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 논문에서 글을 탄탄하게 하려면 문장력이 아니라 근거가 필요하잖아요. 소설에서는 논리적으로 말이 되면서 문장이 좋고 감정의 흐름이 자연스러워야 하고요. 그런데 둘이 크게 멀지 않아요. 보고서가
"연구 논문에서 글을 탄탄하게 하려면 문장력이 아니라 근거가 필요하잖아요. 소설에서는 논리적으로 말이 되면서 문장이 좋고 감정의 흐름이 자연스러워야 하고요. 그런데 둘이 크게 멀지 않아요. 보고서가 문장이 좋으면 글이 좋아요. 소설도 마찬가지로 근거에 도움을 받아요. 김초엽 작가님이 이를 잘하고 계신다고 생각하는데, 공부를 하면 문제를 찾는 능력이 생겨요. 질문을 던지는 연습을 하게 되죠. 자료를 많이 찾아볼수록 몇 단계 깊이 들어간 질문을 하게 되잖아요. 김초엽 작가님도 『사이보그가 되다』를 쓰면서 형성된 문제의식이 소설에 반영이 됐고요. 높은 차원의 질문을 던지잖아요. 연구를 하면 그런 질문으로 소설을 쓰게 돼요." "직업 만족도는 전체적으로 안 좋은데, 매우 좋은 순간들이 있어요. 성취감이 있고요. 제가 좋아하는 일이라는 느낌이 들어요. 계속할 수 있는 일이죠. 그리고 제가 쓴 글이 저를 자꾸 다른 곳으로 보내요." "많이 변하긴 했지만, 소설가들은 대체로 비대면 업무를 하잖아요. 이전 연구를 보니 현재 팬데믹 시대에 하는 업무처리 방식을 이미 예견했더라고요. 그 시절 연구보고서를 보면 ‘이거 내가 지금 하고 있는데’ 싶어요. 작가가 의외로 미래의 직업이라는 생각이 들었죠. 몇 년 전부터 이미 책을 내기까지 편집자를 한 번도 안 만나도 됐어요. 종이가 오갈 필요가 없어졌으니까요.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이런 맥락에서 일거리는 계속 있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