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토록 퀴어한 세계’로서의 K팝을 다각도로 들여다보는 책 의 출간이 반가운 이유. 1. 퀴어(성소수자) 팬덤은 팬픽의 가장 적극적인 생산자이자 소비자였다. 서구권 인기 중심에는 비백인 퀴어
- ‘이토록 퀴어한 세계’로서의 K팝을 다각도로 들여다보는 책 의 출간이 반가운 이유. 1. 퀴어(성소수자) 팬덤은 팬픽의 가장 적극적인 생산자이자 소비자였다. 서구권 인기 중심에는 비백인 퀴어 팬덤의 탄탄한 지지가 있다는 것 역시 잘 알려진 사실이다. 국내 퀴어들이 꼽은 ‘프라이드 송’ 투표에서는 아이돌 K팝이 차트를 장악하며, 퀴어 퍼레이드에선 아이돌의 이름을 딴 퀴어 팬덤의 깃발이 나부낀다. 2. K팝은 언제나 퀴어 팬덤을 몰고 다녔고, 그 원인이자 결과로 K팝은 기존의 젠더 편견에서 벗어나는 ‘퀴어함’을 재현해왔다. 그럼에도 여전히 K팝과 퀴어를 함께 이야기하는 것은 금기처럼 여겨진다. 3. “아이돌 멤버 간의 서사와 세계관이 중요한 K팝은 일종의 ‘역할놀이’인데, 여성 팬들이 소비의 주도권을 갖다보니 남성 중심으로 구성된 성 역할 모델과는 완전히 다른 종류의 캐릭터와 해석이 나올 수밖에요. 팬들의 요구에 맞춰 멋지면서도 무해하고 또 귀여운, 마초성이 소거된 남성 아이돌이 나오면서, 퀴어들은 다른 대중문화보다 손쉽게 K팝의 서사에 자신을 투영하고 롤모델을 찾을 수 있게 된 거죠.” 4. “적지 않은 퀴어들이 팬픽을 통해 퀴어로서 정체화했다. 팬픽은 동성 간 사랑뿐만 아니라 대안가족처럼 기존 미디어에서는 재현된 적 없는 다양한 모습의 관계성이 그려지거든요. K팝은 무성애자를 포함해 다양한 정체성을 지닌 퀴어들이 대안적인 관계를 생각해내는 데 충분히 도움이 될 수 있는 콘텐츠라고 생각해요.” 5. “K팝이 퀴어해지기 시작한 계기 중 하나가 팝 가수 레이디 가가의 등장이죠. 2000년대 중후반, 레이디 가가를 필두로 퀴어 인권을 주장하는 가수들이 서구에서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어요. K팝 산업 역시 그 트렌드를 따라가 지드래곤으로 대표되는 ‘젠더리스’ 유행을 만들어냈습니다. 안타까운 것은 팝에서 유행하는 퀴어 인권에 대한 이야기는 쏙 빼놓고 패션만 가져왔다는 거죠. 전형적인 헤테로 워싱(퀴어 요소를 지움)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