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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호하는 '해답'만을 찾는 사람 ] 01. 얼마 전 연구 기획 분야에서 일하는 분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이런 질문을 드린 적이 있습니다. "제가 기획하는 것들이 너무 제 취향으로 흐를까 봐 고민

[ 선호하는 '해답'만을 찾는 사람 ] 01. 얼마 전 연구 기획 분야에서 일하는 분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이런 질문을 드린 적이 있습니다. "제가 기획하는 것들이 너무 제 취향으로 흐를까 봐 고민될 때가 많아요. 연구 기획 분야는 비교적 객관적인 데이터와 자료가 있으니 그런 경우가 거의 없죠?" 02. 그분의 대답은 엄청 단호했습니다. "아니에요. 저흰 가설을 세울 때부터 취향이 반영되는걸요. 심지어 결과값이 나와도 그걸 어떻게 바라보고 어떻게 접근할지가 모두 취향이라고 봐도 될 정도예요." 03. 자기만의 취향이 있다는 건 기획 일을 하는 데 분명 도움이 될 때가 많습니다. 그게 강점으로 작용할 때도 제법 있고요. 하지만 늘 그렇듯이 과할 때 문제가 되는 것 같아요. 취향을 이미 답으로 정해놓고 시작하는 경우가 대표적이죠. 04. 함께 일했던 분 중에 '기-승-전-굿즈'였던 분이 있습니다. 어떤 프로젝트를 해도, 어떤 목표와 타깃이 있어도 그분의 답은 늘 '그럼 굿즈를 만들자'였죠. 물론 그 가운데는 좋은 아이디어도 존재했지만 모든 가능성을 닫아버린 채 출발하는 회의는 생산적일 수가 없었습니다. 에너지의 대부분을 본인의 답이 왜 맞는지 뒷받침하는 데만 써야 했기 때문이죠. 05. 극단적인 예를 들었지만 대부분 기획 일을 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선호도에 따라 이미 해답을 가지고 출발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저 역시도 누군가에게는 그렇게 비춰질 수 있겠죠. 그래서 예전에 일하던 조직에서는 이 문제를 조금 소프트하게 해결해 보고자 한 가지 회의 규칙을 정했습니다. 06. 자신이 가장 자신 있어 하는, 또 가장 좋아하는 솔루션 하나는 제외하고 아이디어를 도출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자 각자 이실직고하며 한 가지씩 제한 장치를 두기 시작하더라고요. "저는 오프라인 행사하자는 의견은 제외하고 아이디어를 짜볼게요."부터 "저는 그럼 인플루언서 활용하자는 건 빼고 말씀드리겠습니다."하는 식으로 고해성사가 이어졌습니다. 07. 근데 생각보다 이 방법은 효율적이었습니다. 자신의 무기 하나씩을 내려놓은 채 자유롭게 토론을 이어가다 보면 어느 순간 정말 많은 대안들이 보이기 시작하더라고요. 특히 '안되면 그거 하지 뭐'라고 생각하던 태도가 사라지니 적당한 긴장감도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08. 그리고 정말 제 취향에 가까운 대안이 필요할 땐 동료들이 먼저 끄집어 내주더라고요. 결국 그 방법으로 가는 게 맞겠다고 말이죠. 그러니 제가 주장하지 않아도 결국 제가 잘하고 선호하는 솔루션들은 자석처럼 끌려오는 느낌이었습니다. 09. 꼭 이렇게 주변 사람들과 함께 하지 않아도 좋습니다. 혹시 내가 너무 취향에 기댄 해답을 제시한다 싶을 땐 스스로 하나씩 허들을 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거든요. 자신이 가장 자신 있고 좋아하는 것을 우선 내려놓고서 그 다음 가능성들을 체크해 보면 되는 거죠. 자기 객관화라는 그리 거창한 건 아니니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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