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자들 중 다음과 같은 안타까운 사례들을 참 많이 봅니다. 분명 기술성은 훌륭한데, 시장의 외면을 받아 실패하는 사례.... 기존의 기술력을 뛰어넘은 혁신적인 기술력이 가득 구현되었는데, 막상
창업자들 중 다음과 같은 안타까운 사례들을 참 많이 봅니다. 분명 기술성은 훌륭한데, 시장의 외면을 받아 실패하는 사례.... 기존의 기술력을 뛰어넘은 혁신적인 기술력이 가득 구현되었는데, 막상 고객들은 '이런 거 굳이 안 필요한데?'라는 생각에 구매 욕구를 느끼지 못하는 사례... 저 정말 이런 사례 많이 봤습니다. 볼 때마다 안타까움에 안구에 습기를 채우네요. 그동안 이런 사례를 뭐라 호칭해야 할지 몰랐는데, 최근에 아주 적절한 용어를 배웠습니다. 업계 용어로 #전민동스타일 이라고 부른대요. '공대 형'이라는 별명으로 유명한 블루포인트파트너스의 이용관 대표님이 제창한 용어입니다. 전민동은 대덕연구단지가 밀집한 지역이예요. 여기 근무자는 대한민국 최고의 브레인들만 모인 자리죠. 여기서 학벌 자랑하면 바보라는 소리도 있대요. 그러면 기술력만 뛰어나고 시장을 전혀 잡지 못한 스타트업을 왜 '전민동 스타일'이라고 부르냐? 이용관 대표님이 대학 재학 시절 공대생의 영원한 상징 체크남방을 입고 미팅에 참여할 때마다 대차게 까이고, 그때부터 전민동 스타일이라고 불리며 놀림감이 되셨대요. 그리고 이용관 대표님은 스타트업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다고... 여자들이 좋아하는 훈남 패션 스타일을 모르고 체크남방 입고 여자 마음 얻어보려다가 까인 어느 불쌍한 공대생처럼, 기술 기반의 스타트업 역시 뛰어난 기술력만 내세우지만 정작 시장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어 고객의 외면을 사는 사례가 많대요 (...) 이용관 대표님 말씀에 의하면 전민동 스타일의 사업계획서 역시 안구의 습기를 부른다고... "이 대표가 본 대덕 출신의 사업계획서는 50장 정도이며, 대부분이 기술 우수성으로 채워진다. 시장 조사와 다른 전문가를 만난 부분은 극히 일부분이고 기술 우수성만 장황하게 늘어 놓은 계획서가 다수이다" 진짜 이 말 듣자마자 무릎 치며 대폭소했습니다 ㅋㅋㅋ 이렇게 적절한 용어가 있는데...대전 지역에서만 통하는 언어라서 전국구 유행어가 되지 못하고 로컬 유행어로만 남은게 심히 안타깝네요. ㅠ ------------------------------------------ 전민동 스타일이라는 단어만 없었을 뿐, 전 세계적으로 '전민동 스타일'에 속하는 스타트업은 무척 많습니다. 꼭 IT 등 고도의 과학 기술이 아니더라도요. 시장에서 실패한 아이템들의 무덤... 미국 미시간 주에 실패 박물관이라는 곳이 있습니다. 스타트업에게 뼈를 치는 무서운 교훈을 주는 명소죠. 실패 박물관의 유명한 전시물들을 소개합니다. - 하인즈 초록색, 파란색, 보라색 케첩 (2000) : 기존 빨간색 토마토 케첩에서 벗어나 새로운 색깔로 소비자들에게 신선함을 주고자 개발된 제품입니다. 빨간 토마토를 주 소재로 보라색, 초록색을 구현하기 위해 새로운 기술이 도입되었겠죠. 그런데 이 케첩들은... 입맛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으며 시장에서 장렬하게 사망했습니다. - R J 레널즈의 연기 없는 담배 (1988) : 근처 비흡연자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도록 연기가 발생하지 않는 혁신적인 기술을 개발했죠. 이 제품 역시 소비자의 외면을 받고 5개월만에 사라졌습니다. 흡연자는 연기를 내뿜을 때의 쾌감을 즐기기 때문에 담배를 피우거든요... ------------------------------------------ 왜 최고의 브레인이 심혈을 기울여 개발한 기술이 시장의 외면을 받을까요? 저는 그 원인을 #지식의저주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아는 것을 상대방도 당연히 안다고 생각하는 것에서 오는 오류! 우리의 전민동 스타일 창업자들도 고객의 수준을 지나치게 높게 생각해서, 고객에게 난해함과 복잡함을 느끼게 하는 제품을 개발해서인지도 몰라요. 이에 대해 인사이트를 주는 드라마 의 장면을 소개해요. (여러분 꼭 보세요) 여기서 유찬(EXO 수호 분)는 IT 스타트업 넥스트인의 대표예요. 아마 현실 대한민국 정부가 펼치는 #마이데이터 사업을 대행하는 듯한 '빅파일' 프로그램을 개발하죠. 보라(하연수 분)는 수호 밑에서 인턴으로 일하는 평범한 문과녀예요. 보라 : 이거예요, 빅파일 인터페이스? 유찬 : 니 이름으로 파일 하나 만들어서 작동시켜봐. 보라 : 어, 멋지다! 엄청 최첨단스러운 느낌이예요 유찬 : 그건 당연한 거고 보라 : (한참 헤멤) (중략) 유찬 : 넌 대체 회사 다니면서 뭐했어? 보라 :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이 어딨어요? 익숙해져야지 유찬 : 그 정돈, 아무나 앉혀놓고 시켜도 다 해 보라 : 아닐걸요? 넥스트인 다니는 직원이나 금방금방 하는거지 유찬 : 뭘 믿고... 보라 : 내가 못 하면, 우리 나라 사람 반 이상은 못하는 거예요. 빅파일은 전국민에게 다 필요한 거라면서요, 그럼 표준에 맞춰야지 유찬 : 너 같은 바보를, 표준으로? 보라 : 그러니까 대표님이나 넥스트인 직원들이 아니라 이걸 써야 하는 사람들, 그 중에서도 컴퓨터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을 기준으로 해야 하는게 아닌가, 하는 거죠 그러려면, 이렇게 복잡한 거 말고, 쉽고... 유찬 : 그거야! 그리고, 재밌게! 내놔, 다시한다! 보라 : 어어, 그거 왜 다 지워요! 유찬 : 다 필요없어, 중요한 건, 제작자가 아니라 사용자야. 아무리 우리끼리 최신 최고를 외쳐봤자, 이걸 쓰는 사람이 어렵고 재미없으면 끝, 난 도대체, 지금까지 뭘 만들고 있었던 거야? 여담이지만, 이 드라마의 원작인 보다 한국판 리메이크인 쪽이 훨신 전민동 스타일이 놓치고 있는 허점을 생생하고 극적으로 표현하죠. 원작에서 이시하라 사토미가 프로그램을 못 다뤄서 쩔쩔매는 걸 오구리 슌이 조용히 관찰하다 자신의 허점을 깨닫는 반면, 한국판에서는 평균적인 고객을 대변하는 하연수가 직접 제품의 개선사항을 말해주니까요. 그래서 전 한국판 쪽의 연출을 더 좋아합니다. ------------------------------------------ 저는 정말 훌륭한 기술력을 가진 스타트업이 시장에서 외면받지 않기만을 바라는 사람입니다. 아직도 사업계획서 및 사업 계획 발표 시간에 시장에 대한 언급 없이 기술만 말하는 많은 스타트업에게... 이 장면을 보여주고 싶어요... 중요한 건 뭐다? 고객 입장에서 원하는 것을 개발하라는 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