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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어릴 때는 일희일비를 많이 했어요. 화도 내고 휩쓸려도 다녀봤는데 그게 부질없더라고요. (모든 일은) 멀리서 보면 다 코미디에요. 2. 잘 나가든 못 나가든 동료들끼리 머리 맞대고 짜면 거기

1. 어릴 때는 일희일비를 많이 했어요. 화도 내고 휩쓸려도 다녀봤는데 그게 부질없더라고요. (모든 일은) 멀리서 보면 다 코미디에요. 2. 잘 나가든 못 나가든 동료들끼리 머리 맞대고 짜면 거기서 만들어지는 감각이 있어요. 그런데 설 무대가 없으면 그 ‘감’이 아예 떨어지더라고요. 무엇보다 내가 선택한 일이 외부적 요인으로 꺾인다는 게 자존심이 상했어요. 그런 방식으로 (다시는) 초라해지긴 싫더라고요. 3. (그래서) 곧장 낙원상가로 가서 컴퓨터를 사고 마이크를 샀어요. 지인 사무실에 책상 하나 놓고, 겁도 없이 팟캐스트 ‘비밀보장’을 시작했죠. 모르니까 신기하니까, 내가 벌이는 일이 어떤 우연을 만들어낼지도 모르고 벌렸어요. 재미난 콘텐츠 한번 해보자고. 4. (저는) 유행어도 없고 (코미디로) 크게 웃기지도 못했어요. (반면) 코미디 연기 잘하는 친구들은 따로 있어요. 숙이, 봉선이, 영미, 신영이 같은 후배들 보면 경이로워요. 많이 부럽죠. 5. 그런 천재들을 보면서 깨달았어요. 내가 바라는 것과 내가 잘하는 것은 다르구나 대신 저는 순발력과 말재간이 있고, 사람에 대한 호기심이 많았어요. 6. (즉) 제가 잘하는 건 ‘잘 들어주는 것’과 ‘새것을 탐구하는 것’ 그리고 ‘친구들과 재미난 일 벌이는 것’이었어요. ‘아, 나는 공동작업을 할 때 반짝반짝 빛나는구나.’ 7. 1등보다 잘하는 걸 하자고 결정하고 나니까 힘 줄 것과 포기할 게 보이더라고요. 제가 올해 50살인데, 앞자리 숫자가 바뀌고 나니 더 기대가 돼요. 8. “저희 유튜브 ‘비밀보장’의 구독자가 47만 정도 돼요. 오래 한 것에 비하면 성장 속도가 더딘 편이죠. 예전엔 사람 끄는 법을 몰라서, 지금은 알아도 일부러 속도를 조절하고 있어요. 온라인에 노출되는 섬네일을 자극적으로 뽑으면 더 빨리, 더 많이 호객이 되겠지만, 그냥 천천히 가려고요. 9. 직원들이 “왜 이런 제목이 안 돼요?”라고 물으면 제가 그래요. “그게 우리가 싫어하던 가십 기사와 뭐가 달라?” 그 말에 공감하는 사람은 어떻게든 다른 길을 찾더라고요. 10. (그리고 저에게는) 진짜 재밌으면 사람들이 결국 ‘알아본다’는 믿음이 있어요. 게다가 유튜브를 뛰어넘는 플랫폼이 계속 나오고 있으니까. 그때까지 재미와 평가의 밸런스가 맞추도록 노력은 최대한 하면서요.” 11. (그리고 냉정하게 따지면) 콘텐츠 만들 때 (사용하는) 편집 기술과 포맷은 사실 거기서 거기예요. 다 훌륭하죠. (하지만) 프로그램이 더 나아가려면 포용의 공간이 많아야 해요. 창작자가 시야가 넓은가? 들을 귀가 있는가? 그 모습을 테크닉으로 보여줄 수 있나? (저는) 그걸 예민하게 체크하는 편이에요. 창작자든 출연자든 결국 우리랑 결을 맞출 수 있을까가 중요해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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