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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많은 사람들이 디즈니의 핵심 경쟁력을 ‘IP’나 ‘자본력'으로 생각하지만, 디즈니가 가진 가장 큰 파워는 그동안 디즈니가 쌓아온 ‘어피니티(Affinity)'에서부터 나옵니다. 2. 과장을

1. 많은 사람들이 디즈니의 핵심 경쟁력을 ‘IP’나 ‘자본력'으로 생각하지만, 디즈니가 가진 가장 큰 파워는 그동안 디즈니가 쌓아온 ‘어피니티(Affinity)'에서부터 나옵니다. 2. 과장을 조금 보태면, 흔히 '친밀함' 혹은 '밀접함' 등으로 번역되는 ‘어피니티’는 사실상 디즈니 비즈니스의 전부라고도 할 수 있는데요. 3. 잘 아시겠지만, 디즈니는 콘텐츠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친밀한 감정을 느끼도록 만드는 데 있어서 전 세계 그 누구보다 탁월합니다. 하지만 이런 감정적 친밀감은 그동안 디즈니가 구축해온 어피니티 게임에서는 지극히 일부분에 불과합니다. 4. 디즈니와 디즈니 산하의 스튜디오들은, 전 세계 그 어떤 콘텐츠 회사들보다 자신들이 만들어낸 캐릭터와 이야기들을 밀접하게 연결시키고 있으며, 디즈니는 이들을 굿즈 판매와 테마파크 비즈니스를 연결하는 일에도, 심지어는 인수한 회사들 사이에서의 밀접한 연결 관계를 만들어내는 일에도 굉장히 탁월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5. 일례로, 디즈니가 픽사, 마블, 루카스필름, 20세기 폭스 등 매력적인 IP를 가진 회사를 인수한 것 자체도 굉장히 놀라운 일입니다만, 사실 그보다 더 놀라운 건 인수 이후에 벌어진 일들입니다. 6. 보통 수십억 달러의 인수가 진행되고 나면, 기존의 CEO가 인수된 이후에도 계속 살아남는 경우는 그리 흔하지 않은데요. 특히 경영의 탁월함이 아니라, 창의성을 기반으로 하는 콘텐츠 회사의 경영진들이 인수 후에 그 자리를 지키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7. 그런데 디즈니는 이들을 내치지 않고, 이들이 더욱더 좋은 퍼포먼스를 낼 수 있도록 지원했고, 그럼으로써 인수한 회사들과의 밀접한 비즈니스적 연관성을 만들어냈습니다. 어피니티를 구축한 것이죠. 8. 그렇게 픽사와 마블을 인수하면서 구축한 성공 사례가 루카스 필름과 20세 폭스의 인수로 이어졌고요. 9.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제 팬들은 디즈니가 더 많은 IP 회사를 소유하기를 바랍니다. 그 이유는 굉장히 단순한데요. 디즈니가 자신들이 좋아하는 콘텐츠를 훨씬 더 잘 만들고, 훨씬 더 잘 팔기 때문이죠! 10. 스파이더맨의 판권을 가진 소니는 이미 스파이더맨 영화의 크리에이티브를 마블에게 맡겼습니다. 마블이 자신들보다 무엇을 해야 할지를 더 잘 알고, 더 잘 만드니까요. 11. 이처럼 일반적으로는 '브랜드 자산'이라고 뭉뚱그려서 표현되지만, 디즈니의 진짜 경쟁력은 그동안 축적해온 '어피티니 레버리지'입니다. 12. 그리고 디즈니가 구축해온 어피니티 레버리지는 사실 콘텐츠 비즈니스의 핵심과도 맞닿아 있는데요. 13. 콘텐츠 비즈니스에서는 “관객으로부터 얼마나 큰 사랑을 받느냐?”가 제일 중요합니다. 다만, 여기서 진짜 흥미로운 건 콘텐츠 제작에 100만 달러를 더 쓴다고 해서 더 사랑을 받고, 덜 쓴다고 해서 덜 사랑받는 게 아니라는 점인데요. 제작비는 중요하지만, 제작비의 차이가 비즈니스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아니라는 말이죠. 14. 그래서 그보다 중요한 건, 하나의 사랑받는 IP나 콘텐츠가 나왔을 때 이를 통해서 더 큰 비즈니스를 만들어낼 수 있는 '상호보완적인 어피니티를 구축할 수 있느냐'가 콘텐츠 비즈니스에서는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콘텐츠 제작에 돈을 얼마를 더 쓸 것이냐, 말 것이냐'를 가지고 논쟁을 하는 것보다 '얼마나 어피니티를 더 잘 구축하고 있느냐'가 훨씬 더 중요하다는 말입니다. 15. 그런 면에서 코로나 팬데믹 상황으로 약간 위축되긴 했지만, 디즈니가 가진 테마파크와 리조트 사업은 어피니티 측면에서는 전 세계 그 어떤 콘텐츠 사업자도 따라하기 어려운 압도적인 비즈니스 파이프라인입니다. 특히나 요즘처럼 부동산 가격이 전 세계적으로 폭등하는 상황에서는 더더욱 그렇죠. 16. 디즈니플러스 또한 단순히 OTT 서비스 차원이 아니라, 어피니티 차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디즈니에게 디즈니플러스는 넷플릭스처럼 사업의 전부가 아니라, 영화라는 방식 이외에도 새로운 캐릭터들을 등장시키고 사랑받게 만들 수 있는 하나의 창구인 셈이니까요. 17. 실제로 디즈니는 굉장히 영리하게 디즈니플러스를 통해서 계속해서 새로운 캐릭터들을 등장시키고 있습니다. 바꿔 말하면, 디즈니는 디즈니플러스를 활용해 본인들이 가장 잘하는 어피니티 게임을 이미 하고 있는 것이죠. 18. 그렇게 디즈니플러스를 통해서 사랑받는 캐릭터나 IP가 등장하면, 디즈니는 본인들이 가진 모든 자산을 총동원해서 그 캐릭터나 IP가 가진 비즈니스적 가치를 극대화할 겁니다. 그게 그동안 디즈니가 해온 어피니티 게임이니까요. 19. 그런 면에서 보면, 디즈니 전 CEO인 밥 아이거가 한 말이 섬뜩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는 과거에 이렇게 말한 적이 있는데요. “마블에는 5~6천 개의 캐릭터가 있는데, 아직 2%밖에 그 가치를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고요. 20. 디즈니가 하는 비즈니스를 'IP 게임'이라고 생각해도 무서운 말이지만, 이 메시지를 어피니티 관점에서 보면 더 무서운 메시지가 될 수 있습니다. 21. 하나의 히트 콘텐츠가 나왔을 때 디즈니만큼 폭발력 있게 영향력과 비즈니스적 가치를 만들어내는 회사가 없는 상황에서, 아직도 디즈니는 자신들이 가진 자산의 극히 일부부만 활용하고 있다는 말이니까요. 그것도 심지어 디즈니 전체가 아니라, 산하 스튜디오에 불과한 마블에서만 고작 2% 정도를 활용하고 있다는 셈이니까요. ++ 벤처투자자인 매튜 볼(Matthew Ball)의 2019년에 쓴 글 을 노안주 님께서 번역해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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