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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몰 브랜드에도 '아키텍처'가 필요할까요? ] 01. 브랜드 아키텍처(Brand Architecture)란 꽤나 오래된 개념입니다. 일종의 브랜드 계층 구조를 의미하는 단어인데, 우리 회사에

[ 스몰 브랜드에도 '아키텍처'가 필요할까요? ] 01. 브랜드 아키텍처(Brand Architecture)란 꽤나 오래된 개념입니다. 일종의 브랜드 계층 구조를 의미하는 단어인데, 우리 회사에 두 개 이상의 브랜드가 존재하거나 혹은 하나의 브랜드 안에서 독립된 요소가 다시 브랜드의 성격을 가지게 될 때 이들 간의 관계를 규정하는 일입니다. 쉽게 말하면 '여러 브랜드를 가장 적절한 자리에 배치하여 관리하기 위함'이라고 볼 수 있죠. 02. 이 구조에는 크게 Branded House 와 House of Brands라는 (비슷해 보이지만 전혀 다른) 두 가지 타입이 있는데요, 전자는 애플이나 애플 워치, 애플 티비, 애플 뮤직 등 누가 봐도 우리네 자식들이라는 것을 강하게 어필하는 방식이고 다른 하나는 P&G나 코카콜라처럼 누군가 말해주기 전까지는 이 자식이 내 자식인지 분간조차 모를 정도로 독립적인 브랜드들을 두는 방식입니다. 03. 여기에 2000년대 즈음하여 Hybrid Brand라는 개념이 하나 더 추가됩니다. 그들의 말로는 독립적인 브랜드를 내세우되 또 한편으로는 우리네 자식임을 알아볼 수 있게 하기 위함이라고 하는데요, 설명은 거창하지만 최근엔 powered by OO, by OOO company처럼 모기업이나 모 브랜드를 표기하는 수준에서 정리된 느낌입니다. (일각에선 이를 가문의 문장을 뜻하는 'Arms'라고도 부르죠.) 04. 하지만 제가 이 장황한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과거에는 이 개념이 기업이나 그룹사 수준의 브랜드 매니저들에게나 필요한 고민이었는데, 이제는 스타트업은 물론 스몰 비즈니스나 1인 기업, 심지어 퍼스널 브랜딩에도 필요한 개념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하물며 유튜브 크리에이터들에게는 서브 채널명을 무엇으로 할지 고르는 것 또한 크게 보면 브랜드 아키텍처를 만드는 것과도 닿아있는 셈이죠. 05. 저는 매력적인 브랜드 아키텍처를 만들기 위해서는 우선 '하나의 브랜드로 만들 가치가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크기와 영향력을 모두 배제하고서 우리 집(house)에 이 브랜드를 하나 더 들여놓아야 할 이유가 명확한지를 따지는 것이죠. 혹시라도 지금 집안에 있는 것들로 그 역할을 충분히 해낼 수 있다면 굳이 새로운 브랜드를 만들지 않는 게 더 현명한 결정입니다. 06. 이왕 만들기를 결정했다면 바로 들여놓기에 앞서 우선 우리 집(house)에 잠시 동안만 머물 수 있게 임대를 주는 것도 방법입니다. 즉 파일럿으로 브랜드를 만들어 본 다음 진짜 런칭을 할 것인지 말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이죠. 정해진 기간과 목표를 바탕으로 운영해 본 후에 냉정한 분석을 통해 다음 스텝을 정하는 방식입니다. 브랜드란 것이 참 신기한 게, 있을 때는 잘 모르지만 또 그 존재가 사라진다고 하면 재평가가 들어가거든요. 그러니 의도적인 시한부를 선고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입니다. 07. 마지막은 우리도 지키지 못할 아키텍처를 만들지 말자는 것입니다. 간혹 회사의 성장이 가팔라질 때쯤 브랜드 에이전시에 아키텍처 관리를 의뢰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럼 대부분 현란한 포트폴리오와 장밋빛 청사진을 돌려받게 되는데 이게 우리 집(house)과 얼마나 어울릴지는 사실상 미지수입니다. 누군가 우리집 에 들어와 정리 정돈을 말끔하게 해줬다고 해서 내가 앞으로 평생 그 질서를 유지하며 살 수 있다는 보장은 없으니까요. 그러니 가장 중요한 핵심은 아키텍처의 문제점을 짚고, 어떤 방향으로 해결되었으면 한다는 정확한 관점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08. 누구나 브랜드에 관심이 많은 시대고 또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브랜드를 만들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브랜드가 둘 이상 늘어나면 당연히 '관계를 관리'하는 롤이 따라붙습니다. 그리고 이는 정성이나 노력의 문제라기 보다는 말 그대로 '구조(achitecture)'를 만들고 배치하는 작업에 가깝습니다. 사람으로 치면 '내가 더 잘할게'가 아닌, '우리 서로 이건 하지 말기로 하고, 이 땐 이렇게 해결하기로 하자'는 규칙을 만드는 것이죠. 09. 저는 작은 브랜드를 위한 아키텍처들에도 많은 연구와 케이스스터디가 이뤄지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현학적인 수사보다는 진짜 관리하고 경험하고, 관계를 만들어 본 사람들의 생생한 증언이 이어지면 좋겠습니다. 우리가 좋은 집을 꿈꾸는 타이밍은 평면도나 단면도를 들여다보는 때가 아니라 누군가가 잘 살고 있는 이상적인 집을 볼 때니까 말이죠. 10. 그리고 꼭 그 집을 큰 저택이나 고급 주상복합으로만 설명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원룸 같은 스몰 비즈니스도 있고 기숙사나 공동 주택 같은 커뮤니티 브랜드도 있으니까요. 작금의 시대와 상황을 잘 보여줄 수 있는 그런 브랜드 아키텍처들이 세상 밖으로 많이 나오기를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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