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넷플릭스, 구글. 이 다섯개의 회사를 두고 언론은 FAANG이라고 명명했습니다. 이들은 전세계 디지털 경제를 지배하는 빅테크 기업이었습니다. 지난 해 이들의 시가총액은 6
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넷플릭스, 구글. 이 다섯개의 회사를 두고 언론은 FAANG이라고 명명했습니다. 이들은 전세계 디지털 경제를 지배하는 빅테크 기업이었습니다. 지난 해 이들의 시가총액은 6조달러(약 7500조원)에 달했습니다. 우리나라 GDP의 세 배가 넘고, 일본의 GDP보다도 큰 수치입니다. 이런 점에서 FAANG은 경외심을 일으키는 단어였습니다. 그러나 달이 차면 기울듯, FAANG도 조금씩 와해되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20일 넷플릭스의 주가가 하루 만에 35%나 떨어졌습니다. 시가총액은 67조원이 날아갔습니다. 넷플릭스 창립 이후 최악의 날입니다. 넷플릭스 주가가 급락한 이유는 전날의 실적발표 때문입니다. 넷플릭스는 1분기 유료회원이 전분기 대비 20만명 감소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넷플릭스 가입자가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은 2011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라고 하네요. 물론 넷플릭스 측도 할 말이 있습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러시아 시장에서 철수한 것이 가입자 감소의 결정적 원인이었기 때문입니다. 러시아에서의 넷플릭스 가입자가 70만명 정도였다고 합니다. 하지만 시장은 250만명 정도 가입자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했다는 점을 상기하면, 넷플릭스의 실적이 매우 실망스러운 것은 분명합니다. 특히 넷플릭스 측은 2분기에도 200만명 가량 유료회원이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OTT(온라인 스트리밍 비디오)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어 더이상 과거와 같은 급성장은 어려울 것이라고 보는 것입니다. 회사 측은 “수익 증가세가 상당히 둔화하고 있다”고 인정했습니다. 우리는 비슷한 모습을 지난 2월에도 본 적이 있습니다. 2월 3일 메타(구 페이스북) 주가가 하루 만에 26%가 내려앉았었죠. 메타 역시 실적 발표 다음날 주가 폭락 사태를 맞았습니다. 당시 메타는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했음에도 주가 폭락을 막지 못했습니다. 사상 처음으로 페이스북 이용자수가 줄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애플의 광고 정책 변경으로 타깃 광고가 어려워짐에 따라 페이스북 수익성에 투자자들의 우려가 더해졌습니다. 페이스북과 넷플릭스의 주가가 급락한 이유는 경쟁이 심해지면서 ‘압도적 시장점유율’이 약화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FAANG의 주가는 지금까지 ‘독점’을 기반으로 고공행진을 계속해왔습니다. 플랫폼 기업은 네트워크 효과 덕분에 한 번 시장을 선점하면 독점을 유지하기 쉽습니다. 이 때문에 FAANG의 독점은 계속될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페이스북과 넷플릭스는 플랫폼 기업의 장점을 유지하지 못하고 강력한 경쟁자의 등장을 맞이했습니다. 메타를 위협하는 경쟁자는 틱톡입니다. 마크 저커버그 CEO는 “우리가 빠른 속도로 규모를 키워도 우리 만큼이나 빠른 속도로 덩치를 키우는 경쟁자가 또 있다”며 “틱톡은 이미 강력한 경쟁자로 커졌다”고 인정했습니다. 메타는 틱톡에 대항하기 위해 숏폼 동영상 서비스 ‘릴스’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넷플릭스는 더 많은 경쟁환경에 놓여있습니다. 아마존프라임비디오, 훌루, 디즈니플러스 등 강력한 기존 경쟁자도 그대로 있고, 애플TV+, 피콕, HBO 등 새로운 경쟁자의 성장도 빠릅니다. 암페어 애널리시스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 스트리밍 비디오 시장에서 넷플릭스의 2020년 시장점유율은 29%에서 2021년 20%로 줄어들었다고 합니다. 두 회사가 플랫폼 기업으로서의 장점을 누리지 못한 이유는 시장환경의 변화 때문입니다. 메타의 경우 숏폼이라는 새로운 콘텐츠 형식이 대두되면서 텍스트와 이미지 중심이었던 서비스들이 약화되기 시작했습니다. 넷플릭스의 경우 오리지널 콘텐츠를 만들면서 플랫폼적 특성을 버리고 기존의 방송국과 같은 모습으로 변했습니다. 각 OTT 회사들이 차별화된 콘텐츠로 경쟁을 벌이고 있고, 이용자들은 콘텐츠를 따라 플랫폼을 바꿉니다. 최근 각국의 정부들이 빅데크의 독점을 규제하기 위한 다양한 규제정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시장이 정부보다 더 빠르게 빅테크의 독점을 견제하고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