리어 패스를 고민할 때 한 우물만 깊게 파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이것저것 해 보고 싶어 하는 마음은 알지만, 살아 보니 하나만 묵묵히 깊게 하는 게 답인 것 같다고 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아무것도 남는 게 없을 수도 있다고요. 우물 이야기를 듣고 한참을 고민하다가, 그래도 저는 '하나의 우물'이 아니라 '나만의 우물'을 파기로 했습니다. 제 삶에서 몇 개의 우물을 팔지, 어느 정도의 깊이로, 어떤 모양으로 만들지는 스스로 결정하겠다고 생각했거든요. 사실 일을 막 시작했을 때에는 (어떤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하나의 일을 오래, 깊게 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당시에는 하나의 일만 전문적으로 해야만 커리어를 쌓을 수 있다고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직장인이 되어 사춘기 때보다 더 강렬한 질풍 노도의 시기-나는 누구인가, 무엇을 잘하고 못하는가에 대한 고민-를 거치고, 여러 번의 이직과 서로 다른 직무를 경험하면서 커리어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저에게 커리어는 하나의 일을 오래, 전문적으로 쌓는 게 아니라, 내가 어떤 사람인지, 어떻게 살고 싶어 하는지에 따라 환경을 바꾸면서 만들어 가는 것이라고요. 그래서 커리어에 대한 고민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 같습니다. 저는 여전히 일하면서 스스로를 알아가는 중이고, 나답게 사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며 살고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