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스트를 비롯해서 크리에이터를 오랫동안 만났습니다. 저 역시 그 중 하나이기도 하고요. 크리에이터의 성장 과정에 대해 정리해봤습니다. > 1. 재능 1) 많은 칭찬을 받는 단계다. 대체로 어
아티스트를 비롯해서 크리에이터를 오랫동안 만났습니다. 저 역시 그 중 하나이기도 하고요. 크리에이터의 성장 과정에 대해 정리해봤습니다. > 1. 재능 1) 많은 칭찬을 받는 단계다. 대체로 어릴 때지만, 사실은 나이와 상관없다. 그냥 내가 뭘 했는데 주변에서 잘한다는 얘기를 듣는 거다. 그게 동기부여가 되어서 시키지도 않았는데 계속 하게 된다. 밤도 샌다. 공부도 한다. 남들과 비교도 하고 좌절도 한다. 대체로 포기하는 경우도 많지만, 어떤 사람들은 분함을 느낀다. 더 칭찬받고 싶어진다. 더 잘하고 싶어진다. 더 애쓰게 된다. 그러면서 실력이 늘고, 나름의 노하우도 생긴다. 2)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이런 재능을 발휘할 기회가 많아진 시대다. 심지어 피드백도 받을 수 있다. 누구나 크리에이터가 '될 수 있다'는 말은 그만큼 미디어 접근성이 높아진 것 뿐 아니라, 크리에이터 툴을 제공하는 미디어가 일반화되었다는 뜻이다. 2. 자원 1) 그러다가 어느 순간, 이걸 자기 진로로 생각하게 된다. 이때 두 개 방향으로 나뉘는데 하나는 제도교육을 통해 전문가 과정을 밟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곧장 필드로 진입해 프로페셔널(=돈 받고 일하기)이 되는 것이다. 2) 뉴미디어 환경에서는 후자가 압도적으로 많아진다. 제도권에서 가르칠 수가 없으니까. 여기엔 새로운 기술과 환경이 중요하게 개입한다. '기술의 민주화'라고 할 만한 상황이 벌어지고, 이게 혁신으로 여겨진다. 유튜버와 틱토커, 인스타그래머... 인플루언서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그 중엔 굳이 아티스트, 크리에이터, 인플로언서로 나눠서 생각하는 사람들도 생긴다. 하지만 그게 무슨 상관이람. 중요한 건 재능을 통해 영향력을 얻는다는 점이다. 3) 물론 일장일단이 있다. 아무리 환경이 바뀌고 혁신이 벌어져도 체계적으로 공부해야할 분야는 체계를 배우는 게 장기적으로 좋다. 학교에 들어가든, 다른 방식으로 배우든, 좋은 동료를 찾아서 함께 공부하든, 아무튼 공부가 필요한 단계고 이때의 경험을 통해서 '자원'이라는 걸 확보하게 된다. 4) 그 중 가장 큰 게 네트워크, 즉 인맥이다. 인맥은 레거시 미디어를 통해서 얻을 수도 있겠지만, 변화의 시기에는 오히려 이거저거 같이 하면서 어울리던 친구들이 함께 성장하면서 자연스럽게 생기게 된다. 5) 각각 자기 필드에서 인정받고, 나름의 역할을 하면서 어느 순간 업계의 메인스트림으로 성장하기도 한다. 대략 한 10년 정도 뒤에, 예전처럼 어디 카페나 동네에 모여 '우리는 아웃사이더였는데 이제는 메인스트림이네...?' 하는 생각도 하게 된다. 오 그러면 나름 성공한 커리어패쓰... (성공한 인생은 또 다른 얘기다) 6) 이런 식으로 커리어, 인맥, 경험 등이 자원이 된다. 그걸 활용하면서 계속 일을 하게 되고 성장하게 된다. 여기서의 성장은 실력과 영향력, 평판과 지속가능성이 모두 해당된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감 떨어지고 늙다리 취급 당하는 것 같고, 아직 한창인데 앞으로 20년 동안 어떡하나 싶고 그런 때가 오는 것 같다. (내 얘기다...) 이걸 읽는 여러분은 아니다. 이제 한창이니까 열심히 하시오. 3. 자산 1) 자원 단계에서 순환구조가 벌어져야 한다. 안정적으로, 지속적으로. 근데 콘텐츠 크리에이터(그러니까 디자인, 영상, 편집, 텍스트 등등)는 대체로 무형의 기술자들이다. 이걸 혼자서 구체화하기 어렵다. 게다가 21세기의 기술 발전이 노리는 곳이 죄다 이런 분야다. 기존에 전문가의 영역이라고 부르던 곳이 흐릿해지면서 가격 측정을 하기가 애매해진다. 2) 자신의 자원을 자산화하는 방식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자산'이란 말 그대로 '제 발로 돌아다니면서 가치를 만드는 것'이다. 일단 자원을 재정의해보자. - 크리에이터가 가진 대부분의 가치는 명성 자본이다. '걔 일 잘하더라'가 쌓이고 쌓여서 만들어진다. 이게 더 세분화되기도 하는데, 더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나중에 다시 정리해보겠다. - 크리에이티브는 사실상 부가가치 사업이다. 요즘 유행하는 IP 비즈니스와 같은 맥락이다. 이 뉴스레터에서 지속적으로 언급하고 얘기할 주제다. 3) 크리에이티브 기반으로 일하는 사람들, 특히 혼자 혹은 소수의 팀으로 일하는 사람들은 하나의 연결구조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 (재능 기반의) 일 + (명성 기반의) 부가가치 + 무언가... 이런 구조를 만들고, 계속 순환할 수 있는 연결고리를 만들어야 한다. 4) 앞으로의 환경은, 바로 이렇게 개인 혹은 소수 팀으로 일하려는 사람들에게 좀 더 유리하게 바뀔 수 있다. 따라서 전략이 중요해진다. 그런데 기존 전략과는 달라야 한다. 용기도 필요하다. 관점과 태도, 통찰력과 결단력이 모두 필요해진다. 여기서 역량이 드러나게 될텐데, 그건 '사업가로서의 역량'에 가깝다. 5) 물론 독점적인 플랫폼 환경이 좋은 것만은 아닐텐데, 당연히 더 빡세게 경쟁을 하고 다른 영역의 불평등을 심각하게 초래할 수도 있고. 그런데 또 한편 사회경제학적으로도 '독점'과 '지배', '경쟁'이라는 개념을 재정의할 수도 있다고 본다. 물론 이건 거시적인 관점이겠지만, 아무튼. 6) 2020년 이후의 삶(=임금노동+일상+생산+소비)은 기존의 것과 새로운 것이 교차하는 영역이 확 늘어날 거라고 생각한다. 이걸 한 마디로 하면? 바로 '충돌'이다. 문화적인 충돌이 업계 뿐 아니라 세대와 계층, 사회적인 수준에서 벌어지게 될 것이다. 크리에이터의 개념은 보다 넓어질 것이다. 결과적으로 혼자 일한다는 것은 과거와는 다른 개념이 된다. 조직 내에서도, 조직 밖에서도 사업가로서의 역량이 요구될 가능성이 높다. 큰 회사나 팀과 협업할 기회가 늘어날 것이다. 혹은 그런 기회를 만들 수 있는 상황 또한 늘어날 것이다. 점차적으로라도 여기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7) 결국 고민의 포인트는 남들과 어떻게 달라질 것인가? 그것을 통해 어떻게 설득할 것인가? 다시 말해 '내 관점'은 어떻게 단련할 수 있는가? 라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