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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질'은 위대하지만 '본질병'은 안 위대한 이유 ] 01. 브랜딩을 하다 보면 '본질'에 대한 탐구가 끊임없이 이뤄집니다. 솔루션을 만들고 적용하기 위해서는 우선 문제를 들여다보고 정의하는

[ '본질'은 위대하지만 '본질병'은 안 위대한 이유 ] 01. 브랜딩을 하다 보면 '본질'에 대한 탐구가 끊임없이 이뤄집니다. 솔루션을 만들고 적용하기 위해서는 우선 문제를 들여다보고 정의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죠. 그 과정에서 질문을 던지고 나름의 답을 찾아가다 보면 겉으로 맴도는 요소들 대신 본질이 되는 것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02. 다만 문제가 하나 있습니다. 세상에는 절대 변하지 않는 본질도 존재하지만 바라보는 사람에 따라, 시대에 따라, 환경에 따라 그 의미가 변하고 발전해가는 본질도 있거든요. 가방의 본질은 물건을 담는 것이지만 에르메스 백의 본질을 그런 기능 만으로 정의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03. 그런데도 본인이 바라보고 내린 답만이 본질이라고 착각하는 사례를 정말 많이 봅니다. 그보다 더 슬픈 건 마치 자신만의 답을 찾아놓으면 사람들이 곧 그 진가를 알아봐 줄 거라는 너무도 거대한 희망을 품고 있을 때죠. 사람들은 '본질'을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그 본질이 잘 발현된 상태로 나에게 다가오기를 원하는 것이니까요. 04. 그래서 저는 본질만큼이나 형태의 중요성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뱅 앤 올룹슨의 전설적인 디자이너 야콥 옌센이 이런 말을 했습니다. '영혼을 받아줄 그릇이 없다면 본질은 떠돌이가 된다.' 백 번을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는 말이라고 봅니다. 자신만의 답을 찾았고, 설사 그게 극한의 본질이라고 해도 결국 누군가에게 전달되려면 더없이 훌륭한 모습을 갖춰야 합니다. 05. 저는 브랜딩을 하는 사람들이 솔직해졌으면 좋겠습니다. 각자가 고민하고 연구한 노력을 진심으로 존경하고 그 또한 하나의 스토리라고 생각하지만, 너무 과한 의미 부여를 하는 순간 오히려 본질을 벗어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자신들이 찾은 본질에 집중해서만 이야기하고 오히려 이를 어떻게 펼쳐 보이고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했으면 좋겠습니다. 06. 더불어 타인이 규정한 본질들도 리스펙 해주면 좋겠습니다. 대다수의 브랜드들이 자신들의 이야기를 하며 마치 다른 브랜드는 고민이 얕았던 것처럼 평가절하합니다. 저는 오히려 그런 브랜드들이 훨씬 편협해 보이는 것 같습니다. 브랜딩이 멋진 이유는 다양한 브랜드들이 각자의 자기다움을 발현하고, 그중 우리를 알아보고 자신과 우리를 동일시하려는 팬들이 하나둘씩 생기는 그 과정이 아니던가요. 07. 그러니 주변을 의식하고 부정하는 브랜딩은 지양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타인을 깎아내려야 나다움이 생기는 건 아니니까요. 내가 찾은 본질을 이해해 줄 사람들을 위해서 어떤 모습으로 다가갈지를 진지하게 고민하는 브랜드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나 오늘부터 공부할 거니까 말리지마!'하는 친구 중에 공부 열심히 하는 친구가 극히 드물듯, '나 오늘부터 본질 찾을 거니까 말리지마!'하는 브랜드 중에 진짜 본질에 도달하는 브랜드를 많이 보지 못한 것 같거든요. 08. 오히려 본질을 찾고, 규정하고, 확인한 브랜드는 이미 움직이고 있습니다. 자신들이 생각한 형태를 만들고 이것이 우리가 생각한 본질과 맞는지 확인하며 더욱더 본질에 다가가고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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