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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떤 리듬으로 살아가볼까 ] 01. 예전에 미국 잡지에 소개된 한 트러커(trucker) 유튜버를 본 적이 있습니다. 미국 중서부에서 엄청 큰 화물 트럭을 운전하는 분이었는데 별다른 콘텐츠 없

[ 어떤 리듬으로 살아가볼까 ] 01. 예전에 미국 잡지에 소개된 한 트러커(trucker) 유튜버를 본 적이 있습니다. 미국 중서부에서 엄청 큰 화물 트럭을 운전하는 분이었는데 별다른 콘텐츠 없이 미국 고속도로를 횡단하는 내내 차 안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 모습을 영상으로 찍어 올리는 분이었죠. 02. 어떤 날은 본인이 살아온 얘기를 해주고 또 어떤 날은 시청자들이 올려준 질문에 자기 생각을 덧붙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재미 포인트는 의외의 지점이었습니다. 화면은 늘 차의 진행 방향인 앞쪽을 비추고 있는데 그 모습을 통해 미국 중부의 광활하면서도 아름다운 풍경이 그대로 펼쳐지거든요. 옆에선 계속 트러커의 목소리가 들려오니 정말 같이 한 차를 타고 이동하며 이야기를 나누는 느낌이었습니다. 03. 이처럼 그 특유의 리듬감이 좋아서 선택하게 되는 콘텐츠들이 있습니다. 꼭 대단한 정보를 전해주거나 미친 속도의 편집으로 5초마다 웃음을 유발하는 영상이 아니어도 그냥 그 콘텐츠가 흘러가는 방식이 나와 잘 맞는 경우인 것이겠죠. 04. 최근에는 그림 그리는 유튜버인 '이연'작가님의 채널이 꽤 흥미롭게 다가왔습니다. 사실 이 채널도 콘텐츠 자체는 아주 특별할 것이 없습니다. 그저 그림을 그리는 중간중간 작가가 직접 자신의 머리와 마음속에만 담겨있던 이야기를 이리저리 풀어내는 것 뿐이거든요. 주제도 너무 거창하거나 너무 deep한 것은 없습니다. 누구나 새벽 머리맡에서 홀로 맥주 한잔하다 보면 떠올릴 수 있는 화두들이죠. 05. 그런데 슥삭슥삭 하며 그림 그리는 소리 사이로 입혀지는 멘트들이 꽤 마음을 편하게 합니다. 눈은 그림을 따라가지만 어느 순간에 이르러서는 또 이야기에 집중하게 되죠. 최근 이연 작가의 인터뷰 내용을 우연히 보게 됐는데 거기엔 이런 말이 있었습니다. 06. "저는 보편적인 리듬을 다른 사람들보다 빨리해 내는 모범생이었고, 거기서 자부심을 느꼈는데, 나중에 그게 내 리듬이 아니란 걸 알았을 때 큰 충격을 받았어요. 정말 열심히 몰입했던 삶이 사실은 내 것이 아닌 것을 굉장히 열심히 해온 것이었다는 걸 알았을 때의 배신감 같은 것을 느꼈거든요. 그래서 제 리듬을 찾고 싶어진 거죠." 07. 정말 공감 가는 말이었습니다. 요즘은 콘텐츠든 라이프 스타일이든 그 리듬까지 뭔가 표준화가 되어가는 느낌이 들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각자의 리듬은 DNA 만큼이나 다양하고 또 고유한 영역이라는 생각에 훨씬 무게가 실립니다. 그러니 '장점'이나 '경쟁력'이라는 단어만큼은 아니어도 내 리듬을 잘 지키고 발전시켜서 이를 무기로 삼는 것도 중요해 보입니다. 08. 한때는 '너 자신에게 집중해라', '너의 삶을 살아라'는 말이 참 막연해 보였는데 이제 그 말의 뜻을 조금은 알 것도 같습니다. 한편으로 그건 '너만의 리듬을 찾고 그 리듬으로 움직여라'는 뜻이기도 한 것이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제가 좋아하는 박막례 할머니의 어록으로 이 글을 마쳐봅니다. 09. "왜 남한테 장단을 맞추려고 해. 북 치고 장구 치고 니 하고 싶은 대로 치다 보면 그 장단에 맞추고 싶은 사람들이 찾아와서 춤추는 거야. 그러니 남의 장단에 맞추지 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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