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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피아니스트 허비 행콕이 젊은 시절, 한 즉흥 연주 세션에서 겪었던 일이다. 연주 도중 허비가 형편없는 코드를 쳤다. 연주를 망치기 딱 좋은 코드였다. 허비가 민망함과 당혹감에 괴로워하는 순간,

재즈피아니스트 허비 행콕이 젊은 시절, 한 즉흥 연주 세션에서 겪었던 일이다. 연주 도중 허비가 형편없는 코드를 쳤다. 연주를 망치기 딱 좋은 코드였다. 허비가 민망함과 당혹감에 괴로워하는 순간, 마일스 데이비스가 마법을 부렸다. 허비가 쳤던 ‘틀린’ 코드를 순식간에 음악의 한 부분으로 만들어버리는 연주를 한 것이다. 훗날 허비 행콕은 그날 어떤 일을 재앙이나 실수가 아니라 자신이 책임을 다해 개선해야 할 현실의 한 부분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됐다고 회상했다. 고 신영복 선생도 이와 비슷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그는 글씨를 쓸 때 모든 획과 모든 글자를 완벽하게 쓰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그저 한 획의 과오를 다음 획으로 보완하고, 한글자의 부족함을 다음 글자로 채우는 것뿐이라 했다. 그렇게 부족한 여럿이 모여 아름다운 하나의 글이 되는 것이 본인이 생각하는 붓글씨의 미덕이라는 선생의 글에서 큰 위로와 힘을 얻었던 기억이 있다. 리셋이 옵션으로 고려될 때, 스스로에게 다음 두 가지 질문을 던져본다. 하나, ‘나는 이 문제의 층위를 올바르게 파악하고 있는가?’ 둘, ‘리셋이 매력적인 이유가 나의 무지에 기반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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