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스트이자 변호사인 이소은이 미국의 한국계 여성 작가들을 만나 진행한 인터뷰. 소설가들의 철학과, 그를 바라보는 인터뷰어 이소은의 반짝이는 시각을 함께 느낄 수 있는 훌륭한 아티클 입니다. 콘텐츠
아티스트이자 변호사인 이소은이 미국의 한국계 여성 작가들을 만나 진행한 인터뷰. 소설가들의 철학과, 그를 바라보는 인터뷰어 이소은의 반짝이는 시각을 함께 느낄 수 있는 훌륭한 아티클 입니다. 콘텐츠를 제작하는 사람들에게 자극을 주는 주옥같은 내용들도 많아 공유합니다. 민진 리의 집필 준비 과정은 대단하다. 몇 년에 걸쳐 진행되는 인터뷰를 통해 주제와 인물을 심도 있게 파고드는 것으로 유명하다. “수백 명을 인터뷰하면서 ‘저런 사람이구나’로 시작했다가 ‘내 생각이 틀렸구나’ 깨닫게 될 때가 많아요. 사람들은 정말 복잡해요. 아름답고 돈 많고 똑똑하고 인기 많고 성공한 사람도 알고 보면 평생 자살 충동에 시달렸다는 것을 알게 되는 거죠. 많은 사람이 고통받고 있다는 걸 깨닫게 되고, 인식의 범위가 확장되면서 지레짐작을 안 하게 되죠.” 그녀는 강연 중에 이렇게 말한다. “Reality corrects my preconceptions, and my eyes and my ears experience what my characters may ultimately feel(현실은 내 선입견을 고쳐주고 내 눈과 귀는 내 주인공들이 느낄 감정을 직접 경험한다).” 수많은 이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이유는 그 과정에서 많은 인간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민진 리가 인터뷰를 통틀어 가장 많이 한 말은 “It’s okay!”였다. 오랜 세월 많은 우여곡절을 겪으며 세계의 다양한 사람들의 삶을 자세히 들여다본 그녀가 내면의 성찰을 통해 우려낸 복합적인 긍정성이었다. 그녀가 평범함을 사랑하고, 주목받지 못한 사람들의 이야기에 관심을 갖고, 어떤 것보다도 휴머니즘에 최고의 가치를 부여하는 이유다. 지극히 평범한 사람이기 때문에 책을 쓸 수 있다는 말이 머리에서 맴돌았다. 내가 만난 민진 리 작가의 평범함은 삶의 심연과 정점, 수평의 양극을 경험한 후의 일상을 의미하는 듯하다. 그 평범함은 어떤 특별함보다 많은 노력과 고민이 필요한 경지일 것이다. “글을 쓰는 건 내 삶을 워크숍하는 것 같아요. 내가 한 선택을 이해하려 하고, 더 자세히 살피게 되고, 그 과정에서 자신을 용서하게 되죠. 누구의 잘못도 아니지만 사람들은 상처를 입고 서로를 아프게 하잖아요. 그 사이에서 ‘무슨 일이야?’라고 물어보는 게 내 일이라 생각해요.” 그녀는 대화 중에 운명론이라는 말을 되풀이했다. 하지만 그녀는 운명론자라고 말은 하면서도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과 세상에 내놓을 이야기를 본인의 의지에 따라 주체적으로 이끌어가고 있었다. 노력은 하되 결과는 운명에 맡기는 방식이 그녀에게 또 다른 자유로움을 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시행착오를 거치며 터득한 경험을 공유해 다른 작가가 조금 더 쉽게 일할 수 있으면 내 고생은 충분한 가치가 생기죠. 글도 마찬가지예요. 어려움을 아름다운 것으로 승화시켜서 많은 사람에게 이해받는 느낌을 줄 수 있으면 나 역시 작가로서 넓어지고, 글을 통해 사람들이 경험하는 삶의 범위 역시 확장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