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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디자인은 아니다. 그러나 디자인은 모든 것과 관련 있다.” — 디자인으로 세상을 배웁니다. * K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 디자인 커리어를 이어 오면서 몇몇의 인상적인 소위 “뼈자

“모든 것이 디자인은 아니다. 그러나 디자인은 모든 것과 관련 있다.” — 디자인으로 세상을 배웁니다. * K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 디자인 커리어를 이어 오면서 몇몇의 인상적인 소위 “뼈자이너”들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이들을 만나 같은 공간에서 함께 일한 경험은 저 자신을 자극하기도 했고 성장시키기도 했던 참 고마운 경험이었습니다. 그리고 업무의 R&R이 비교적 분명하여 디자인적 판단이 필요한 범위에서 디자인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었던 환경에서 계속적으로 일해 왔던 경험은 지금 돌아보면 참 흔치 않은 행운이었습니다. 아마 당시 막 스마트폰이 개발되고 스티브 잡스라는 CEO가 혜성같이 등장하면서 그 이전부터 서서히 상승하던 디자인의 가치가 탄력을 받아 가히 “폭발” 수준으로 전세계의 비즈니스계를 흔든 시기였기 때문이라 생각이 듭니다. 스티브 잡스의 비즈니스를 통과하는 미학적 관점은 저에게는 아폴로호가 달에 착륙하는 것만큼 경이로웠습니다. “서체의 아름다움을 아는 CEO”는 인류 역사상 처음이었으니까요. 저는 행운이게도 이러한 디자인의 잠재력과 비즈니스 가치를 인식하는 클라이언트를 만나고 그러한 기업에서도 일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디자인을 살펴볼 때 삼성전자 이야기를 안할 수가 없는 것 같습니다. 1996년도에 삼성전자는 “디자인경영”을 선포하고 디자인을 독립적인 센터로 운영하면서 본격적으로 내부 디자인 역량을 기업의 핵심 역량으로 만들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예전에 에 실렸던 삼성전자 디자인경영의 과정을 다룬 글을 보면서 그룹 총수의 의지가 강력했음에도 실제 그 변화의 과정은 더디었고 디자인 문화가 확산되기까지가 얼마나 어려운 일이었는가를 알 수 있었습니다. 삼성전자도 그러할진대 2000년대 초반까지도 많은 기업들은 어느 부서 산하 디자인팀으로 많아야 10명 내외의 인원들로 구성되어 있으면서 요청사항을 처리하는 기능 외 디자인 사고를 통한 비즈니스 문제해결로서의 디자인을 이해하고 있지는 못했습니다. 디자인팀이 제품 출시를 위한 마지막 “외관의 장식”을 담당하는 기능만으로 존재했던 것이죠. “PPT 디자인”이라고 들어 보셨나요? 마케터나 기획자가 PPT로 문안과 이미지를 배치하고, 로고 위치도 지정하여 “디자인”을 합니다. 심지어 색상의 범위나 요소의 크기들도 세세히 지정합니다. 그리고 디자인의뢰서에는 제품의 속성외 별 다른 설명(제품의 출시배경, 시장상황, 목표, 고객정보, 사업전략 등) 없이 요청하는 것입니다. 마케터나 기획자가 이미 “디자인은 마쳤고” 더 예쁘게만 장식해주면 되기 때문에 다른 정보들을 제공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이 되어지는 것이죠. 놀랍게도 2000년 이후 22년이 지난 지금도 현업에서 이미 하나의 “디자인팀과 일하는 방식”으로 고착화 되어 남아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나마 다행이라고 해야할까요? 삼성전자, 현대카드, JTBC 등 각 업계에서 디자인을 핵심 역량으로 선정하고 독립부서로, 나아가 CEO 직속부서로 배치하여 전략적으로 디자인을 사용하고 있는 기업들의 사례 덕분에 디자인에 대한 인식이 조금 높아져 최소한 디자인의뢰서에 한 두 줄의 출시 배경과 전략을 기입해 요청한다는 것은 다행입니다. 그러나 여전히 레이아웃과 요소들의 색상이나 크기까지도 세세하게 지정해 전달하는 “PPT 디자인”의 방식으로 디자인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일하는 방식에 있어서 디자이너들의 일이 조금 더 존중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사실 색상의 범위나 문안의 배치, 요소들의 크기 등 세세한 요청사항을 보면 상충되는 것이 많고 그 요청대로 디자인에 적용하면 전략적 강조점이 모호해지거나 콘셉트의 맥락이 약화 되거나 차별화가 없는 전형적인 레이아웃이 나오거나 심미성 및 시각적 완성도가 떨어지는 결과물이 나오게 될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방식에서는 ***디자이너의 주된 역할은 이를 최소화하는 것 뿐***입니다. 디자인의 다양한 기능 중 가장 기초적인 기능에 주력하는 것이지요. 얼마나 낭비인가요? 또 얼마나 새로운 디자인이 나올 수 있을까요? 디자인을 통한 비즈니스의 혁신을 얼마나 이룰 수 있을까요? —————— 시대가 변해오면서 디자인의 정의나 역할도 함께 변화하고 진화해 왔습니다. 디자이너들이 교육받고 훈련하는 차원도 상당히 고도화 되고 있습니다. 어느 때보다도 세계와 비즈니스의 필요에 부응할 훌륭한 디자이너들이 양성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기업에 들어오는 순간 “PPT 디자이너”가 되어 버립니다. 디자인사고로 비즈니스 문제해결에 열정과 실력을 갖춘 디자이너들이 점차 타협하고 의지를 잃고 수동적이 되어 갑니다. 퇴사가 답이라던 선배, 한국에서는 디자인하면 안된다던 동료, 시키는 일만 하는 게 맘 편하다는 동료, 아예 디자인을 하지 않는다는 후배… 재능 넘치던 그 K들은 지금 어디에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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