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평범한 christian 직장인 일기 #1 아들이 초등학생이 되었습니다. 초등학교는 집에서 버스 한 정거장 + 200미터 정도 더 걸어가야 하는 거리에 있습니다. (이래서 대규모 아파트 단지
어느 평범한 christian 직장인 일기 #1 아들이 초등학생이 되었습니다. 초등학교는 집에서 버스 한 정거장 + 200미터 정도 더 걸어가야 하는 거리에 있습니다. (이래서 대규모 아파트 단지에 사나 봅니다) 오늘은 제가 아들을 등교시켜야 합니다. 이모가 많이 아파서 오늘은 도와 줄 수 없고, 딸이 어제 밤부터 컨디션이 안 좋아서 아내가 돌봐야 합니다. 오늘 따라 몸이 피곤하고 마음도 무겁습니다. 하필 이런 날 내가 등교 당번이라니… 아들과 밖에 나와 버스를 기다립니다. 아들에게 걸어서 학교에 가자고 제안했지만 거절 당했고, 오히려 택시를 타자고 하길래 거절했습니다. 얇은 점퍼를 입고 나온 날은 날씨가 더 춥습니다. 버스 정류장 전광판에는 도착 11분 전이랍니다. 오늘은 일진이 안 좋으려나 봅니다. 오돌오돌 떨며 만원 버스에 탔습니다. 아들은 흔들리는 버스 안에서 봉을 잡았다 놨다 써커스를 하며 앞뒤 양옆 형 누나에게 이리저리 쿵쿵거립니다. 왜 시험은 한 번에 몰려 오는 걸까요… 버스에서 내려 200미터를 터벅터벅 걸어가며 이녀석을 얼른 학교에 들여 보내고 회사로 갈 생각만 했습니다. 정문에 들어서 잘 다녀오라고 머리를 쓰다듬고 가려는데 다른 엄마 아빠들은 아들 딸이 교실로 들어가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도 가만히 아들의 뒷모습을 바라보았습니다. 잠깐만 보려고 했는데 녀석이 씩씩하게 걸어가는 모습을 보니 뿌듯하기도 하고 매일 가는 학교 얼마나 가기 싫을까 짠하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교실로 들어가는 사라진 아들을 보며 뒤 돌아 회사를 향하는데 왈칵 눈물이 쏟아졌습니다. 아들이 행여나 교실로 가는 방향을 잘 못 찾지 않을까 가다가 넘어지지 않을까 걱정하는 엄마 아빠 마음을 떠올리니 하늘에 계신 아버지도 내가 아들을 사랑하는 것처럼 나에게 눈을 떼지 않고 바른 길로 갈 수 있도록 지켜주시고 보호해 주시는 사랑이 느껴졌습니다. 내가 잘 못된 길을 갈까봐 얼마나 걱정하실까 내가 넘어지기라도 하면 나보다 더 마음 아파하며 달려와서 내 손을 잡고 일으키시며 안아 주며 괜찮다고 위로해 주실까 지금 커리어가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고 불평하고 이 길이 맞는지 걱정하거나 방황하는 분이 있다면, 이야기해 주고 싶습니다. 지금 잘 가고 있습니다.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으니 걱정하지 말고 지금 자리에서 열심히 하면 됩니다. 다음에 가야 할 길은 때가 되면 자연스럽게 찾아올겁니다. p.s 퇴근하면 아들에게 잘 해줘야지 생각했는데.. 아침에 그렇게 당부한 준비물을 빠뜨렸다는 소식을 듣고 또 잔소리를 했습니다.. 나는 연약한 인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