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첫 인터뷰에 대해 페북에 올렸던 글인데 오늘 누군가 좋아요. 해주셔서 알람받은 김에 공유... ---- 요즘 인턴 지원자 분들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는데, 인터뷰 전에 항상 손에 땀나게 긴장되고
나의 첫 인터뷰에 대해 페북에 올렸던 글인데 오늘 누군가 좋아요. 해주셔서 알람받은 김에 공유... ---- 요즘 인턴 지원자 분들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는데, 인터뷰 전에 항상 손에 땀나게 긴장되고 배도아프고 그렇다. 왜 이렇게 긴장되나? 생각해보다, 나의 첫 인터뷰를 떠올렸다. 생각해보니, 난 첫 인터뷰 때 울었다. 펑펑 울었다. 나의 첫 인터뷰는 2002년 비트캠프 고급반 인터뷰였다. C++ 단기과정을 두달인가 듣고, 다음 단계로 4개월 고급 과정 (2개월 교육 + 2개월 프로젝트) 에 지원했는데, 돈 낸다고 다 합격시켜주는게 아니라 필기 + 학원사장님 인터뷰가 있었다. C++ 단기과정 들을 때 공부했던 걸 생각하면... 강근형 지도하에 학원 수업은 저녁 7시부터 2시간인데 아침 여섯시에 일어나서 보름달빵하나 사먹고, 학원 도서관가서 공부를 시작하고, 밥먹고, 중간에 같이 듣는 취업준비생 형들이랑 스터디하고, 또 혼자 공부하고 7시되면 수업듣고 고급반 강근형 수업끝날 때까지 기다리다가, 집에와서 강근형이랑 복습하고...학원수업과는 별개로 강근형이 정해준 책들 21일완성 책 3일에 완성하고 😑 이런 스케쥴이었다. 나는 2002년 월드컵을 밖에서 본적이 없다. 시합날이면 온갖 함성이 들리는 강근형 수헤이형 홍대 자취방에 얹혀살면서, 공부만 했다. 여태 놀았으니까 남들 놀때 우린 공부해야 한다는 강근형 생각에서였다. 대신 한국시합이 있는 날은 티비로 볼 수 있었다. 형이 맥도날드 햄버거도 사줬다. 이 때 강근형이 진짜 멋있는게, 먹여주고 재워주고, 닭꼬치도 항상 아쉽지 않게 두개씩 사줬다. 너같은 날라리는 졸업식에 올 수 없다고 입구컷 당했던 나인데, 이렇게 공부한건 난생 처음이었다. 공부하다 너무 힘들어서 운적도 있다. 그렇게 공부를 하니까, 스터디랑 강의 시작 전에 너무 많이 공부를 해서 정말 강의가 물 흐르듯 쏙쏙 귀에 들어왔다. 형들은 너는 어떻게 그렇게 잘 아냐고 했지만, 형..형 저는 (의도치않게) 하루종일 이걸 보고 있어요..ㅠ_ㅠ 그렇게 공부를 해서 필기시험을 쉽게 격파하고 (대부분 포인터를 엄청 꽈두고 이건 몰랐지? 하는 문제들이 많았다.) 대망의 사장님 인터뷰. 당시 비트 사장님은, "무능력한 직원이 열심히 일하면 회사가 망한다." 류의 명언을 뿜고 다니셨다. 인터뷰 본다고 난생처음 블루클럽가서 구렛나루도 다 밀리고, 피어싱도 빼고, 강근형이 빌려준 정장바지를 입고 인터뷰에 갔다. 인터뷰는 10명정도가 동시에 진행하는 단체 인터뷰 였는데, 한명한명씩 이력서와 필기점수를 알려주며 사장님이 인터뷰를 진행했다. 형들의 인터뷰가 끝나고 내 차례. 자신감에 차있던 나는, 사장님의 질문 몇 마디에 고개를 떨궜다. (20년이 지났지만 대략 이런 느낌이었다.) 이승우씨. 시험성적이 아주 좋네요. 그런데 고졸이시죠? 우리는 고졸을 고급반에 보내지 않아요. 왜 그런 줄 아세요? 비트는 취업률 100%를 지키고 있는데, 이승우씨가 고급반을 수료하고 취업이 안되면 우리 취업률에 영향을 줄 수 있어요. 여기 있는 다른 분들은 대학교까지 입학하고 도중에 고급과정에 지원했는데, 이승우씨에게 이런 기회를 준다면 특혜가 아닐까요? 고개를 점점 떨구던 나는, 벌떡 일어나서 제가 여기 있는 모두보다 더 높은 점수인데, 제가 더 잘할 수 있는데, 왜 안돼나요? 하고.. 스무살 패기로 소리쳤다. 그 뒤에도 사장님은 뭐라고 뭐라고 이야기했는데, 기억나는 건 강근형이 빌려준 양복바지에 동그란 눈물이 뚝뚝 떨어지는 장면뿐이다. 아마 구렛나루가 밀렸는데 인터뷰까지 떨어진게 분했... 형들 앞에서 그렇게 건방지게 말했었는데, 인터뷰가 끝나고 형들이 찾아와서 "승우야. 우리가 생각해봤는데 앞으로를 위해서 너 대학에 가보는게 좋을 것 같아. 대학에서 배울 수 있는게 생각보다 많아." 하고 어깨를 두드려줬다. 강근형은 수업이 끝나고 오더니 웃으면서 "야 난 너 그럴 줄 알았다. 크크크 교보문고나 가시지." 하더니 교보문고가서 컴퓨터 책을 사주고 떡볶이도 사줬다. 그게 2002년 6월이었고, 7월에 재수학원에 등록해서 11월에 수능을 보고 (수탐과탐 다 망쳐서) 다행히 언어 외국어 점수로만으로도 컴공에 갈 수 있었던 한성대에 입학했다. 이듬해 휴학을 하고, 자바 단기과정을 거쳐서, 자바 고급반에 다시 지원해서, 다시 사장님을 만났다. 사장님이 이력서를 보더니, "이승우 씨. 이제 대학생이 됐네요. 얼마나 좋아요!" 뭐 이런 한마디를 했던 것 같다. 당시엔 사장님이 엄청 미웠는데, 지나고보면 그 덕에 학사병특도 하고 지금까지 개발을 하고 있나 싶기도 하고... 아무튼, 하고싶었던 이야기는 나의 첫 인터뷰가 눈물의 인터뷰였기 때문에, 인턴 인터뷰는 더 어렵고, 긴장됐던 거구나. 생각이 들었다. 내가 감히 누군가를 판단할 입장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겪어왔던 일들로 조금이라도 도움되는 이야기를 해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쓰고보니 또 엄청 길게 적었네...