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munity

통역에서 배운 사회생활 (2) _ 행간을 읽는 법 (맥락이 중요해) 일상에 감사할 부분이 참 많지만 그 중에서도 감사한 것이 ‘인복이 많다’는 것입니다. 늦깍이 사회 초년생으로 입사한 첫 회사에

통역에서 배운 사회생활 (2) _ 행간을 읽는 법 (맥락이 중요해) 일상에 감사할 부분이 참 많지만 그 중에서도 감사한 것이 ‘인복이 많다’는 것입니다. 늦깍이 사회 초년생으로 입사한 첫 회사에서 바로 멘토를 만난 것도 행운인데 그 분께서 ‘PM’을 해보라, 태희씨는 사람의 마음을 읽는 능력이 있으니 잘 맞을 것이다-라고 제안해주셔서 통역 외에 다른 일도 해 볼 용기를 낼 수 있었습니다. 사실 통역을 하고나면 ‘제 생각을 어떻게 그렇게 잘 아시고 저보다 더 정확하게 전달하셨어요?’ ‘와 진짜 속이 다 시원해요’와 같은 피드백을 종종 받게 됩니다. 뭐 독심술 같은 것은 아니고 사실 통역대학원에서 배운 스킬 중 하나에요. 저희들 끼리는 ‘행간을 읽는다’라고 하는데, 결국 연사의 말을 들으며 즉각적으로 논리를 파악하고 들리는 언어적 정보 뿐만 아니라 문장과 문장 사이에 존재하는 논리를 투영하여 의미를 전달하는 연습을 반복합니다. 언어적 그리고 비언어적 정보를 통해 논리와 맥락을 파악하는 것의 진짜 benefit은 높은 확률로 다음을 예측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한국어와 영어처럼 어순이 다른 언어로 동시통역을 하려면 반드시 필요한 기술이죠. (한국어를 영어로 동시통역할 때, 아직 문장 내 서술어를 듣지 못했음에도 미리 예측하여 영어의 동사에 반영해야 하니까요.) 이것이 실무에서는 ‘다음 스텝을 예측하고 미리 대비할 수 있는 여력”을 줍니다. 함께 일하는 동료 또는 상사의 피드백을 예측하고 그 부분에 대한 답변을 준비하거나 가능하다면 미리 반영하여 전달 할 수 있습니다. 또 타 부서에서 업무 협조 요청을 받아 자료를 정리해서 보내야 하는 경우, 요청한 부서의 목적이 예상이 잘 안 될 때는 망설이지 않고 찾아가 여쭤봅니다. 요청하신 자료에서 확인하고자 하시는 내용이 무엇인지 들어보고 자료 구성 방식을 논의하여 진행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결국 시간은 시간대로 쓰고, 봐도 써먹을 것 하나 없는 자료만 전달하게 될테니까요. 그래서 그런지 그렇게 회사에서 돌아다녀요 ㅋㅋㅋ 정작 자리에 앉아서 일하는 시간이 길지는 않은데 업무를 같이 진행하는 사람들의 의중을 파악하는 것에는 시간을 아끼지 않습니다. 메신저.. 전화.. 편리하긴 하지만 의중을 파악하는데 유용한 ‘비언어적 정보’를 파악할 수가 없어서 그닥 선호하지 않습니다. 자리에 계시면 일단 찾아갑니다. 누군가의 업무 효율성이 떨어질 때, 잘 보면 필요한 스킬이 없거나 자료가 없어서인 경우는 별로 없습니다. 요청한 내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서 엉뚱한 것에 시간을 허비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리고 업무의 마지막 타자가 아니고서야 그 일을 이어받는 사람이 반드시 있을텐데 나만을 위한 작품을 만드는 경우가 많아요.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 요청한 분에게 여쭤보세요. 그것이 어려운 상황이라면 그 일이 나에게 오기까지의 과정을 잘 복기해보세요. 그 스텝과 스텝 사이에 반드시 맥락이 있고 그 맥락을 바탕으로 정확한 목적을 파악할 수 있을 거예요. 논리에 기반하여 연사가 이 말을 왜 하는지, 그래서 다음에 할 말이 무엇인지 예측하던 연습 덕분에 나에게 왜 이 업무를 요청했는지, 내가 마무리하면 다음 타자는 내가 완료한 것을 바탕으로 무엇을 할 지 예상해보고 그 사람이 편하게 일 할 수 있으려면 나는 무엇을 어떤 상태로 넘겨줘야 하는가를 고민하고 반영하려고 노력합니다. 통역이 연사와의 케미가 좋아야하는 것처럼 프로젝트가 잘 굴러가려면 그 안의 구성원들과의 케미도 중요하니까요 🙂 그리하여 지금 진행중인 프로젝트도 ‘속이 다 후련하게’ 마무리 되길 기도합니다 🙂

알림

알림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