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천히 꾸준히 자신만의 길을 가는 브랜드. 1️⃣ 이 슬로우스테디클럽을 이끌고 있는 원덕현 베네데프 대표는 국내 패션업계와 소위 ‘패피’들 사이에선 꽤 이름난 사람입니다. 2011년 런칭한 가
✅ 천천히 꾸준히 자신만의 길을 가는 브랜드. 1️⃣ 이 슬로우스테디클럽을 이끌고 있는 원덕현 베네데프 대표는 국내 패션업계와 소위 ‘패피’들 사이에선 꽤 이름난 사람입니다. 2011년 런칭한 가방 브랜드 블랭코브BLANKOF, 2015년에 시작한 범고래 로고의 패션 브랜드 네이더스Neithers도 모두 단단한 팬층을 형성하고 있어요. 2️⃣ 대입 실패와 취업 실패. 제 20대는 실패의 연속이었어요. 그래도 전 실패가 나쁜 게 아니라고 항상 얘기합니다. 실패가 저를 여기까지 오게 만들었어요. 실패가 결과가 되는 건, 그때 중단하기 때문이에요. 실패를 해도 포기하지 않으면 그건 과정일 뿐이거든요. 내 의지로 실패를 과정으로 만들겠다고 생각했어요. 성공할 때까지 포기하지 않겠다고요. 3️⃣ 제품 상세 설명에 공을 들였어요. 블랭코브의 룩북은 지금도 제품을 이런 식으로 설명해요. ‘크기는 총 27리터이며, 세밀한 내구성을 높이기 위해 바텍 봉제를 총 21번 완료하였습니다. 랩탑을 자주 소지하시는 분들께 추천드리며 175~187cm 정도의 신장을 가진 분들께 알맞은 크기입니다.’ 제품을 이유 없이 만들지 않았다는 것, 품질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어요. 4️⃣ 전 블랭코브를 디자인할 때, 가방 메는 사람을 떠올려요. 그리고 상상하는 거예요. 이런 사람은 어떤 기능을 원할까, 어떻게 입어야 편하다고 생각할까. 그 상상을 바탕으로 가방을 디자인합니다. 그래서 전 디자이너에게 가장 중요한 정신은 배려라고 생각해요. 5️⃣ 메종 마르지엘라Maison Margiela* 같은 공간을 만들고 싶었어요. 전 메종 마르지엘라가 옷 브랜드라고 생각하지 않거든요. 도쿄 쇼룸에 갔을 때 충격을 받았죠. 인테리어와 음악, 향과 옷걸이 같은 모든 요소가 마르지엘라를 말해주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옷이 브랜드를 완성하는 게 아니라 모든 요소가 하나가 됐을 때 진짜 브랜드가 완성되는 거구나, 하고 생각했어요. 6️⃣ 슬로우스테디클럽이 지향하는 스타일은 타임리스timeless예요.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키워드예요. 제가 가장 존경하는 디자이너 중에 한 명은 디터 람스Dieter Rams예요. 그가 디자인한 비초에Vitsoe*의 선반을 보세요. 시간의 구애를 받지 않잖아요. 옛날 것인 건 분명한데, 구식은 아니거든요. 전 그런 것을 하고 싶어요. 7️⃣ 저는 트렌드를 이끄는 회사를 만들고 싶지 않아요. 트렌드라는 건 늘 돌고 돌아서 오는 건데, 그걸 쫓아가다 보면 언젠가는 못 쫓아가는 순간이 오거든요. 그러면 올드한 회사가 되는 거잖아요. 전 자신의 방향대로 그냥 가는 회사는 올드해지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그건 깊이감이 있는 회사죠. 깊이 있고 잔잔하게 가고 싶어요. 8️⃣ 전 범고래를 보면 제가 살아왔던 길들이 보이는 것 같아요. 제가 패션 디자이너도 아니고, 건축을 배운 것도 아니고, 늘 이도 저도 아니고 애매하다고 생각했어요. 음악을 좋아하지만 뮤지션만큼 알지도 않고, 영화를 좋아하지만 감독만큼 아는 것도 아니에요. 그런데 이런 이도 저도 아닌 존재가 무언가를 대표하는 사람이 될 수도 있겠구나, 그런 생각을 고래를 보면서 해요. 희망의 상징인 거죠. 실제로 네이더스라는 이름도 둘 다 아니라는 니더neither에 s를 붙인 거예요. 9️⃣ 슬로우스테디클럽에서 파는 물품 중에 옷을 빼고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책이에요. 저희가 파는 책들은 모두 제가 영향을 많이 받았던 책들이에요. 전 어렸을 때부터 항상 옷은 비싸서 사지 못했기 때문에 책을 샀어요. 그때부터 책이란 건 가격보다 1000배까지도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5만원의 책에서 5000만원어치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요. 🤔 슬로우스테디클럽. 이름에서 부터 그 브랜드의 철학이 느껴진다고 생각했다. 트렌드를 쫓지 않고 자신만의 방향대로 꾸준히 가는 브랜드가 오래간다는 생각. 디터람스를 좋아하는 그 시선. 이런 것들 때문에 개인적으로 굉장히 좋아할 수 없었던 것 같다. 아마도 시간이 더 지나면 지날수록 더 단단해지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